영삼성 여러분들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얼만큼 알고 계신가요? 제가 살고 있는 대전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밭이라고 불리던 작은 마을이 일제시대때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의 개설로 대전역이 생기며 교통의 요지로 발달한 도시입니다. 옛 지명을 살펴보면 진잠현과 회덕현사이에 대전이 있음을 볼 수 있는데요. 백제시대의 수도역할을 했던 충청남도 공주에 비해 한없이 작던 마을이 바로 대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로 대전을 이야기하기엔 조금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대전을 설명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만큼 대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저와는 달리 우리 고장 대전을 사랑하고 지키는 사회적기업 공감만세를 통해 즐거운 내가 사는 도시 대전여행을 떠날 수 있었는데요. 캠리가 다녀온 내 고장 공정여행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대전에서는 2012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라 하여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관심과 참여 의지를 시민 모두와 함께 공유하기 위한 <시민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을 좀더 알기 쉽다고 생각하여 제가 골라본 것은 바로 원도심 여행입니다. 대전은 현재 역주변의 원도심이 아닌 새로운 신흥 개발 구역이 활성화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잊혀져가는 원도심은 많이 생소하곤 합니다. 대전을 알아가기 위해서 대전역 주변의 원도심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작한 여행 프로그램에서 만난 공감만세는 청년 사회적기업으로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감만세의 이야기는 ②부에서 좀 더 다뤄보기로하고 오늘은 공감만세와 함께 떠날 우리고장 대흥동 공정여행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공정무역은 들어봤는데 공정여행은 뭐지?'라는 질문이 떠오를텐데요. 공정여행스스로 여행을 만들고 환경보호와 함께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비가 아닌 관계를 지향하는 여행입니다. 기존 여행대기업의 패키지 여행과는 달리 공정여행은 윤리적인 소비와, 현지문화 경험을 이해하고 스스로 만들어 가는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현지인을 만나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착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여행을 좋아하여 둘러보는것을 좋아하는데... 유적지나 문화재에만 관심이 있지 한번도 현지인과의 교류를 생각해 본적이 없는것 같아요. 관광안내지도를 펼쳐들고 어디를 둘러볼까 고민만 해봤지 단한번도 관계를 쌓는다고 생각해보진 않았던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착한여행 공정여행으로 원도심을 알아보는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여행을 떠나기전에 원도심, 대흥동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전의 대흥동(大興洞)은 1910년대 지도에서 처음 확인이 되는 지명입니다. 현재 대전중학교, 대전고등학교의 전신인 관립경성중학교 대전분교가 들어서면서 장차 크게 흥하게 될 동네라는 뜻에서 지어졌다고해요. 인재들이 대흥동에서 성장을 하니 흥하리라 기대를 했던것 같습니다.




▶ 대흥동의 지금





원도심이었던 대흥동과 현재의 도심역할을 하는 대전의 서구 둔산동의 1985년 과거사진을 비교해보니 정말 달랐습니다. 대흥동은 빼곡히 건물들이 들어서있는 반면, 둔산동은 언덕사이에 듬성 듬성 건물이 있습니다. 예전에 둔산동엔 공군비행장이 있어서 그 주변빼고는 큰 건물들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2년 사진을 보면 변함없는 대흥동과 달리 커다란 빌딩숲으로 변한 둔산동을 보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흥동에 대한 역사를 배우고 드디어 여행을 떠나봅니다.









대흥동 여행을 <에네르기>와 함께 떠나보세요.


공정여행을 떠나면서 대흥동 일대에서 진행되었던 전시를 함께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의 이름<프로젝트 대전 2012 에네르기>로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로 우리시대가 직면한 인류사적인 보편의 문제와 더불어 과학도시 대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확장하고자하는 격년제 국제미술행사입니다. 예술과 과학이 만난 새로운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대전 2012의 주제는 에너지와 기를 합친 에네르기인데,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에너지문제와 동아시아에서의 기(氣)를 합쳐 동서양의 에너지를 함께 표현하는 뜻으로 '에네르기(ener氣)'라 표현하였습니다. 11월 18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한밭수목원, 엑스포공원 내 한빛탑, 그리고 대전 대흥동 일대에서 에네르기 전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흥동을 재미있게 떠날 수 있는 이 전시를 따라 여행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장소 : 대전창작센터  (대전 중구 은행동 161번지)


대흥동에서 길건너에 위치해 있지만 대흥동 여행에 있어서 길라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대전창작센터의 건물은 등록문화재 100호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인 건물입니다. 대전의 도시역사를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인데요. 1956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원래 대전 농산물 검사소(현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이 있던 곳이였습니다. 대전에서 처음 건축사무소를 세웠던 배한구 건축가님이 설계해 'ㄱ'자 구조와 독특한 창틀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옛모습 그대로 남겨둔 공간에 <에네르기>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대전의 역사를 알아가면서 예술전시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입니다.




▶ 에네르기전은 건물 앞에 작품의 숫자가 붙어있는 표지판을 찾으면 된다.


▶ 대전창작센터내의 작품 1


▶ 대전창작센터내의 작품 2






스페이스인베이더 (Space Invader)가 대전에도 있다!

프랑스 파리의 골목여행을 다녀오신분들은 건물벽에 붙여진 이상한 캐릭터 타일 조각을 보신적이 있으실텐데요. 창작센터에도 그 이상한 캐릭터가 붙어있습니다. 이 캐릭터는 스페이스 인베이더라 불리우는 비디오게임의 캐릭터입니다. 프랑스 출신의 한 젊은 거리 예술가가 정사각형 타일 모자이크를 만들어 도시의 건물이나 다리 난간, 벽에 붙여 작품을 설치해두었는데 1998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전세계 40여 개국 이상의 도시에 출몰을 했던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대전에서도 이 캐릭터를 보게 될줄이야!





두번째 장소 : 우리들공원  (대전 중구 은행동 161번지)


대흥동에 있는 공원으로 옛 중구청 자리에 조성되었습니다. 대흥동일대에 화랑, 갤러리, 소극장등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이 들어서면서 각종행사들이 우리들공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매년 7월엔 '대전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리고 주말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집니다. 8월엔 대전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대흥동을 중심으로 펼치는 마을축제인 '대흥독립만세'도 우리들공원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들공원에서도 <에네르기>전의 5번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빨간색의 강렬한 '반갑습니다.' 대흥동을 찾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이 문구도 예술작품이란것을 알고 계셨나요?






세번째 장소 : 초록지붕 (대전 중구 대흥동 491-3)


이곳은 가정집을 개조한 전원카페로 대전에서 떠오르는 맛집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곳 카페안에도 <에네르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카페안에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에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더라구요. 입구앞에 놓여진 스크린이 작품인줄 알고 둘러보고 있는데 종업원분이 나오셔서 "작품을 찾고 계시면 안쪽에 있으니 구경하세요."라고 이야길해주셨습니다. 대흥동을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찾는 곳마다 먼저 문을 열고 환영해주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작품만 둘러보러 왔을뿐인데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놀랐던 곳이였어요.






카페 안쪽에 놓여진 두 스크린. 전자액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에네르기>전의 작품입니다. 제가 작품을 둘러보면서 '오오~ 움직인다.'하고 둘러보니 카페안에 계시던 손님들이 "저거 움직이는거였어?"라고 모르고 계시더라구요. 이 작품이 제가 대흥동을 여행하며 봤던 작품중에 제일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이이남 작가님의 작품으로 아이디어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제 추측컨데 서울의 남산을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장면에서 산위에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립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일대가 공사를 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큰 빌딩들이 올라섭니다. 그리고 케이블카까지 생기며 지나다니는데, 자세히 보면 산에 있던 조선시대 사람들이 산을 내려가고 현대인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네번째 장소 : 수원 손 칼국수 (대전 중구 대흥동)


두부두루치기란 음식을 들어보셨나요? 대전 대흥동 일대엔 두부두루치기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대전의 대표음식으로 이야기할때 두부두루치기를 말하는데, 다른 분들은 그런 메뉴가 있냐고 의아해하시더라구요. 수원 손 칼국수는 대흥동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할머니의 손맛이 가득한 맛있는 두부두루치기와 칼국수를 팔고 있는 식당입니다. 점심을 이곳에서 먹었는데 공정여행을 하는 분들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 맛있었습니다. 대흥동을 여행하는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식당입구에도 미술작품이 놓여져있습니다. 할머니께서 이야기하시길 "이거 대흥동에 3개밖에 없는거야~" 라며 뽐내시는 모습이 소녀같으셨어요.







다섯번째 장소 : 산호여인숙 (대전 중구 대흥동 491-5)


대흥동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여인숙. 이곳이 재미있는 예술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대전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산호여인숙은 대전에 몇 없는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대전을 여행하며 머무는 여행자들도 있지만 대전에 거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은 방세는 절반만 내고 예술 재능기부를 하며 투숙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합니다. 이곳에도 <에네르기>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흥동을 지키는 문화예술인들의 기운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산호여인숙의 주인이신 송부영 사장님께서 직접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문화예술공간으로 여인숙을 만난 기분이 참 신기했던 공간입니다.






여섯번째 장소 : 산호다방 (대전 중구 대흥동 479-9)

커피열풍이 불면서 우후죽순생긴 카페들 틈 사이로 오래된 다방이 보입니다. 산호여인숙을 다녀왔는데, 그 근처에 산호다방이 있습니다. 예전에 대흥동에 산호라는 상호명이 유행했던걸까요? 이 다방도 대흥동을 오랫동안 지키는 사랑방 역할을 해왔습니다. 산호다방의 윗 벽면에도 커다란 옷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파란하늘아래 방금 빨래를 마친 옷이 걸려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다방이라는 곳을 가본적이 없었습니다. 산호다방이 제가 가본 첫 다방이 되었는데요. 이곳엔 빼곡한 메세지들이 적혀있어 집게로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뒷편엔 할아버지 3분이 장기를 두고 계셨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정겹게 느껴지던지 대흥동의 숨겨진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대흥동 골목의 속옷가게의 쇼윈도에 그려진 문양도 <에네르기>의 작품이란 사실!






일곱번째 장소 : 북카페 이데 (대전 중구 대흥동 185-11)


대전의 한 카페의 책장에 놓여져있던 <TOMATO>란 이름의 잡지의 창간호를 읽어본적이 있었는데요. 그 내용이 대전... 또 대전의 이야기였습니다. 유명출판사에서 나온것 같았던 외양인데 그 내용은 대전의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났던 잡지 토마토. 바로 대흥동에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대전의 문화잡지 토마토의 사무실의 1층에는 북카페 이데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 카페를 운영하는분들이 토마토 집필진 분들이라 하셨습니다. '대전인구 150만에 변변한 문화잡지 하나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라고 생각하시며 토마토 잡지를 창간하셨다고 합니다. 2007년 5월에 탄생한 토마토는 벌써 5년을 맞이했습니다. 대전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면 바로 토마토를 통해 접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북카페 이데에 놓여져있는 <에네르기> 작품 '게으름'





북카페 이데에 앉아 토마토 잡지를 읽어보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있던 중에 공감만세의 조수희 선생님께서 동화책 한권을 읽어주셨습니다. 어릴적 이외엔 동화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선생님께서 읽어주시는 동화책이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여행의 준비물이 었던 개인물병에 공정무역 코코아를 나눠마셨는데요. 동화책의 내용이 피부색과 직업만 다르지 우린 같이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읽는 동화책의 내용이 코코아와 함께 많은 교훈을 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공정여행을 통해 대전 대흥동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전의 역사를 배우고 예술작품의 재미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우리 고장에 관심이 없었고 현지인과 관계 맺지 않은 여행을 해왔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공정여행을 시작하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소비가 아는 우리 스스로 현지인과 만나는 교감과 소통의 여행을 만들어 가면 됩니다. 대흥동에서 대전 근대 역사의 건축물도 만날 수 있었고, 멋진 예술작품도 만날 수 있었고, 대전에서 유명한 두부두루치기의 맛도 만날수 있었으며 대전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여행을 제가 살고 있는 대전에서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못했습니다. 원도심프로젝트 <에네르기>와 함께 영삼성 여러분들도 대전 대흥동을 걸어서 여행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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