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도 다 꺼놓고 오늘은 제대로 늦잠을 자야지! 했는데 밤사이에 요란하게 천둥번개가 쳤다. 모기장을 휘감고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우르르 쾅쾅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실로 오랜만에 깜짝 놀랄만한 천둥소리를 들었다. 어제 중국인 핑크셔츠 아줌마때문에 예민해진 상태라 기력도 딸리도 해서 다시 나를 다독이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얼른 방바꾸려 로비에 갔는데 사람이 없다. 11시쯤이면 오시겠지하고, 한국에서 사온 에너지바를 입에 물고 큰 길로 나가려는데 갑자기 비가 후두둑 떨어지는 거다. 헐... 100m쯤 나가다가 잽싸게 숙소로 돌아왔다.


문을 열어 두고 빗소리를 들으며 쉬는 시간.



나름 씨뷰 ㅋㅋㅋ 오션뷰! 팬룸이 생각보다 나쁘지않은게 우기라서 그런지 비 오고 나면 서늘하다. 어제처럼 아줌마땜에 열받지만 않았어도 팬룸 나쁘지않았다. 그런데 방안에 개미집이 생기는지 흙인줄 알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크기가 커져있어서 당황;; 개미가 있는건 바퀴벌레가 없다는 뜻이지만... 개미가 무더기로 있는건 용서할 수 없다. 팬룸도 괜찮다고 생각한지 10초만에 또 얼른 방을 바꿔야겠다 싶었다.

직원분께 에어컨룸으로 바꾸겠다고 말하니 사장님과 통화를 하는 것 같았다. 하루 더 묶으려고 했는데 30일부터는 풀방이라고 한다. 어젯밤은 나랑 중국인 여자 둘이 숙박한것 같은데 내일은 방이 다 차는구나. 근데 내가 오늘 바꾸면 500바트를 추가로 내야한다고 한다. 대체 왜?? 알고보니 맨 앞줄 씨뷰 방갈로는 1000바트. 팬룸 500바트. 그 뒤에 700바트 에어컨 방갈로가 따로 있던거였다. 오 아이갓잇! 이해했어여! 걍 돈없는 나는 에어컨룸으로 갔다. 분위기는 팬룸과 다르지 않아서 오늘도 모기장 감고 자야겠다.

점심을 먹고 여기에 그냥 앉아 있는 것보다 가까운 론니비치 정도는 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뭐라도 해야한드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한국인 마인드 작동! 걸어서 30분정도 걸린다는 글을 보았기때문에 천천히 산책겸 걸었다.



헥헥. 바일란비치에서 론니비치까지 험난한 굴곡을 1번 겪으며 걸어갔다. 뜨거운 햇살이 아니라서 슬슬 산책겸 걸어갈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내심 히치하이킹을 하고싶은 마음도 있었다. 터덜 터덜 걸어가다가 쪼리가 뜯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쪼리도 3년정도 신었으니 나와 오래한 우정이있는건데... 방콕으로 돌아가게 되면 쪼리를 하나 사야겠다.




여행사에서 받은 지도를 보니 들어가는 입구가 맞는 것같다. 오고가는 외국인도 보이고. 과일 상점에서 서양님이 바나나를 구입하는데 원숭이 한마리가 나타나 동태를 살핀다. 고게 귀여워서 사진찍으려규 카메라를 들었는데 그 서양언니는 그 원숭이 말고 다른 곳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거다. 보니까 전깃줄에 원숭이 10여마리가 돌진 ㅋㅋㅋ 서양언니가 바나나를 던져주자 미친듯이 달려든다. 순간 무서웠긔. 근데 여기서도 서열이 정확하다. 행동대장격인 원숭이가 바나나 뭉치를 들고 달려가더니 반대편에 덩치 커다란 원숭이에게 가져다 주는게 아닌가!!! 헐. 완전 대빵원숭이 같았다. 애기애기한 원숭이들은 그 대빵원숭이가 까먹고 버린 바나나 주워서 핥는다. 동물원보다 더 가까이서 태국원숭이를 구경하게 되다니 ㅋㅋㅋ 역시 방밖으로 나오길 잘했다.




론니비치. 성수기엔 백팩커들의 천국이라던 이 곳에... 단 4명의 서양인이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4시 넘어가자 어디선가 나타난 서양님들이 썬탠도 하고 책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나도 한 구석탱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가 이왕이면 편하게 앉아서 쉴겸 론니비치 옆에있는 씨암헛 바에 앉았다. 여기 와이파이 그냥 뚫려있어서 론니비치 앉아서도 와이파이를 즐겼으나... 자리에 앉으니 더 빵빵하게 터지네. 결국 나도 책 읽으려다 말고 인터넷의 바다에 빠지게 되었다.ㅋㅋㅋㅋㅋ

문신을 얼굴부터 다리까지 무섭게 한 서양님들이 앉아서 담배피신다. 무섭다.ㅋㅋㅋㅋㅋㅋ 정말 서양님들만 보이는 론니한 비치구나. 하지만 인터넷과 함께라면 두렵지않아. 내일은 화이트샌드비치로 옮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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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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