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커피 2잔의 여파가 쎘던 것인가? 밤 12시가 넘었는데 잠이오지 않았다. 추석특집 진짜사나이 군사우편 편 챙겨보고, 아육대 2부까지 챙겨봤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하다. 아무래도 비때문에 제대로 돌아다니지않아서 안피곤했던것 같다.

밤늦게까지 빗소리때문에 창가옆에 있던 침대에 누워 요란한 소리를 들은 것도 있고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기때문에 불편하기도 했고...

겨우 새벽 2시쯤 잠들어서 5시 30분에 일어났다. 어차피 버스안에서 잠들면 되니까 하며 씻고 가방을 챙겼다. 원래 체크아웃할때 여권을 받아야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내가 일찍 냐짱으로 갈 것을 아셨는지 어제 오후에 미리 챙겨주셔서 키만 반납하고 숙소에 나왔다.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따로 계시는지 내 방앞에 잔뜩 청소도구를 가져다 놓으시고 날 기다리셨다.

아침부터 여전히 내리는 보슬비때문에 방수커버가 없는 배낭가방에 비옷을 씌우고 우산을 들고 신카페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달랏에서는 내 행동반경이 그리 넓지 않았네. 무이네에서 많이 걸었으니 달랏은 다음에 가족과 한번 더 오기로한다. 그땐 사향고양이 꼭 봐야지.




신카페에서 7시 30분 냐짱행 버스를 예약했는데 이번에도 작은 차이긴 한데... 좀 다른 스타일이었다. 이런 자동차는 운전기사 옆이나 바로 뒷자리가 편해서 차가 오자마자 잽싸게 자리를 차지했다.

아침에 호치민, 무이네, 냐짱행 차가 3대가 있어서 신카페 앞이 북적거렸다. 나랑 무이네에서 같이 버스타고온 중국인 4명은 호치민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탔고, 내 옆자리에 앉았던 커플 남과 그 여친은 나랑 같이 냐짱행 차애 올라탔다. 여행객들을 만나고 또 만나는 걸 보면... 다들 비슷하게 다니는 것 같다. 특히 달랏은 비가오고 있으니 할일이 없던게지.

다음에 날씨 좋을때 와서 캐녀닝해보고 싶다.




내 자리는 기사아저씨 바로 뒷자리였는데 너무 추워서 티셔츠 3겹에 망사후드, 후드까지 5겹을 껴입고 목에 손수건를 두르고 미니담요까지 꺼내둘렀다. 알라딘바지 밑에 레깅스까지 받쳐 입었는데도 쌀쌀한 날씨였다.

내 옆자리엔 베트남 애기랑 애기엄마가 탔는데 고수향이 나는 이유식을 아기에게 꾸역꾸역먹였는데 그 냄새가... 아 어릴때부터 이렇게 고수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인가?

다행히 기사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운전하셨는데 내 자리로 빗물이 가끔씩 튀어서 잠이 들라치면 깨고 그랬다. 1시감 정도 달리는데 갑자기 애기엄마의 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기사아저씨 길가에 차를 세웠는데 애기엄마 토하러 뛰쳐나가셨다. 애기는 의자에 덜렁 냅두고... 애기는 엄마가 사라지니까 따라가려고 움직여서 기사아저씨가 와서 다시 애기 앉히고 달래기 시작했다.

그렇다. 달랏은 고산지대라 구불구불한 도로그 이어지는데다가 도로가 손실된 부분이 많아서 차가 뱅글 뱅글 돌아간다. 애기엄마는 차멀미에 미숙한 사람이었나보다.

애기엄마가 토하러 간 사이 기사옆자리에 앉은 현지인분들은 길 건너에 있는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오는 여유까지 ㅋㅋㅋ

애기엄마가 돌아오고 차가 다시 출발하나 싶었는데 얼마못가 차를 다시 세웠다. 본넷을 열어보시고 갸웃 거리는 기사님의 모습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나에게... 시련이 닥칠 것인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지 5분도 안되서 차를 주유소앞에 세우고 차안에 있던 타이어 갈때 쓰는 도구를 꺼내셨다. 왼쪽 뒷바퀴가 펑크가 났나보다. 다행히 스페어 타이어가 있어서 꺼내서 교체 시작 ㅋㅋㅋㅋㅋㅋ 다들 차에서 내려서 스트레칭하고 슬렁슬렁 돌아다니고 차는 다시 출발 했다.


참 별일 다있네. 이제 좀 차가 달리나 싶은데 애기엄마 구역질 하는 사운드가 계속 들리더니 결국 자기가 챙겨온 비닐 봉투안에 게워내기 시작했다. 그 소리때문에 나도 속이 안좋아져서 이어폰을 꺼내 노래를 들었다.

마침 노래는 틴탑 <장난 아니예요>였는데... 아오 진짜 소리 장난 아니예요. 디제이원투~ 디제이원투~ 노래는 신나는데 내 상황은 전혀 안신남. 결국 애기도 토하고 아줌마랑 돌이 떡실신한채로 잠이 드셨다. 하...

나는 미리 챙겨받아놓은 인기가요 방송을 보기 시작했는데... 가만보니 죄다 아이돌 그룹. 현란한 머리색... 그리고 이제 누군지도 구별 못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했다.

선미-24시간이 모자라 무대가 나올때 뒷자리에 있던 서양아주머니가 꽤나 관심을 보이셨다.

차가 덜컹 덜컹 달리다가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오 여기는 제법 휴게소 같은 분위기다. 화장실은 자율적으로 돈을 내게 되있었지만 그냥 쌩 지나가서 이용했다.



여기서 나랑 같이 무이네에서 온 커플만 커피를 주문해 마시고, 나머지는 휴게소 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휴게소로 이어지는 다리에 연못이 있는데 잉어들이 정말 많았다. 서양아저씨가 바게트빵을 던져주자 미친듯이 달려든다. 오올.. 밥을 안주나보다.

마침 내 가방안에 다 으깨져서 먹을 수 없는 예감 과자가 있었다. 정말 잉어들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으깨진 ㅋㅋㅋ 고루고루 뿌려주니 살기위해 달려드는 소리가 무서웠다. 나름 작은 물고기들을 배려하기 위해 멀리 멀리 뿌려주는데 먹이가 떨어진 곳에 파동이 있는지 금방 헤엄쳐온다. 내가 물고기들에기 먹이를 주는 동안 입구에 앉아있던 베트남 소녀의 휴대폰에서 장나라 <sweet dream>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아니 이게 언젯적 노래야?ㅋㅋㅋㅋ


휴게소에 들린뒤 다시 잠들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별안간 애썼는데도 잠들진 못했다. 이제 슬슬 더워지기 시작해서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제끼고 있을때 쯤 창밖으로 Nha trang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어? 1시넘어서 도착할 줄 알았는데 11시 50분쯤 되니 냐짱에 도착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쨩 신카페앞 도착. 진짜 개더움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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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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