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프놈의 야경


한가로운 일요일 저녁. 나이트마켓을 둘러보고 근처에 왓프놈(Wat Phnom)이 있어서 산책할겸 찾아가보기로했다. 지도상으로 숙소가 있는 곳과 그리 멀지않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했던 길이었다. 왓프놈의 밤이 이렇게 깜깜하고 어둡고 무서울줄 알았다면 낮에 찾아갔을 것이다. 대부분의 왓프놈의 후기들이 낮에 방문했던 이야기들로 주르르륵 빼놓지 않고 나온다. 프놈펜에서 볼 수 있는 관광지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왓프놈은 프놈펜이라는 캄보디아 수도의 이름이 기원이 되기도 한 곳이다.


언덕 위의 사원이라는 뜻으로 메콩강의 물이 범람하여 떠내려온 3개의 부처님상을 펜(Penh)이라는 여인이 건져서 이곳에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원에 펜 할머니이 동상이 있다. 프놈펜이 판판한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왓 프놈은 살짝 언덕위에 위치해있다. 살짝이라고도 이야기하긴 뭐할정도로 계단을 터덜터덜 올라가야한다.


내가 왓프놈을 방문한 시간은 저녁 18시 50분쯤. 근데도 왓프놈 주변에 가로등이 변변치않아서 어두웠다. 

이런데 혼자서 돌아보면 안될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마구마구 드는 곳이었다.





왓프놈을 주변으로 둥그렇게 도로가 있어서 오토바이들이 쌩쌩지나는 도로위를 황급하게 건너야 갈 수 있다. 커다란 나무들이 주변에 있는데 나무 위쪽으로 푸드덕 소리를 내며 까만 물체들이 왔다갔다거린다. 나중에 프놈펜에 머물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박쥐아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아, 진짜 박쥐였던것 같은 기분이다. 까만 물체들이 몰려서 날아다니는 모습이 스산한 왓프놈의 분위기 연출을 한몫했다.







왓프놈뒤로 떠오른 반달이 예뻐서 어떻게든 사진을 찍어보려고, 앉았다 일어났다 거리니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있던 아저씨가 내게 뭐라뭐라 말을 걸었다. 왠지 더 무서워졌다. 왜 말을 걸고 그러시지...  그래서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서 있었더니 계속 나를 바라보시는거다. 원래 왓프놈앞에 놓여진 벤치에 앉아서 좀 쉬었다 가려고 했는데 그러지도 못하겠더라. 


낮에 방문하면 왓프놈 입장료가 있다. 1달러. 그래서 낮에 다시 찾아올까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볼게 없다그래서 앞에 있는 시계만 보다 돌아왔던것 같다. 밤에 찾아가기엔 위험했던 왓프놈. 그래도 왓프놈 뒤로 떠오른 달빛을 잊을 수 없었다. 내가 프놈펜에서 느낀 작은 평화로운 낭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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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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