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산네이자카(産寧坂), 야사카노토(八坂の塔)


기회가되면 교토에서 보고싶었던 일몰의 풍경이 있다. 바로 야사카노토 뒤로 펼쳐지는 붉은 일몰을 기대했는데, 날씨가 요로코롬 우중충하니 그저 시간이 지나면 어둠만이 찾아올 것 같았다. 계획의 일정은 기요미즈데라에서 지슈진자까지 구경을 마친뒤에, 산네이자카를 따라 걸어서 야사카노토를 들려서 야사카신사까지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교토 1일 버스승차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너무 야박하게 걸어다니는게 아닌가 싶기도하지만, 이게 여행객이 만나는 교토의 그림과 같은 풍경을 만나는 기회다.





저녁 6시쯤 기요미즈데라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상점가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북적거렸던 마츠바라거리는 언제 그랬냐 싶게 조용하고 한적한 길거리가 된다.



교토 기요미즈데라 일대 지도





마지막으로 기요미즈데라를 빠져나온 관광객들을 놓칠세라 몇몇의 상점가들은 호객행위를 이어나간다. "따뜻한 차 한잔 하고가세요~" "맛있는 일본 디저트입니다." 라고 소개를 한다. 유난히 많이 보이는 떡같이 생긴 디저트가 있는데, 전에 간사이여행왔을때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여행객이 사왔다면서 나눠준적이 있어서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난 사지말아야지.'했던 그 디저트였다. 유난히 교토에서 많이 보이는 상품이라 기요미즈데라 뿐만아니라 기온거리나 다른 사찰 근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엄마도 "저게 뭔데 자꾸 들이대." 라면서 궁금해하셔서 차를 나눠주며 시식할 수 있는 상점으로 들어가봤다.


입구앞에 당고(だんご/団子) 꼬치를 판매하는 이 상점안으로 들어갔다.




상점앞에서 직원이 나눠주던 차를 한잔씩 들고, 매장안으로 들어오니 아까 앞에서 다른 직원들이 외치던 그 재페니즈 디저트인 이름 모를 떡같은게 종류별로 늘어져있다. 떡이름이 뭐냐물어보니 야츠하시(八ッ橋)라고 한다. 삼각형 모양의 떡안에 팥이 들어있는건데, 계피맛이 나서 엄마랑 나랑 둘다 질색했다. 계피를 싫어하는 모녀. 그래도 점원이 나눠준 녹차때문에 마음이 약해진 엄마는 "그냥 빈손으로 못나가게 이런걸 나눠주네..." 하셨지만, 정말 쿨하게 나는 "자, 다음 장소로 가자."라며 이끌고 나선다.





아까 올라왔던 골목이 아닌,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이곳은 산네이자카(産寧坂).

미리 알아온대로 엄마에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여긴 산넨자카라고도 부르는데, 산이 숫자 3을 의미하거든. 여기서 넘어지면 3년간 재수가 없다는 썰이 있어." 엄마는 콧방귀를 끼면서 "이렇게 위험하게 계단을 해놓아서 넘어질 세 없이 조심히 걸어내려가게 생겼구만, 뭔소리래." 이런 반응이셨다. 이 길도 기요미즈데라가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조용하고 한적했다.







기요미즈데라에 오게된다면 들리고 싶었던 이노다커피 기요미즈시텐 (イノダコーヒ清水支店).

교토 토종 커피집으로 고베하면 니시무라커피가 생각나고, 교토하면 이노다커피가 생각난다. 안에 일본식 정원이 있어서 정말 풍경이 좋은 카페중에 하나라고 하니 기요미즈데라를 간다면, 들려보고 싶었는데... 지금 이시간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잘것 같아서 패스. 




지붕에 하얗게 눈이 쌓여있어서 더 분위기있던 산네이자카.





야사카노토 방향으로 걸어가다보니, 이렇게 인력거꾼이 계속 눈에 띄었는데, 이 일대를 돌면서 일본어로 설명을 해주기떄문에 일본인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한다. 그래서 멀뚱멀뚱 걸어가는 우리 모녀에게는 별 관심 없어했다. 이 인력거꾼들이 쉬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모습을 봤던 곳이 바로 야사카노토.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금방 도착한다. 야사카노토는 우리말도 야사카의 탑이란 뜻인데, 옛날엔 사찰도 함께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이 5층 구조의 까만 목조탑만이 남아있다. 탑은 3번이나 불탔었는데, 매번 재건을 했고 지금 남아있는 이 탑은 1440년에 세워진것이라 한다. 그래도 역사가 제법 오래된 탑이라 할 수 있다. 목조탑이 오랫동안 남아있는건 드문일이니까. 야사카노토의 입장시간이 오후 4시까지여서 아쉽게 들어가지 못했다.






교토는 경주처럼 문화재 보호를 위해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없어서 잔잔한 크기의 건물들이 그 멋스러움을 뽐낸다. 

특히 야사카노토에 올라서 바라보는 교토의 풍경이 멋지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는 분들은 올라가 보시길...





야사카노토앞에 인력거꾼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오르골 상점이 하나 있어서 엄마랑 같이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조그만한 오르골 가격이 어마무시해서 깜짝 놀라서 나왔지만, 점점 어둠이 찾아오는 교토의 길을 따라 걷는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이제 야사카신사까지 걸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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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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