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 맛집 / 나카스 맛집

친야 (ちんや)



저녁으로 선택한 곳은 친야(ちんや)였다. 이곳은 후쿠오카에서도 소문난 질좋은 소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으로 알려져있다. 또 소문난 집답게 한국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인데, 특히 런치메뉴인 스키야키동이 인기다. 나도 이 메뉴를 먹어보겠다고 찾아간거였는데, 런치한정메뉴인줄은 생각도 못하고 저녁시간에 찾아간게 문제였다. 


신나게 2층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직원분들이 의아하게 나를 바라보셨다. "자리없나요?"라고 물어봤더니, "예약을 하셨나요?"라고 되물으기에 머엉... 내가 외국인인걸 뒤늦게 알아채시곤 직원이 5명이나 나오셔서 지금 시간엔 나베요리를 판매하고있는데, 자리가 꽉찼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이고... 오늘이 아니면 여기서 식사를 못해볼것 같은데 이걸어쩌나 싶었는데, 1층에도 식당이 있댔지! (손뼉 짝-)





그리고 1층에 있는 메뉴판을 보고 기겁을 했다. 


가격이 손떨리는 수준이 아니던가? 규슈산 흑우스테이크 100g이 4200엔부터 시작한다.





이곳의 소고기가 그렇게 질좋기로 소문나있어서, 이렇게 분홍빛 색깔을 뽐내고 있는데 등돌려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큰맘먹고 소고기스테이크 먹어보기로했다. Japanese Black cow 뭐시기뭐시기 150g 이거요.





저녁시간대에는 기본 예산을 10만원정도 잡고 와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긴했는데, 이런 분위기인줄은 몰랐다. 1층은 경양식분위기였는데, 양복입은 아저씨 혼자 앉아계셨고 내가 뻘쭘하게 빈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손님은 단 둘인가? 젊잖고 격식있게 차려있는 웨이터분이 주문을 받으셨다. "흑우스테이크요~"라고 이야길하니, 스프, 샐러드와 밥이 같이 제공되는 셋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걸로 함께 달라고 주문을 했더니 커트러리를 준비해주셨다.





먼저 나온 스프. 옥수수스프였던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맛있었다.





그리고 좀있다 먹을 스테이크에 곁들일 소스를 준비해주시고,





샐러드도 이렇게...





그리고 내가 주문한 최고급 일본 규슈산 흑우스테이크 150g 이 등장했다.


정말 여러모로 깜짝놀랐다. 스테이크라하면 보통 두툼하지 않나요? 이거 목살 한줄을 구워도 이렇게 야박하진 않을것 같아요. 그래도 흑우스테이크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니라 생각하며 찢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먹어보기로 했다.





우선 기름이 너무 많았서 느끼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함께 나온 소스를 곁들여 먹는데, 글쎄... 자극적인 소스가 아니라 담백하긴 한데 가격이 착하지않군요. 소고기의 부드러운 육질은 알겠으나 먹으면서도 "내가 이 가격에 일본 소고기를 먹고있다니..." 라는 생각을 숨길 수 없었다. 횡성한우에 특A++ 특수부위를 먹어도 이렇게 슬프게 먹고 있진 않았을텐데... 내가 조금은 가성비 실망스러운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사이에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자분이 들어오셔서, 나 말고 혼자와서 맥주를 드시던 아저씨와 함께 앉으셨다. 두분이서 오붓이 식사를 하시는 모양이다.


웨이터분은 정말 친절하게도 혼자서 먹고 있는 나를 배려해 이것저것 말을 걸어오셨다. "부산에서 배타고 오신거에요?"라고 물으셔서, 비행기타고 서울에서 왔다고하니 굉장히 신기하게 바라보셨다. 요즘 한국인들이 많이오죠? 라고 물어봤더니, 대게는 점심에 많이오시는데, 저녁에 스테이크 드시러오는 여자분은 흔치않다고해서 웃고 말았다. 근데 어쩌죠... 다시는 이 가격에 스테이크는 못먹을것 같아요.ㅠㅠ 나는 언제쯤 이렇게 외식하고, 손떨지 않을 수 있을까?



친야 흑우스테이크 150g 7140엔 (2014.03.27 기준 / 73471원)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나오니, 후쿠오카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진 잡지를 건네주셨다. 전부 일본어로 쓰여져있어서 또 당황. 일본잡지는 세로 읽기를 한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다시 상기할 수 있던 계기였다. 어쨌거나 계산을 하니 문도 열어주시고, 밖에 나와서 배웅도 해주셨다. 내가 손에 꼽는 돈지랄 저녁식사 베스트 3에 포함되는 친야에서의 흑우스테이크였다. 베스트중에 또 다른 하나는 스위스 루체른 퐁듀하우스에서 혼자 3가지 퐁듀를 주문했던 것이였고, 그 집은 나중에 꽃보다할배들이 가셔서 퐁듀를 드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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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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