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여행 / 포카라여행

사랑코트 걸어가기


오늘의 목표는 사랑코트에 걸어가서 1박을 한뒤 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것이였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께 오늘 저녁 안들어오게 되어도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침낭하나를 둘러맨채 레이크사이드에서 출발을 하기로 했다. 사랑코트는 사랑곳, 사랑콧(Sarangkot)이라고 부르는 데 해발 1592m의 히말라야 연봉을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서 멋진 히말라야 풍경을 볼 수 있는게 연중 한달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가장 맑은날 가야 겨우 볼 수 있다고하기에 오늘 걸어올라가서 못보면, 다음날 일출을 기대해볼 셈이었다.




결론적으로 사랑코트에서 멋진 히말라야를 두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랑코트까지 가는길이 순탄지 않았다. 아예 레이크사이드에서 걸어갈 수 있지만, 최대한 대중교통을 활용해 이동에 드는 시간을 줄여볼 셈이었다. 구글맵으로 보았을땐 올드바자르 쪽으로 올라가는 도로편이 확인이 되어서 이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찾아보니 레이크사이드쪽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보통 걸어서 갈 경우 올드바자르쪽에서 도로를 통해 올라가서, 하산할때 레이크사이드로 온다고 한다. 우선 길을 모르니 올드바자르쪽으로 걸어올라간 뒤 결정하기로 했다.





2014년 12월 6일 9시 16 할란촉


할란촉에서 지로(Zero)로 가는 버스를 탔다. 지로에서 사랑코트 입구 방향으로 가는 다른 대중교통으로 갈아탈 셈이었다. 우선 내리기 좋게 앞쪽자리에 앉았는데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계속 사람들이 올라타는 바람에 내리기 어렵기때문이다.


포카라 버스 할란촉 - 지로 15루피 (2014.12.06기준)



2014년 12월 6일 9시 39분 바그룽버스터미널 앞


만원버스에 낑겨있다가 겨우 차장아저씨한테 이야기해서 지로(Zero)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앞에 마이크로버스가 여러대 서있었는데, "사랑코트?"라고 물어보니까 한 아저씨가 번쩍 손들어서 차에 타라고 이야길 해줬다. 서둘러서 올라탔는데 자리가 없어서 틈사이에 낑겨서 서있었다. 근데 나만 타는게 아니라 바그룽버스터미널가려는 다른 사람들이 올라타서 작은 마이크로버스에 낑겨있게 되었다.


마이크로버스는 우리나라로 치면 봉고차, 학원차를 떠올리면 된다. 사람들은 외국인인 내가 여기에 올라타자 신기한 모양이었다. 다들 커다란눈으로 나를 훔쳐보기에 바빴다. 낑겨있다가 차가 멈추니 사람들이 계속 내리려고해서 그 좁은데서 자리를 비켜주다보니 맨뒷자리에 앉게 되었다.


근데 내 다리밑에 검정색 털뭉치가 있는거다. 웬 대걸레 뭉치같은게 놓여있는가 싶어서 다리로 툭툭쳤는데, 이게 심상치 않은거다.





알고보니 내 다리밑에 염소가 앉아있었다. 바그룽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자리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밑을 보더니 뭐라뭐라 이야길 하니 검정색 대걸레가 일어나더라. 그게 염소인걸 알았을때 적잖히 충격이었다. "방금 염소랑 같이 버스탔어 +ㅂ+!!" 이런느낌이었달까.ㅋㅋ



포카라 마이크로버스 지로 - 사랑코트 20루피 (2014.12.06기준)



2014년 12월 6일 9시 42분 사랑코트 입구앞


사람들이 바그룽버스터미널에서 잔뜩 내려서, 조금 여유있게 하리촉 방향으로 달렸다. 가는 방향 왼편으로 사랑코트 입구가 나와서 놓치지 않게 차장아저씨한테 미리 이야기를 해야한다. "사랑코트~~!!" 라고 이야길 해두면, 입구앞에서 내려준다. 내리면서 손을 흔들며 감사의 표현을 잊지않는다.





자 이제 5km를 걸어가면 사랑코트가 나온다.





사람들이 걸어서 올라갈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배낭을 등에 매단채 발을 옮겨본다. 걸어올라가는 동안 쉴새 없이 차가 올라간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사랑코트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행사 차량들이 바빠진 것이다. 차량안에 앉아서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던것도 잠시... 계속되는 매연에 가방속에 챙겨온 마스크를 꺼내 썼다. 사랑코트 올라가는 길은 건강한 길은 아닌것 같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프차들의 매연 공격을 받아내야한다.





그래도 이 찻길로 가면 좋은 장점이 하나있는데, 바로 새하얀 설산을 계속~ 쭉~~ 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거다.





올라가는 길에 티벳탄 사원이 있어서, 독특한 대문도 구경하고.





이날의 걸어감을 기억해야한다며 그림자 사진도 찍어놓았다. 등에 매달려있는데 침낭인데, 영 부피만 크고 보온성이 없지만 이게 없었다면 지금의 여행은 없었을꺼란 생각을 한다. 나름 정이 많이든 주황색 침낭.





걸어올라가며 보이는 마차푸차레와 히말라야 연봉들...





그리고 검정코트를 입고있는 오랜만에 마운틴독도 만났다. 뭔가 반가워서 꼬리를 미친듯이 흔들고 싶은데,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은지 꼬리를 들썩 들썩 거리며 참던 귀여운 멍뭉이. 머리한번 쓰다듬어주고 다시 사랑코트로 향했다.






봐도봐도 멋진 설산... 이 맛에 포카라를 여행합니다!





그렇게 인증사진을 찍고싶었던 나는, 그림자와 함께 설산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한껏 좋았던 기분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내가 이렇게 손짓을 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와 어린 소녀가 걸어내려오고 있었다. 대부분 차를 타고 이동하기때문에 걸어다니는 사람을 좀처럼 볼 수 없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나마스떼~"하고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가 어린소녀에게 뭐라뭐라하더니, 그 소녀는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사진찍어주세요."





"사진 찍어달라고?" 그래서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미소를 짓던 소녀. 

그리고 나에게 손을 내민다. "돈주세요."






이때 내가 받은 충격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미안, 난 돈을 줄 수 없어. 돈이 있었으면 이렇게 걸어올라가진 않았을꺼야." 


뭔가 구차하지만 그렇게 소녀에게 이야길 했더니, 뭔가 납득했는지 총총총 할머니를 향해 달려간다. 아마 어릴때부터 이곳에 살았다면 트래커들을 많이 만났을테고, 그때마다 웃으며 사진을 찍어주었을꺼다. 그리고 소녀가 예쁘다며 팁으로 돈을 쥐어준 사람들도 많았겠지. 그렇게 자란 아이를 이용하는 할머니도 그리고 사진에 찍히며 웃어주던 미소도... 어디까지 네팔을 망가뜨렸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녀와 사진때문에 기분이 영 나빠진 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파란하늘과 하얀설산을 만나는 순간 만큼은 그 어느곳보다 깨끗한 네팔 같았다.





걷고, 또 걸어가도 새하얀 설산은 이어진다.





2014년 12월 6일 10시 35분 사랑코트 매표소


1시간 가량 걸어올라왔을때 사랑코트 매표소에 도착했다. 이곳을 발견한 순간부터 이미 도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30분이상을 더 올라가야한다니... 근데 왜 여기서부터 입장료를 받는건가 싶었다. 아무래도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도 입장료를 받기위해서 차가 올라오는 길목 중간에 매표소가 있는것 같았다.


나중에 걸어올라가면 사랑코트 전망대 입구에 한번 더 매표소가 나온다. 그럴땐 앞에서 받은 티켓을 다시 보여주면 된다.




사랑코트 입장료 30루피 (2014.12.06기준)






네팔 여행기는 2015년 4월 25일 네팔을 강타한 진도 7.9지진 이전인 2014년 11월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행기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작성되어 예약글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글 전체를 수정할 수 없어서 제가 아름다운 네팔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지진으로 고통받는 네팔을 위해 포스팅마다 유니세프 네팔 어린이후원하기 배너를 넣습니다. 저 또한 네팔여행기가 업로드되는 기간내의 구글애드센스 수익을 네팔을 위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제 글을 통해 네팔을 알게 되신 분들이 계시다면 위기에 처한 네팔을 위해 작은 희망을 전달해주세요. #Pray for 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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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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