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hoto... 


 

 

 

 

  

사진을 찍는 이유?

제가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대체 왜 나는 사진을 찍어왔는가? 스스로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까? 옷장을 뒤적거리다가 앨범을 발견했습니다. 으앗. 제 어릴적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내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사진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기때문에 찍는 것일까요?

 

 

전 <기록>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대학지도교수님께서는 함부로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이야길 하십니다. 제가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이야기에 반박을 해본적이 없는데 한번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라고 생각했던게 바로 <기록>의 부분이었습니다. 나에게 이득이 없는 기록을 함부로 남기고 주지 말라는 교수님의 말씀은 마일리지카드처럼 내 거래데이터와 정보를 작은 혜택에 눈이 멀어 넘겨주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내 정보의 가치를 스스로 알고 사용할줄 알라는 이야기인데 맞는 말씀이지만 전 '작은 기록에도 나를 찾아 볼 수 있다면 득이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록을 중요하시 하는 제 습관은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써왔던 일기를 아직까지 빼놓지 않고 작성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림일기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일상을 담아 놓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내용이 다른 사람눈에는 하루의 불평불만을 담은 수다책처럼 보이겠지만 일기를 하루 빼놓는다면 내 인생에서 하루가 사라지는 것 같아 슬퍼하는 제 마음을 반영해 하루하루 놓치지 않고 담아두려고 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기록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기록이라는 사실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게 사진이 일기 만큼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 된 이유는 뭘까요?    


2010년 11월, 도쿄여행을 다녀와서 제가 적어 놓았던 글에선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는 평소에 디카를 찍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 손에는 폰카가 들려있다. 이건 습관이기도 하고.. 사진을 작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내 기억 저장매체로 생각하기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을 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뭔가 보여주기 위한 용도는 아닌 것이다. 내가 기억할 수 있으면 되는거지!"

 


2010년에 화려하고 커다란 DSLR의 홍수속에서 300만화소도 채 안되던 휴대폰에 내장된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던 저를 상상하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 그때 상황에서는 2006년부터 사용하던 똑딱이 디카의 배터리가 수명을 다했는지도 모르고 고장났다며 A/S를 맡겼던 터라 제 수중에 카메라가 없었기때문이기도 했고...^^히히.)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파파라치, 몰카의 귀재로 불려왔습니다. 일상의 작은 상황들을 기록하는걸 좋아해서 몰래 몰래 담아두었던 일상의 사진들로 시간이 지난 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친구들에게 선물해왔습니다. 농담으로 친구들에게 "니 결혼식때 축하영상으로 사진 공개할꺼야!"라고 이야기할정도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사진들도 한가득이라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합니다. 05년부터 찍었던 제 사진속의 95%정도는 카메라를 바라보고 찍은 인물사진이 없을 정도로 일상을 바라보는 3자의 입장에서의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누군가에겐 의미없는 사소한 일상에 불과하지만 제겐 오래토록 기억하고픈 추억의 한조각이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기록해두는것이 한계가 있기때문에 사진으로 남겨둠으로써 더 오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기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록의 수단으로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History Photo... 


 

2001 - 카메라를 찍어본 첫 시작 : 필름 카메라

지금은 4~5살 아이들도 부모님의 휴대폰으로 셀프카메라를 직접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카메라를 접하는 시기가 빨랐지만 제가 처음 카메라를 찍었던건 초등학교 6학년수학여행이었습니다. 집에있던 필름카메라를 가져가야한다며 엄마에게 떼를 썼고 처음 사용하는 카메라에 신이 났습니다. 2박3일 여행에 필름 한통만 가져갔습니다. 24장밖에 찍지못하는 필름 한통 말입니다. 처음 스스로 다루는 카메라에 신나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버스안에서 친구들 잠들어 있는 모습을 찍으며 필름 한통을 다써버렸습니다. 그러던 제게 사진관을 운영하시던 아버님이 계신 친구가 후지필름 6통을 건네주었습니다. "니가 사진찍어서 나중에 필름줘!" 이게 제가 사진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게된 첫 시작이었습니다.^^

 

 

 

 

2003 - 디지털 카메라가 생기다.

중학교 2학년이 되서야 첫 디지털카메라를 얻게되었습니다. 아빠가 구입한 커다란 몸통을 가진 디지털카메라는 300만화소정도 되는 카메라였습니다. AA건전지를 8개나 넣어야했던 커다란 디지털카메라였습니다. 종업식날 이 카메라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 인화를 해 건네주었는데 정말 좋아해주던 친구들이 기억이 납니다. 이때만 해도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찍어 인화를 하는게 흔치 않았던 일이였거든요.

 

 

 

 

 


 

 

2006 - 새로운 똑딱이가 생긴 고등학생 시절

커다란 디지털카메라를 3년간 사용하며 인터넷 인화전문사이트에서 VIP고객이 되어 이벤트에 참여를 해 새로운 똑딱이 카메라 FE-150을 얻게되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제게 이벤트 당첨된 카메라를 받기위해 제세공과금을 낼 수 없어서 부모님께 이야기해서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에 순수한 공짜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흣.

 

 

이때만 해도 중,고등학생들이 폴더폰을 많이 가지고 있던때였는데 제겐 휴대전화가 없었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휴대폰이 없던 사람은 불편하지않은데, 제게 연락을 하려던 친구들은 불편하던때지요. 마치 스마트폰을 가진 친구들사이에서 2G폰을 가진 친구와 카톡이 안되던 느낌이랄까요. 그 흔하디 흔한 휴대폰에 내장된 카메라기능조차 사용할 수 없던 제게 똑딱이 카메라는 일상을 함께하는 카메라였습니다. 매일 등교하는 가방속에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한창 공부에 예민해진 고3(07년)에 사진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사진과 함께 기록해둔 일상을 지금와서 돌아보면 참 재미있는 추억입니다. 어느 고3이 매일같이 사진찍고 일기를 쓰겠냐만은 ... 전 그랬습니다. 하하. 아직도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면 제가 들고다니던 똑딱이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우긍(별명)이 몰카찍던 카메라 기억나?" 카메라로 찍었던 사진을 친구들에게 포토북으로 만들어 선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도 포토북이 흔한 선물은 아니었기때문에 나만의 책이 생겼다는 느낌에 친구들이 좋아해주었습니다.^^

 

 

 

 

 

2008 - 휴대폰 내장 카메라기능에 빠지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제게도 휴대폰이 생겼습니다. 이제 똑딱이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될만큼 휴대성이 강력했던 휴대폰 내장 카메라 기능에 똑딱이는 서랍속에 잠들었고, 대학교 1학년(08년)이 되자 하루에 300장 이상의 사진의 찍는 헤비슈팅거(?)가 되었습니다. 휴대폰 카메라 기능을 200% 활용할줄 아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흔히 사용하지 않는 12연속촬영기능으로 움직는 짤막한 영상인 움짤제조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사진장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외장하드를 구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TB외장하드안에 사진을 월/일로 나누어 저장하기 시작해 지금도 사진을 담아두고 있습니다.

 

 

 

 

 

 

2009 - 귀여운 토이카메라를 만나다.

 

지나 = 사진이라는 매칭단어가 따라올 정도여서 주변친구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밀면 피하지 않고 즐기는 친구들이 많아졌습니다. 생일에는 토이카메라를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새롭게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FDI에 필름을 맡기고 현상과 CD스캔을 주문하면 CD에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디지털로 담아주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은 인화를 하여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1 -  나의 동반 카메라!

대학교 3학년(11년), 드디어 제게 소중한 동반메라가 생겼습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해 구입한 P2. 커다란 DSLR로 작품을 남기려는게 아니라 소중한 일상을 담는 도우미로 선택한 하이브리드디카였습니다. 친구들이 폰카를 넘어선 화질에 진화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제게 있던 혁명기였습니다. 아무래도 휴대성과 화질을 강조하다보니 미러리스카메라였던 하이브리드디카를 선택했던게 지금 제 사진을 찍는 일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단체사진을 찍게되면 인화를 해 나눠주는건 여전합니다. 3X5크기의 사진도 책상위에 널부려 놓으면  책사이에 묻혀 다시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데서 생각한건 지갑에 쏙 들어가는 카드 크기의 사진입니다. 지갑사진이라 불리는 작은 사진으로 사진을 축소인화해서 친구들에게 지갑에 넣어두라며 나눠줬는데 시간이 지나보니 제가 줬던 단체사진들을 한가득 지갑안에 넣고다니는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돈보다 사진이 많아서 지갑이 빵빵해졌다는 후문.

 

 

 

 

 

 

 

2012 - 인스탁스(Instax)를 만나다.
일상을 담는 제게 소중한 친구를 올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스탁스 미니 7S 핑크! 여행을 다니며 인스탁스를 남기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게 최근의 일상입니다. 신촌에 있던 헬로그래피에 다녀온 이후로는 사진을 꾸미는 재미에도 빠지게 되었습니다. 데코스티커와 펜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의 무궁무진함에 반하게되었습니다.

 

 

 

 

 

 

제게 카메라가 작품이 아니라 일상을 담은 도구였지만 그 안에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얼마전 엄마가 옷장 깊숙히 넣어두었던 오래된 카메라 하나를 꺼내셨는데 아빠가 젊을때 쓰시던 필름카메라였습니다. 렌즈에 먼지가 가득끼었지만 수리해서 제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다시 빠져볼까합니다.^^

 

 

아무리 디지털로 가득한 카메라 세상속에도 예전의 필름카메라의 느낌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카메라를 Take a Picture가 아닌 shooting으로 느끼는 매력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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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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