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씨엠립에서 여행을 가본 사람들중에 아무도 후기를 남긴일이 없을꺼라 생각하면서 쓰는 포스팅.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으로 수끼(suki / steam boat)를 먹기위해 씨엠립에서 유명한 마스터수끼를 찾았는데, 마침 쉬는 시간이라 못갔었다. 태국에서 맛보는 수끼랑 구성이 비슷한것 같은데 여행객을 위한 레스토랑이라서 가격이 꽤 비싸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방법은 뚝뚝이 기사인 핀에게 물어보는 것! 저녁을 먹을껀데 수끼 먹을데가 있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핀이 '수끼'라는 단어를 모르는거다. 당연히 수끼를 파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알고있는 음식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캄보디아에서는 일반적으로 크메르숩(khmer soup)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물론 크메르어로 이름이 따로 있을테고. 그래서 Y오빠랑 나는 그 음식을 먹고싶다고, 맛있는 식당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우선 따솜게스트하우스앞에 뚝뚝이를 주차하고, 걸어서 이동을 했다. 1블럭 정도 걸어가니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 나왔다. 그리고 주문은 당연히 핀이 해주고, 함께 저녁을 먹자고 이야기했다.




여기가 입구 앞에있던 간판. 'ㄷ'자 모양의 상점들이 있는 곳인데 여행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현지인들이 찾는 식당가인것 같았다. 영어이름은 Snadai khmer soup저녁 6시 30분쯤 찾아갔는데, 7~8시가 되니 꽤 붐볐다. 아무래도 씨엠립은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앙코르와트가 문을 닫은 이후로 현지인들의 상점가가 북적거리는것 같다.





핀이 뭐라고 주문했는지 모르겠지만, 크메르숩 하나랑 앙코르비어 3개를 주문했다. 

나중에 계산서를 확인하니 그렇게 주문을 했으니까. 버너위에 뚝배기 단지를 하나 올려주셨다. 

이게 바로 크메르숩의 육수.





이게 크메르 스타일 수끼의 재료들이다. 신선한 야채와 돼지껍데기 말린것과 당면. 그리고 계란을 풀어놓은 소고기.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캄보디아는 계란과 우유등 신선한 제품류가 유통기한때문에 발달하지 못해서 비싸다고 하던데... 계란을 올린 소고기라니. 그리고 우리나라와 달리 캄보디아는 소고기가 더 저렴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더운 나라라 돼지를 키우기 힘들어서 그런건가? 





어떻게 먹어야하는가? 핀에게 물어봤다. 우선 육수에 맛을 내기위해 돼지껍데기를 투하하는 거라고 했다. 

손으로 툭툭 잘라서 뚝배기안에 넣어야하는거였다. 이 작업을 위해 물티슈로 손을 닦아주는 센스를 발휘하자.





뚝배기가 보글보글 끓는 동안 앙코르 맥주를 따서 짠- 하기로 했다.

또 우리나라 캔과 다르게 뚜껑이 통조림 통 뜯듯이 찢어지는 모양이었다. 옛날에 이런 스타일 캔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직접 뜯어보니 신기하다. 근데 또 몰랐던 사실. 캔 뚜껑을 뜯으면 뭐라고 쓰여있는데... 이게 '1캔 더'같은 이벤트가 있는거였다. 앙코르 맥주를 뜯어서 맥주캔 그림이 그려져있으면 한 캔더 상점에서 받을 수 있으니 확인해보자. 대부분 여행객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앙코르 맥주를 마시고 있을거다. 


근데 운좋게 Y오빠 맥주캔 뚜껑에서 한 캔 더가 나왔다. 핀이 럭키가이라면서 굉장히 즐거워했다. 캔 뚜껑을 종업원에게 보여주니까 앙코르 맥주 한 캔을 더 가져다 주었다. 이게 바로 현지인과 함께하는 식사의 위력이었다. 아, 뭔가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서 즐거웠다.


내가 술을 잘 못해서 유리컵에 얼음을 띄우고 맥주를 조금 따르자 핀이 더 마시라고 계속 권유를 했다. "아냐, 너 마셔...ㅋㅋ" 캄보디아도 태국처럼 날씨가 더워서 맥주를 유리잔에 얼음을 띄워서 마신다. 얼음이 녹을때까지 맥주를 길게 두고 마셔서 그런지 맥주 맛이 맹맹했지만, 여기만의 시원하게 마시는 방법이니까.






자, 뚝배기의 육수가 보글보글 끓어서 돼지껍데기가 말랑말랑해지면 신선한 야채를 모두 투하한다. 

야채는 조금 흐물텅해져야 건져먹는게 제법 맛있으니까 말이다.





야채를 넣은 사이에 핀의 전화기에 전화가 와서 통화를 했다. 나중에 들으니 핀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휴대폰은 친구의 꺼라고 한다. 손님들 때문에 연락을 해야하는 상황이라서 빌렸다고 했다. 그럼 휴대폰은 왜 잃어버렸냐고 물었더니 술을 마시고 잃어버렸댄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술때문에 잃어버리는 상황이 일어나는 구나. 그리고 다음날 핀의 오토바이에 사이드미러가 없어졌는데 오토바이를 세워두었는데 쓰러지는 바람에 거울이 깨졌다고 했다. 설마 이날 마신 맥주때문은 아니겠지... 고작 1인 1캔이었다구.






이 고기는 어떻게 먹어야하냐고 물으니 계란을 풀어서 퐁당퐁당 넣고, 익으면 먹는거라고 했다. 


그야말로 수끼랑 비슷한 먹는 방법이었던거다. 샤브샤브같은 스타일. 이게 동양권에 있는 문화같다.






앞접시 그릇에 육수랑 야채를 떠 담고, 고기를 익혀먹었다. 어멋- 상상이상으로 괜찮은 맛이었다.

사실 국물에 찌(팍치/고수)가 들어가있을까봐 걱정했으니, 깔끔하게 먹는 맛이 수끼와 다르지 않았다. 

핀이랑 수다떨면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는데 더 놀라운건 가격.





크메르숩 15000리엘 (약 4달러). 그리고 우리한테는 앙코르비어 1캔에 3000리엘. 그래서 총 24000 리엘이 나왔다. 고작 6달러인거다. 3명이서 배부르게 크메르숩을 먹었는데도 말이다. 이래서 현지물가로 따지면 씨엠립에 있는 여행객을 위한 레스토랑의 가격이 4달러 이상이라는건 비싸다는거다. 핀 덕분에 맛있게 먹었으니 계산은 Y오빠랑 나랑 나눠서했다. 맛있게 잘 먹었다. 만약 이 식당을 찾아가고싶다면 뚝뚝이 기사분께 간판을 보여줄 것. 그럼 그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Snadai khmer soup 크메르숩 + 앙코르비어 3캔 6 USD (기준환율 1118.5 / 6711원)



칼텍스주유소에서 씨엠립 공항가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길에 있다. 

따솜게스트하우스에서 야마토 게스트하우스를 지나서 1~2블럭을 더 지나가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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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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