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 and youth Education Organization (CYEO)



그냥 놀러다닐 생각으로만 왔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하게 되었다. 바로 한국어 교육 봉사활동. 프놈펜에서 일을 하고 있던 대학 친구가 있어서 같이 라오스 여행하자고 꼬득이고 있었고, 또 추석을 맞이해 휴가를 내고 베트남으로 놀러온다는 친구가 있어서 일정 조율을 하고 있었는데 프놈펜에서 1주일 동안 머물어도 될것 같았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국경을 넘기전에 캄보디아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네이버 카페 <캄보디아 배낭여행기> 가입하고 정보들을 찾고 있던 와중에 한국어 교육 봉사활동에 관한 글을 읽게되었다.





출처 : 캄보디아배낭여행기 카페에 병찬씨가 올린 글 http://cafe.naver.com/jiniteacher/24167


내가 봤을땐 이렇게 거창한 글이 아니었는데 2013년 12월 5일에 업로드된 글이미지를 캡쳐해왔다. 내가 읽었던 글도 정병찬씨가 올렸던 글이었는데 한국어 교사 자원봉사를 모집한다는 줄글이었다. 불교승려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CYEO라는 NGO단체인데, 한국어 선생님 한분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보조교사로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글에 적힌 카톡으로 문의글을 보냈다.



"저 2달간 동남아시아 여행중인데 프놈펜에 1주일정도 머물며 도와드릴수 있을것 같은데요."



그후 병찬씨가 쉐인선생님을 소개해주었고, 프놈펜에 도착드려 연락을 드리기로 했다. 정말 뜬금없이 여행중에 봉사활동을 하게된 것이였다. 보통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오는 한국인들은 단체를 통해 오곤하는데... 나는 그야말로 소개를 통해 찾아가게 된거였다. 그야말로 순수한 봉사활동으로 말이다. 프놈펜에 토요일 저녁에 도착해 일요일은 숙소 주변에서 빈둥거릴 요량으로 쉬고 있었는데 오전에 쉐인쌤에게 문자가왔다. 일요일 점심 같이 먹자고 왓 모하몬트레이(Wat Moha Montrei)로 찾아오라고 하셨다.




프놈펜 지도


왓 모하몬트레이는 올림픽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해있어서 찾아가기 쉬웠다. 리버사이드쪽에서 걸어서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선생님이 사원안에 계시는줄도 모르고 입구앞에 서있었더니 지나가던 현지인이 왜 여기서있냐고 물어왔다. 그냥 순진하게 여기서 한국어를 가르칠 예정이라고 친구를 기다린다면서 이야길하고 있었더니 선생님과 만나기로한 11시가 지났는데도 안나오시길래 카톡을 보냈더니 안쪽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때 내 신상정보를 줄줄 읊지 말아야한다는 교훈을 얻고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보조교사로 돕기로했다.



내가 현지에서 직접 작성한 블로그 글을 보면 그때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9 한글 보조교사 봉사시작 http://710214.tistory.com/1556

#40 한글을 배워요  http://710214.tistory.com/1557



외봉사활동을 기독교같은 종교단체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오해할 수 있는데, CYEO가 불교승려님들이 중심이 된 단체이긴 하지만 종교를 강요하고 그러지 않는다. 간혹 봉사자활동을 한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중에서 크리스챤이라 불교 사원에서 봉사활동을 못한다는 분들이 계시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교육봉사중이신 쉐인쌤도 크리스챤이시다.




왓 모하몬트레이는 프놈펜 내에서도 규모가 큰 사원이다. 그냥 사원만 있는게 아니라 울타리안에 초등학교도 있고, 건물들이 많다. 하나의 템플타운 같은 커다란 사원이다. 이 사원안에 뚝뚝이 기사들이 들어와 쉬기도 하고, 안에 슈퍼같은 판매점도 있고, 간이 이발소도 있다. 정말 상상하지 못할 사원의 규모에 놀랐다. 왓 모하몬트레이안에 계신 스님과 초등학교 선생님 등 1000명정도 살고있지않을까 싶다. 내가 수업이 끝난 오후에 사원안을 돌아다니면 낯선이의 등장에 신기한 눈빛으로 날 구경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낮잠을 주무시느라 못보긴했지만 말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총 4시간 한국어 수업이 있는데 오전엔 9시부터 11시. 오후엔 5시부터 7시. 쉐인선생님 혼자서 이 모든 수업을 운영하신다. 여기서 보조교사의 역할은 수업에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일이다. 대부분 스님분들이 수강을 하신다. 왓 모하몬트레이의 스님도 있지만, 저 멀리 다른 사원에서 한국어 강의를 듣기위해 찾아오시는 스님들도 계신다고 했다. 그리고 스님들이 생각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계시고, 나보다 어린 스님들도 계셨다. 모두 자신이 한국어를 배우기위해 선택하셨다는 것. 그리고 8개월 정도 수업을 하셨는데 잘하시는 분들은 정말 잘하시지만, 수업에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스님뿐만 아니라 다른 현지인 학생들도 수강을 하고 있다.


나는 첫수업을 청강하며 분위기를 익히고, 화요일부터 한국어 자음모음반을 직접 가르쳐야했다. 보통의 보조교사는 쉐인쌤 수업옆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하면되는데, 수준별 차이도 있고, 새로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기위해 찾아온 학생들이 있어서 기초반 운영이 필요해서 나에게 부탁을 하셨다. 사실 나는 영어를 굉장히 잘하지 못한다. 하지만 선생님의 수업방식을 보고 익히며, 화요일부터 진행할 수업을 준비했다. 한번도 다른 이에게 한글을 가르쳐보지 않았기때문에 선생님이 주신 교재를 보고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나 내 나름대로 고민을 해서 수업을 진행해야했다. 걱정도 많이했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고, 수업을 해야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한국어 교재가 있어서 순서대로 설명을 하면 되겠다 싶었다. 자음모음을 기억하고 암기하는게 중요하니까 가지, 나비, 다리미, 라디오, 마차같이 5~6세 아이들이 배울 수준의 기초 단어를 골라서 읽는 연습을 준비했다.




내가 영어로 설명을 잘 하지 못하고, 생애 첫 한국어 수업이라는 점에 대해 학생들이 이해를 해주었다. 그리고 한글은 정말 위대한 언어가 아닌가!! 자음모음만 암기하면 보고 읽는데 문제가 전혀없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번의 수업을 통해 연음과 쌍받침까지 못읽는 글자가 없도록 하는것이 내 미션이었다. 다행히 어리숙한 설명이지만 열심히 따라와주는 학생들 덕분에 힘이났다. 긴장도 많이하고, 날씨도 더웠던 탓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수업을 했다. 실제로 내 수업을 다 이해했을리가 없는데, 한 학생에게 부단히 설명을 해서 크메르어로 이야기를 해주라고 부탁을 했다. 그럼 다들 끄덕끄덕. 그리고 서로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키득키득 웃는다. 내 욕한건 아니지?ㅋㅋㅋ 


금요일날 마지막 수업을 하면서 스님들이 가지말라고 붙잡으시는데... ㅠㅠ 나도 기회만 되면 이곳에 머물며 봉사활동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남은 여행 여정이 있으니 베트남으로 떠나야했음이 아쉽다.


내가 언제 봉사시간과 봉사활동 증명서를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봉사활동을 한적이 있었던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봉사활동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중에 하나이다. 캄보디아 스님들의 생활을 엿보기도 하고, 사원에서 일어난 행사에 함께 가보기도하고. 심지어 스님과 뚝뚝이를 같이 타보는 경험도 해보았다. 그리고 내 페이스북으로 스님들이 안부인사를 건네오기도 하고,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캄보디아에 언제 다시 오냐고 묻는 질문에 나도 참 아쉬워지곤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한다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한국어 교육봉사활동을 해보는것을 추천한다. 직접 강의를 안해도 좋다. 수업하시는 선생님이 곁에서 보조교사로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 이번 겨울방학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하게 된다면 왓 모하몬트레이의 한국어를 배우고자하는 열정으로 가득한 학생들을 만나보자.




CYEO 한국어교육 봉사활동 문의 : 정병찬 rok.chan86@gmail.com




항상 먼저 안부메세지 보내주시는 쉐인쌤 보고싶어요~~




크게 보기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