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서 내게 주어진 미션. 바로 루왁원두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루왁커피는 고양이 똥커피로 알려진 커피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코피루왁(kopi luwak)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소량으로 생산이 되서 비싸다. 생산은 적은데 수요는 많으니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세계에서 1년에 500kg정도 생산되는데 50g짜리 커피원두가 우리나라에서 70만원정도의 가격에 판매된다고 하니 상상을 뛰어넘는 비싼 커피다. 대부분의 원두가 일본으로 판매되고 있다니 국내로 들어오는 원두량이 적기때문에 가격은 더 비싸진다고 한다.


이 커피가 왜 유명하냐면 바로 사향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고, 이중에 소화디지 않은 커피 열매 씨앗이 배설물로 나온다. 사향고양이의 침과 위액으로 소화과정을 거쳐, 발표된 커피의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 것.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는 코피루왁을 베트남에서 사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니... 베트남은 루왁커피를 따라한 다람쥐똥커피가 아니었나? 어쨌든 이 부탁은 태국 방콕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부탁이었다. 내가 어차피 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기때문에 부탁을 하신거였는데 달랏에서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달랏에 사향고양이 커피 농장이 있다고 들었는데 달랏시장에서는 모카원두만 판매를 하더라. 그래서 내가 달랏시장 상인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이건 하노이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세히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 단서가 있었다. 판매주소가 하노이로 쓰여져있던 것.


그런데 하노이에 도착하고 나니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커피원두를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하고있는데... 이게 왠걸. 길거리를 걸어다닐때마다 보이는 사향고양이 그림에 허탈해지기까지했다. 어차피 내가 마실건 아니고, 부탁을 받은 거니까 사가기만 하면된다.





요게 바로 베트남 사향고양이 커피라는 것을 발견...





내가 원두를 발견한 반가운마음에 점포안으로 들어가니 직원들이 엄청 잘해주는거다. 시음해보라고 루왁커피를 내다준다. 오, 근데 초콜릿맛이 나는 맛있는 원두였다. '제법 괜찮은데...?' 진짜 루왁커피는 인도네시아 고산지대에서 소량생산된다고 하니 이것들은 그냥 흉내만 낸 원두일거다. 한번 맛을 보고싶었는데, 잘되었다.


이 원두를 사다달라고 요청했던 방콕에 계신 사장님께 사진을 보내기위해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흥쾌히 그러라고 한다. 카카오톡으로 전송을 했더니 아저씨가 금방 답장을 해줬다. "이거 맞아요?" 이렇게 물으니 맞다고 하셨다. 꼭 원두로 구입해달라는 요청에 알았다고 했는데... 직원이 갑자기 메뉴판을 가져다준다.





아니 이게 뭐야. 이 원두에 5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루왁커피라면 kopi luwak을 사야하는건데, 방콕 게스트하우스아저씨가 사다달라고 한 건 사향고양이가 그려진 그림이었으니 이게 아니었다. weasel 이건 족제비라는 뜻이었다. 그니까 방콕 아저씨가 사다달라고한 커피가 사향고양이 코피루왁이 아니라 족제비 커피를 사다달라고 한거였다. 세상에 ㅋㅋㅋ 


위즐커피를 사다달라는 말이었다니. 


족제비에게 커피열매를 먹이고 똑같이 만들어내는건가? 아무튼 아저씨의 부탁에 부응하기위해 코피루왁이 아니라 족제비 원두를 사기로 했다. 이게 다람쥐똥 커피랑 다를 바가 없는 가짜인데... 


weasel gold (chocolate)와 perfect weasel의 차이를 물었더니 초콜릿 맛이 나는것과 안나는 것의 차이라고 했다. 그래서 방콕 게스트하우스아저씨한테 다시 카톡을 보내 물었다. "초콜릿맛이 나는 것을 구입할까요?" 그랬더니 "초콜릿 맛이 안나는 걸로 사다달라고 했다." 그래서 메뉴판을 찍어서 보내주며 베트남 동을 태국 바트로 환산해서 알려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셨다.


나머지 1,2,3는 perfect weasel 보다는 저급 품질의 원두라고 했다.




이 사진이 아저씨한테 보내기 위해 찍었던 족제비커피 사진.





아무래도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G7 커피믹스를 사가는데, 나는 앉아서 족제비원두를 사고 있다니. 

매장에 진열된 포장된 원두를 꺼내주는줄 알았는데...




이렇게 원두통을 꺼내와서 무게를 직접 달아서 보여준다. 아저씨가 꼭 원두로 구입해달라해서 "bean plz"라고 하니 파우더가 아니라 원두를 꺼내서 담아주었다. 원두로 구입하는거면 따로 로스팅을 해야하는건가? 로스팅전에 원두를 구입하는거면 유통기한이 기니까 아저씨가 내가 라오스에 들렸다가 오는걸로 알아서 원두로 요청하셨던것 같다. 결국 하노이에서 방콕으로 바로가는 비행기티켓을 끊어서 금방 전해드렸지만....


어쨌든 베트남 하노이에서 루왁원두가 아닌 족제비 원두를 샀다. 

이곳뿐만 아니라 하노이에 엄청 많은 커피원두가게가 있으니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Tour cafe 위즐커피 원두 2Pak 500g 420,000 VND (2013.9.25 기준 / 214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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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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