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파 트레킹 둘째날이다. 사파 시장을 지나서 오늘 방문할 곳은 깟깟마을(Cat Cat & Sin Chai  Village)이다. 이곳도 걸어서 트레킹하는 장소로 그리 멀지 않다고 했다. 시장을 빠져나와서 깟깟마을로 향하는 길에도 상점과 숙박시설이 많았다. 상점앞에 별거아닌 장식물인데도 홍콩 여행객 분들은 사진을 찍느냐고 바쁘셨다. 이 곳의 모든 곳을 사진속에 담아야하는 것처럼... 나는 조금 앞서 사파를 벗어나려고 길을 따라 걷게 되었다.





2013년 9월 27일 10시 16분


그냥 사파 조금만 벗어났을 뿐인데 맑게 트인 사파의 전경이 보인다. 

그래도 트레킹 걸을땐 구름속에 파묻힌 산을 보는게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초반에 걸어갈때마다 눈에 띄던 카페. 깟깟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위치도 좋게 있는 카페인데, 카페 위로 올라가는것도 일이라서 쉽게 가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깟깟마을 트레킹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릴 수 있으니 내려가는 길이라면 그냥 곧장 내려가는게 좋다.


베트남 사파 깟깟마을 지도



입구쪽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한 가이드가 한사람당 하나씩 깟깟마을 안내지도를 나눠줬다. 어차피 가이드를 따라 졸졸 걷는게 아니었나? 그래도 우리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를 나눠줬다. 받자마자 가방안에 쑤셔넣고...






2013년 9월 27일 10시 38분


20분정도 큰 길을 따라 걸어내려가니 깟깟마을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왔다. 주변에 흐멍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해있고, 입구 앞에서 티켓을 확인한다. 티켓은 가이드가 알아서 확인을 해줘서, 계단을 따라 바로 내려가면 되었다. 근데 깟깟마을로 내려가는 양쪽 길옆으로 어찌나 기념품 상점들이 많은지... 정말 순수하게 고산족을 만나러 간다는 기분보다는 관광지에 온 느낌이 든다.






이렇게 가끔 여행객들을 붙잡고 호객행위를 하기도 한다.






계단식 논에 버팔로들이 있는 모습을 신기해하기도 하고...







2013년 9월 27일 10시 47분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났는데, 이 마을에 살고 계시는 듯한 현지인 아주머니가 굉장히 화가나셔서 소리를 지르셨다. 아마 멧돼지가 농작물들을 망치기때문인가보다. 멀리 내쫓으려고 돌을 던지고, 소리를 지르면서 내쫓는 모습을 보니 산골마을의 여느 풍경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2013년 9월 27일 10시 52분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가 어느 농가에 들리게 되었다. 깟깟마을에 전통 가옥같은데 집 안에 들어서면 가구들이 많지 않지만, 부엌과 침실 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내 눈엔 마치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위한 집의 구조인것 같았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가족들이 생활한다고 했다.




마침 냄비에 무엇을 끓이고 계셨는데,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집 천장에 옥수수를 주렁주렁 매달아 놓았는데, 나는 아무 생각없이 보고있었는데 말레이시아 Mary 할머니가 내게 말을 거셨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물을 끓여먹지? 옥수수차 (corn tea)를 끓여마시더라구." 아, 우리도 옥수수를 이렇게 말려서 물을 끓여먹는다. 새삼 생각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안것처럼 박수를 치며 아는체를 했다. "진짜 그래요! 근데 요새는 생수를 많이 사먹는데..."


어쨌든 농가에서 직접 옥수수를 빻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저 나무 손잡이를 돌려서 멧돌을 가는 건데, 집주인이 노력하지 않아도 진짜 옥수수가 금방 갈릴것 같았다. 관광객들이 쉴새 없이 멧돌 체험을 하니까...




2013년 9월 27일 11시 1분


농가를 빠져나와서 가까운 수공예품점에 들렀다. 이곳은 깟깟마을의 생활상을 보여주기 위해 지어진듯 보였는데 이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생활용품들을 사용하는지 볼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아무래도 말레이시아 할머니들은 이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관심이 많았던것 같았다. 참기름같은 식재료가 병에 담겨있었는데,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흥미롭게 구경을 하셨다. 









계단을 한참 따라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물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 다리를 건너면




멋진 깟깟 폭포가 등장한다. 






2013년 9월 27일 11시 10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니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이곳이 포토존이라 사람들이 많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변에 물방울이 많이 튀니 카메라 렌즈를 조심할 것. 옆에 계시던 G할머니는 어제 트레킹한거보다 여기가 더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폭포 주변에는 이렇게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은 공방들이 줄지어 있다.






2013년 9월 27일 11시 15분


폭포옆에는 노랫소리가 자꾸 들렸는데, 이곳에서 공연을 보고간다고 했다. 이미 1층엔 관람객들이 많았고, 경사가 제법되는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 2층으로 올라와서 관람을 했다. 깟깟마을의 젊은 남녀들의 공연이었는데, 관객들을 불러 같이 공연을 만들고 다양한 몸짓을 보여준다. 공연하던 중간에 들어와서 그런지 15분정도 관람을 하고 다시 트레킹을 나섰다.







날씨도 좋고, 진짜 아름다운 자연이라고 생각했다. 콘크리트에 뒤덮인 우리가 사는 도시와는 다른 풍경들...





2013년 9월 27일 12시 56분


그리고 거의 깟깟마을을 다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만 남았는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홍콩 단체 여행객분들이 더이상 못걷겠다면서 차를 불러타고 싶다고 한것이다. 원래 깟깟마을 투어는 사파 시내까지 걸어서 돌아가는 일정인데, 추가로 1인당 2달러를 지불하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거다. 나랑 말레이시아 할머니 2명은 어차피 돌아가는 시간도 넉넉한데다가 원래 걸어서 돌아가야 하는거니 버스를 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가이드가 우리를 사파 시내까지 데려다줘야하는데, 버스를 타는 홍콩여행객 쪽으로 붙어서 안내를 하는 것이다. 가이드도 걸어서 올라가기 싫었겠지. 버스가 언제올지 모르니 안내를 해줘야한다는 핑계가 참 웃겼지만 말레이시아 할머니들은 가이드가 금방 우리를 따라 걸어올거라고 믿고 계셨다.





결국 말레이시아 할머니들과 나는 깟깟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했다. 내려올땐 몰랐는데 오르막길이 계속되니 조금 지치긴했다. 그래도 눈에 금방 목적지가 보이니 도착할거라 생각하며 길을 올라가고, 거의 깟깟마을을 벗어났을때 빠르게 미니버스 한대가 지나갔고, 창문을 열고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 G할머니 화가 나셨다. 결국 가이드는 버스를 타고 냉큼 올라가버린거다. 더 웃긴건 사파시장을 지나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가이드가 나타났다. 그러면서 "점심시간인데, 추천하는 레스토랑이 있어요. 10%할인을 해줄거에요." 라고 하면서 특정 식당으로 가도록 유도를 하는것이다. G할머니는 사파에서 만난 가이드들이 너무 무책임하다며 여행업종에 맡은 바 일을 안한다며 화를 내셨다. 나는 그냥 그럭저럭 괜찮은 트레킹이었는데, 할머니는 가이드들의 태도에 화가나셨나보다.


어쨌든 이런 일이 있는 곳이 사파. 트레킹을 하러왔으니 걷는것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전날 트레킹처럼 부족민들이 달라붙어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없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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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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