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 아소 여행

우치노마키온천 아소호텔 무료족욕탕 (内牧温泉 阿蘇ホテル 足湯)


북큐슈여행중에 손에 꼽을 수 있는 역대급 무모한 이야기다. 정말 아무생각 없이 버스를 탔다가 6.5km 1시간 30분정도의 행군을 할뻔했던 기억이다. 아소는 아소산 분화구 하나만을 목적으로 찾아온 곳이라 분화구를 보고서 역으로 돌아왔을때 허무함을 느꼈을 정도였다. 그냥 당일치기로 와볼껄 그랬나 싶다가 시간이 많이남아서 할게 뭐가 있나 아소역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아소안내지도를 펼쳐서 훑고 있는데, 구사센리에 있던 관광안내표지판에서 우치노마키온천(内牧温泉)에 대해서 본게 있어서 떠올랐다. 여기 온천마을에 무료족욕탕이 있다는거다. 


원래 온천욕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나름 트래킹을 하고 난뒤라 족욕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시간이 남은김에 다음목적지를 우치노마키온천으로 잡았다. 나중에 알게된건 아소역 바로 앞에있는 유메노유라는 온천앞에 무료족욕탕이 있었다는 사실...





산코 버스티켓 파는 곳에 세계지도가 붙어있는데, 세계지도에 자신의 도시스티커를 붙이는게 있다. 한국은 소멸될 지경 ㅋㅋㅋ 나도 대전위치쯤에 파란색 스티커 하나붙여놓고 아소역을 나왔는데, 15시 30분 마침 우치노마키온천으로 가는 버스가 와있었다.





아저씨한테 온천간다고 하고 올라탔는데, 택시인줄. 아무도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멍때리고 있는데, 아저씨가 어느 온천에 가냐고 물어오셨다. 그래서 "우치노마키온천이요!"라고 이야기했더니 이 마을에 9개의 공중온천이 있는데 그중 어디를 가느냐고 물어오셨다. 생각지도 못했던거라 당황했는데... "아시유(족욕탕)..."라고 이야기하면서 다리를 가리키며 마구 흔드니까 알았다고 하셨다. 그렇게 한 15분쯤 타고 갔을때 아저씨가 여기서 내리면 된다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내렸는데...


아소버스 아소역 - 우치노마키온천 340엔 (2014.04.06 기준 / 3550원)




응? 여기 맞나? 


아무리봐도 그 9개중에 하나라는 공중온천같았다.





나의 방향감각은 저어기 보이는 분화구에 초점을 두고, 

여차하면 아소역까지 걸어갈 심산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천하나를 건너는데... 아니 이 느낌은?!?!





마치 유후인에 온것 같은 기분~~ 원래 온천마을은 다 이런분위기인건가요? 

유후인도 이런분위기였는데, 우치노마키 이 동네도 봄날의 산뜻한 기분이었다.






뭔가 긍정의 힘인건가. 와이파이도 안되서 검색은 할 수 없고, 내 손에 있는건 한국어로된 아소안내지도 한장뿐이었는데도 그리 걱정되지 않았다. 진짜 여차하면 아소역까지 걸어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랬나보다. 해가 떠있으니 무한 자신감. 이런 평화로운 자연을 두고, 어떻게 돌아갈까 전전긍긍하는건 애석한 짓이였다.





봄날의 따스함을 고스란히 느끼며 걸어가고있는데, 드디어 우치노마키에서 걸어다니는 행인 한분을 발견했다. 할머니셨는데, 진짜 처음듣는 억양의 일본어를 구사하셔서 당황했지만 이곳에서 막연하게 걸어다닐 수는 없으니 물어봐야했다. 지도를 펼쳐서 (우치노마키의 족욕은 포기하고), 아소신사에 가고싶다고 물어보니 버스정류장을 알려주셨다. 그런데 막차시간이 얼마안남았으니 빨리 가라고 하시는거다. 이렇게 해가 떠있는데 막차라구요?





암튼 할머니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신 길을 따라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정류장을 찾아 걷고 있는데, 으아니?!?!?





내가 찾던 무료족욕탕 아시유를 찾았다.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알게된건데, 아소호텔(阿蘇ホテル)은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었다. 아소여행을 오는 사람들 중에서 이 호텔에 숙박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우치노마키온센이 유명한게 사실인가보다. 나는 정말 아무도 없길래 유령마을인줄 알았다. 근데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3년전에도 있었다는 사실!






우선 미야지로 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해야겠다 싶어서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시간표가 붙어있었다. 

아소신사가 있는 미야지로 가는 버스가 16시 20분이었는데 막차였다. 다행히 30분정도 여유가 생겼다.





기다리는 동안 족욕을 즐기기로 했다. 왠지 걱정했던것과 달리 술술 풀리는 기분?






물이 졸졸졸 흐르는데, 엄청 뜨거운 물이 나온다.





하마터면 족욕탕도 못찾고, 차비만 날리고 가나싶었는데 차선책으로 아소신사를 가겠다고 생각한건 잘한것 같다. 토요일이었는데 우치노마키온천 자체가 조용한것 같았다. 그래도 아소호텔은 유명한 모양인지 자동차가 쉴새없이 오고가긴하더라. 오늘 많이 걸었으니 다리는 푹 쉬거라. 혼자 족욕탕을 전세낸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버스시간에 맞춰 손수건으로 발닦고서 정류장으로 가니 버스가 칼같이 시간테 맞춰나왔다. 

알고보니 여기가 종점 다음 정거장이여서 시간이 딱 맞았던것. 이제 아소신사로 가볼까~~


PS. 아소역앞에 무료족욕탕이 있으니 애써 이곳까지 찾아올 필요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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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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