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에서 카오산로드까지 시내버스타고 가기


시간이 많이 남아도는 여행객에게 방콕의 이동수단은 대중교통이 적당하다. 이때는 아직도 태국 쿠데타때문에 방콕의 분위기가 흉흉할때라 곳곳에서 시위현장이 있어서 대중교통 노선이 뒤죽박죽 섞였다고 했다. 그것도 모르고 구글지도만 믿고 버스를 타고 카오산로드까지 가기로했다. 통로에서 카오산로드까지 가는건 제법 거리가 멀어서 BTS타고 싸암까지 갔다가 버스를 탈까 싶었는데, 구글지도에서 민주기념탑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길래 이것만 한번 타면 바로 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BTS 통로역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렸다.





14시 38 BTS 통로역 (BTS ทองหล่อ) 앞 버스정류장에서 2번 버스가 아닌 2번옆에 문양이 새겨진 버스를 타야했다.

14시 57분 그야말로 버스정류장에 한참을 앉아서 기다리다가 2번 버스가 왔다. 그냥 탔다. -ㅁ-...





버스아저씨 뒷자리에 앉았는데, 이 버스는 가족이 운영하는 버스인지 버스아저씨 옆자리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앉아있었고 버스에서 돈을 거두는 차장 아줌마와 가족인듯 싶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이 버스는 내가 생각한 민주기념탑으로 가지 않고, 이세탄백화점을 지나서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가 종점까지 가는데 내리지 않는 손님은 나와 그 여학생이 다였기때문이다. 종점까지 갔을때 내가 내리지 않자 버스아저씨랑 학생, 그리고 차장아주머니는 셋이서 깔깔깔 웃더니 어디가냐고 물어왔다. "카오산로드~"라고 이야기하니까 종점에서 다시 내가 탔던 통로역 방향으로 가는 길에 빅씨앞에서 내리라고 하셨다. 싸암에서 버스로 갈아타서 가라고 하셨다. 그분들은 버스를 잘못타고도 멀뚱멀뚱 앉아있던 내가 재미있었나보다.


방콕 시내버스 2번 BTS통로역 - 이세탄백화점 8바트 (2014.04.10 기준 / 276원)





15시 43분 이세탄백화점 앞 

거의 한시간넘게 수쿰빗로드를 못벗어난 버스위에 앉아있었던 모양이다. 

정말 남아도는 시간만 아니였다면 제대로 시간낭비 하고 있었다.





이세탄백화점앞에 있는 사당에 기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빠르게 센트럴월드로 향했다.





15시 48분 방콕 센트럴월드앞


터덜터덜 걸어서 다시 검색해서 카오산로드로 가는 15번 버스릍 타려고 정류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센트럴월드 앞 광장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거다. '이게 바로 시위현장인가?' 싶어서 가까이가보니 죄다 젊은 학생들이다. 그리고 느낌이 팍팍팍 오는건 유독 분홍색 티셔츠와 가방, 심지어 소녀시대 가방을 맨 학생들을 보고 알았다. 이날 방콕에 소녀시대와 관련한 행사가 있구나. 그래서 센트럴월드앞에 쪼그려있는 학생에게 "오늘 소녀시대 와요?"라고 물어봤더니 완전 해맑에 끄덕였다. 소녀시대 전부가 오냐고 했더니, 태연만 온단다. 알고보니 태국의 음료수 광고모델이라 팬미팅행사가 있다고 했다. 팬미팅을 보려면 음료수를 마시고, 응모를 해서 당첨된 사람들이 모인거란다. 와... 대단하네.





소녀시대가 중요한게 아니라 나는 어쨌거나 카오산로드로 가야했다. 





16시 16분

구글지도가 알려주는 15번 버스가 지나가는 버스정류장. 한참을 앉아서 기다렸다. 버스정류장에도 15라는 숫자가 쓰여져있길래 당연히 버스가 지나갈줄 알고 목을 빼서 기다리기를 한참... 대체 버스는 언제오는건가 싶어서 한참을 서성이자 나와 함께 계속 자리에 앉아계시던 현지인 아주머니가 어디가냐는듯 물어오셨다. 그래서 아는 숫자라고는 1과 5뿐이라 손짓으로 "능(1), 하(5)" 라고 보여드리자 버스가 여길 안온다는거다.



 부들부들....





16시 52분

40분넘게 기다렸는데 버스가 안온다고해서 씨암파라곤 있는 쪽으로 걸어가는데,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15번 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방콕 쿠데타때문에 버스 노선이 바뀌었나보다. 지금 길바닥에서 보낸 시간이 몇시간째이던가? 이젠 해탈할 지경. 운좋게 이 버스가 한참 트래픽잼에 걸려있어서 씨암파라곤 건너편으로 내려왔을때 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다.





16시 55분

운좋게 공짜버스!!!! 

길바닥에서 오래 기다린 나를 위해 공짜버스를 탈 수 있게 해주시는구나... 비록 다 부서질듯한 버스에다가 선풍기도 없어서 차가 멈춰서있으면 더위를 고스란히 느껴야했지만 이제서야 카오산로드로 갈 수 있겠구나 싶어서 다행이었다.





원래 방콕 시청앞으로 안지나가던 버스인데, 한참 돌아가던 버스.






그래도 무사히 카오산로드 근처 큰 도로에서 내릴 수 있었다. 잘가요~~






17시 26분 카오산로드 도착

무려 3시간가량 걸려 통로에서 카오산로드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도착했다. 이 무슨 자신감으로 ㅋㅋㅋㅋㅋㅋㅋ

쏭크란축제를 앞둔 카오산로드는 est라는 태국 음료회사의 협찬을 받는지 나름 꾸며져있었다. 





8바트로 힘겹게 도착한 카오산로드. 이미 길바닥에서 지쳐서 의욕상실... 

오랜만에 온 카오산로드는 그저 그런 분위기였다. 이미 내가 지쳐있었기때문에... 그랬던것 같다. 그래도 현지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올 수 있는 레벨이 되었다는데에 뿌듯함은 한몫하긴 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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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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