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 게스트하우스 / 타이페이 사대야시장 숙소
1983호스텔(1983hostel)
주소 No. 17, Lane 54, Taishun St,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요금/객실 도미토리 4,6인실 (여선전용,혼성) 1박 600NTD
조식 있음 (간단한 토스트와 차 or 커피)
입실 15시부터 (미리 짐을 맡길 수 있음) 퇴실 오전 12시 기타 수건 제공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정말 인기있는 호스텔중에 하나인 1983호스텔(1983hostel)에 다녀왔다. 워낙 말많고 탈 많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탄 곳이라 호불호가 갈리는 곳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인기에 힘입어 최근엔 사대야시장 호호미소보루 골목 근처에 2호점도 생겼다고 하니 좀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나는 호스텔월드로 예약을 했지만 이제 이메일로만 예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 스태프도 있어서 소통에는 불편한점이 없다. 그나저나 내가 체크인할때도 전부 한국분들이셔서 깜짝 놀랐고, 분위기는 한인민박같다. 한국인의 비율이 월등해서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추.
하지만 사대야시장 근처인데다 조용한 분위기라서 그야말로 타이페이의 아늑함을 느끼고싶다면 강력추천.
워낙 많은 블로그 후기들이 많아서 찾아가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가 되어있지만, 그냥 구글맵에 주소찍고 찾아갔다. 골목에서 기웃거리며 헤매고 있는데 1983 나무 간판이 보여서 찾았다는게 함정. 길못찾는 길치들에게는 조금은 어렵게 찾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갔다 들어오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가서 구글맵 지도를 볼 수 없을땐 멘붕까지 경험한 혼돈의 골목길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덕분에 타이페이 시민들의 쓰레기 내놓는 날의 풍경을 만나긴 했지만, 골목 54번은 잊지 않는것이 좋다.
나를 안내해줬던 스테프는 페이지(page)였는데, 정말 영어가 쫄깃쫄깃한 발음이었다. 인상깊은건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11시 이후엔 조용히 하라고 하는 문구였는데, 대부분 여행객들이 거실에 모여 떠들거나 그러진 않았다. 꽤나 심심한 호스텔이구나 싶었는데, 다른 방을 썼던 여행객이야기를 들어보니 방안에서 소근소근대는 소리가 심했던 모양이다.
호스텔월드 1983호스텔 12% 예약금 4.15$ + 차액 1080NTD 2박 (2014.05.05 기준 / 42661원)
내가 갔던 즈음에 대만의 장마기간이었고, 많은 한국인들이 이메일을 통해 미리 호스텔을 예약을 했지만 세월호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안되었던터라 많은 이들이 숙박을 취소했던것 같다. 그래서 내가 배정받은 A 여성도미토리 4인실은 나 혼자 방을 쓰게 되었다. 예약할때 미리 방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더니 지하방이 꽤 인기가 많았다. A방의 안좋은 점은 창문밖으로 샤워실이 있는데, 시도때도 없이 물소리, 헤어드라이기 소리에 시끄러웠다는거다. 이것만 빼고는 4인실을 혼자 썼으니 나쁘진 않았다.
침대 왼편엔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가 있었는데, 18인치 캐리어도 안들어가는 작은 크기라서 사용하진 않았다. 근데 여기서도 볼 수 있는 한국인의 흔적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같은 프롬 인천공항 출신들의 봉투를 보면서 느꼈다는거... 침대 머리맡에 있는 전등이라던지 침대 사이사이 가림막같은건 정말 괜찮았다. 두꺼운 대문 열쇠는 사용할 일이 없긴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첫째날은 거실에서 혼자 여행일정을 짜고 있었는데, 다들 그냥 들어오면 각자 방으로 들어가서 쉬기에 바빠 아무도 거실에 있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 이곳은 이런 분위기인가 싶어서 참 조용하다 생각했다. 다음날 거실에 한국인 분들로 바글바글했다. 기억나는건 3명의 아주머니가 호스텔에 묵으셨는데 소주와 고추장 등을 늘어놓고 술을 드시면서 각각 방에 숙박하는 게스트들을 평가하시고 계셨다는거다. 흔히말하자면 뒷말하기 일 수도 있으나 아주머니들의 대화가 무척 재미있게 들렸다. 아침에 조식을 먹으려고 일어났을때 한 아주머니가 "A방에 혼자있는 아가씨구나?"하면서 아는체를 해오셨는데 그게 좀 웃겼다.
어젯밤에 거실에 앉아있다가 한 남자여행객분이 친구랑 여행을 왔는데 계획없이 왔다고하셔서 고궁박물관 찾아가는 방법이라던지 단수이 가는법을 이야기해드렸는데, 아주머니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계셨다가 아침에 내게 하시던 말씀이 "아줌마들도 여행오면서 공부해오는데, 남자가 설마 그냥 왔겠어? 여자들 혼자있으니까 수작부리는거지. 왜 그런사람한테 그렇게 친절히 이야기를 해줘?" 라고 하시는거다. 한참 웃었다. <꽃보다 할배>의 영향으로 중년층의 호스텔 이용 뭔가 로망으로 자리잡은듯 한데, 이곳 호스텔은 워낙 한국인들이 많으니 다들 조심스러웠던터라 아무도 아주머니들께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머니들이 먼저 다가와주셨는데, 호스텔 근처에 맛있는 국수가 있다면서 추천해주시기도 하고 가지고 오신 맥심모카골드를 꺼내서 나눠주시면서 역시 한국 커피가 최고라며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했다. 혼자 여행왔던터라 일행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싶었던 호스텔이었는데, 혼자온 여행객보다는 2~3인 끼리끼리온 여행객들이 많았던 시기여서 혼자서 잘 쉬다가 온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곳이라는 기억만이 남아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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