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 여행
타이페이 국립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
타오위안에서 타이페이로 넘어와 숙소에 짐을 맡긴후 바로 국립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으로 향했다. 이때는 야간개장없이 오후 6시에 폐관을 하던때라서 시간이 빠듯하긴 했지만, 이날 봐야지 다른 곳을 여유있게 볼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역시 <꽃보다 할배>의 영향으로 대표유물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막상 국립고궁박물원에 가보니 정말 많은 유물수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조금만 더 공부를 하고 유물을 봤으면 더 재미있게 보았을꺼라 생각했는데, 대표 유물을 둘러보는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했을 정도로 엄청난 박물원이었다.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모두 보는데 30년이 걸린다는 말이 허황이 아는듯 싶었다. 심지어 유물이 3개월마다 교체되어 보고싶었던 유물이 있더라도 못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워낙 고궁박물원을 찾아가는 방법이 상세히 소개되어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았다. MRT를 타고 스린(Shilin/捷運士林站)역에서 내려 피자헛앞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여러 버스가 있지만 홍30번 버스를 타면 국립고궁박물원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고해서 부러 그 버스를 기다렸는데, 마침 박물원앞이 공사중이었던터라 정문 입구 앞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가야했던건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홍30번 버스를 탄 사람이 오로지 나 혼자여서 종점까지 가는 길 택시처럼 타고 갔다. 아무래도 오후 시간에 국립고궁박물원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랬던것 같다.
버스아저씨가 종점이라며 다 왔다고 이야길 해주셔서 내렸는데, 국립고궁박물원앞에 수많은 중국인 여행객으로 붐볐다. 어딜가나 후기에 빠지지않는 중국인 단체여행객 이야기를 나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입구앞에서 사진찍는 수많은 사람들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시간이 없다~~~ 빨리 들어가자!!
타이페이 중앙역 여객서비스센터에서 유스트래블카드를 발급받아왔는데, 바로 할인혜택이 있기때문이었다. 160NTD의 입장료를 반값이 80NTD로 들어갈 수 있는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발급받은 그대로 비닐봉투에 넣어진걸 내밀었더니, 비닐을 벗겨내라하셨다. 나중에보니 유스트래블카드 흰색사람있는 부분에 브이(V)표시를 해서 할인혜택 여부를 표시하더라. 중복할인... 즉 여러사람이 돌려쓰지 못하게 표시를 하는것 같았다. 현재 국립고궁박물원 입장료는 250NTD로 올랐고, 할인을 받아 150NTD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 가격이 엄청 올랐다.
국립고궁박물원 입장료 160NTD - 유스트래블카드 할인 = 80 NTD (2014.05.05 기준 / 2824원)
나에게 유물을 둘러볼 시간이 1시간 30분밖에 없어서 입장권을 들이밀고 들어가자마자 3층으로 올라갔다.
인터넷의 팁을 활용해 각 전시물의 전시실 위치를 확인하고 가는것이 좋다. 안그러면 숨은 유물 찾기(?)를 시도해야한다. 들고갔던 여행책자인 <프랜즈타이완>에 소개된 유물을 중점적으로 찾아나섰는데, 한국인들에게 가장인기있는 삼겹살로 불리는 동파육을 닮은 육형석(形石)과 옥배추인 취옥백채(翠玉白菜)는 정말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사진 출처 : 국립고궁박물원 http://www.npm.gov.tw/ko/Article.aspx?sNo=03000132
운이 좋게도 한국인 단체여행객을 만나서 한국어 가이드 아저씨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는데, 2층 서예 전시실을 돌면서 설명하는데 사람들이 별로 감흥없이 서있으니까 "여러분! 이 엄청난 보물창고를 평생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몰라요!"라고 흥분에 차셔서 설명하는데도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다. 무려 왕희지의 글을 보고있는거였는데도... 역시 아는 만큼 보여서 그런지 모두들 3층 전시실에 비해서는 감흥도가 떨어져보였다.
그리고 나는 회화쪽에 관심이 있어서 둘러보고나서, 다음날 예스진지투어를 하면서 만난 언니와 고궁박물원 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었는데 언니가 어느 유물이 재미있었냐 물었을때 "그냥 배추는 배추였고, 삼겹살은 삽겹살이던데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 이게 유명한건지..." 라고 했더니 화들짝 놀라시며, "이건 엄청난 유물이야! 진짜 말도 안되는거라고!!" 라며 흥분하셨다. 나중에 알고보니 언니는 도예과를 나오셨는데 자기와 백자 등 유물을 보면서 너무나 놀라셨다고 한다. 이건 진짜 사람이 만들 수 없는 대단한 것들이라고...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보다.
유물 하나하나 느낀 감정이 다르고, 이야기를 남겨 놓고 싶지만... 유물 이름과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어서 그냥 보고 온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또 하나 놀란건 국립고궁박물원 기념품들이 엄청 재기발랄하다는 거였다. 우선 우체국이 안에 있어서 엽서를 써서 보낼 수 있는것만 해도 여행자의 마음을 십분 헤아려 설레게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기념품샵에서 그야말로 눈을 뗄 수가 없다. 6시에 박물원 폐관한다고해서 내쫓기듯 전시실을 나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1층 입구에 있는 기념품샵에서 나갈줄을 몰랐다. 인기있는 유물의 미니어쳐뿐만 아니라 이어폰꽂이, 핸드폰줄 등 다양한 상품화를 해서 유혹한다. 나도 올리브씨앗에 8명의 사람을 조각한 조감람핵주(雕橄欖核舟) 이어폰꽂이에 반한 나머지 구입을 하고 말았다. 결국 이리치이고 저리치여 스마트폰에 꽂아두었던게 금방 사라졌지만... 귀여워서 안살 수 없는 잇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건 백자 어린이 베개로 불리우는 백자영아침(白瓷嬰兒枕)을 활용한 기념품이었는데, 황제가 침을 맞을때 썼다는 베개다. 근데 이 유물울 활용한 기념품은 가상현실을 이용해 엽서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영상이 움직이는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누워있던 아기가 벌떡 일어나서 춤을 추는걸 보고 정말 놀랐다.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하지 않은가? 박물원의 기념품샵에서 이렇게 발을 뗄 수 없던게 처음이었다.
박물원에 내쫓기듯 나온건 해가 뉘엿뉘엿 질때쯤이었다. 국립고궁박물원 생각이상으로 정말 재미있게 구경했다. 날도 덥지 않았고, 폐관시간이 다되었을 쯤이라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 나이스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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