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기대하던 인도. 그 땅에 처음 밟았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늦은 시간에 출발한 비행기가 인도에 도착했을때 현지시간으로 밤 12시다. 우리나라는 새벽 3시 30분. 피곤에 찌들어 금방이라도 잠이 들것 같았다. 비행기안에서 곤히 잘꺼라는 예상을 했는데, 내가 선택한 옆자리 인도 부부와 작은 실갱이가 있었다. 나는 추가 비용을 내고 선택한 자리이였는데 남편이 자기와 자리가 떨어져있으니 바꿔달라는 거였다. 나는 추가비용을 지불한 내 자리니 못바꿔준다하니 결국 부부는 프리미엄시트 자리에 있는 청년들과 자리를 바꿨다. 아니 프리미엄 시트앉아있던 사람들도 웃긴다. 자기가 추가비용을 내고 구입한 자리인데 자리를 바꾼다. 비행기 시ㅋ간도 얼마안되는데 그거 떨어져앉는다고 뭐가 달라지냐고...아무튼 그렇게 비행기 출발전까지 어수선하게 자리를 바꾸고 비행기가 이륙했다.
잠을 자려고 편히 자세를 잡는데... 나와 실갱이를 한 부부의 딸이 엄청 나게 울어제낀다. 결국 그 꼬맹이는 비행기를 장악했다. 1시단내내 고래고래 자기가 낼 수 있 는 최대의 울음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엄마라는 사람은 왜 아이를 돌보지 않는지에 대해서 짜증이나서 고개를 들고보니 꿀잠에 빠졌다. 비행기에 탄 다른 사람들도 아이때문에 잠들지 못했지만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결국 아이의 울음소리가 잦아들때쯤 비행기는 꼴까타 공항의 도착을 알려왔다.
내 옆자리에 앉은 인도청년들은 두손을 기도하듯 꽉쥐고 잠에 들었길래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아저씨들도 그렇게 잠들어 있다. 내가 두손을 어디다 둬야할지 몰라 팔짱을 끼고 잠드려던 것과 다르게... 비행기안에서 따로 나눠준 입국신고서가 없어서 내리자마자 종이를 찾아 적어내려가니 다른 사람들도 내것을 힐끔거리며 적었다. 이미그레이션앞에서서 졸려미칠것 같은 지그시 바라보니 한참걸려 입국도장을 찍어주신다. 그리고 굉장히 무뚝뚝한 말투로 말하셨자. "웰컴."
내가 인도에 왔구나.

뱅글뱅글돌아가는 수하물 찾는 곳에서 앉아 이번에는 세관신고서를 쓰고 있는데 몇번 항목인가가 내가 가진 중요한 물건의 가격을 루피로 환산한 금액을 적으라 써있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한 동양인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건다. 중국어다.
"나는 한국인이에요."라 하니 다급하게 물어온다. 혼자 여행하냐고, 자기도 혼자여행하는데 이 숙소가 어디인지 아냐며 비행기티켓 뒤에적은 영어주소를 보여준다. Saltlake라고 써있는데 꼴카타에 그런 곳이 있나싶었다. 그래서 모른다고 고개를 내저으니 나보고 어디로 갈꺼냐 묻는다. "지금 늦어서 공항애 나가면 위험할것같아서 여기서 자고 가려고. " 그러니 어디서 잘껀지 구체적으로 묻는다. "아마 visitor lounge가 있는것 같아서 거기에 가보려고." 그랬더니 같이 있어도 되냐고 묻는다.
세관신고서를 주고 나오니 멀끔한 꼴카타공항. 그리고 바로 밖으로 나가는 문이 보인다. 저길 나가면 난 들어올 수 없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줄줄이 놓여진 의자들이 보인다. '설마 저기서 자야하나... ' 직원에게 라운지를 물어보니 2층에있다고 한다.

그러나 1층이외의 곳은 비행기티켓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결국 아까 보았던 도착층으로 내려와 잠을 청해야한다. 그래서 안쪽으로 들어와 나름 조용한것 같은 구석자리에 침낭을 펼쳤다. 중국인 언니는 하이난 출신의 서른살 직장인. 18일동안 여행을 오셨는데 꼴카타-바라나시-아그라-자이푸르-뭄바이-방갈루루-첸나이 (중간에 몇개 도시빠짐)의 루트인데 무슨 기차만 타러오셨나... 경악했다. 완전 빡센일정인데? 공항노숙해서 괜찮냐고 물었더니 쿨하게 가방에서 담요를 꺼내 의자에 몸을 끼워 누웠다. 나는 주변에 다른 외국인들은 어떻게 가나 싶어서 침낭을 끌어안고 멀리 주시하고 있었더니 언니가 대뜸 일어나 묻는다. "너는 왜 안자?"
내 배낭가방과 언니의 캐리어를 끈으로 같이 묶어 두고 열쇠를 잠가두었기때문네 경계할만 했다. 그래서 곧 침낭을 펴고 바닥에 누웠다.
새벽내내 우리 옆자리에 사람들이 와서 수다를 떨고 간다. 잠을 못잤다. 계속 시계를 힐끔대며 배낭은 잘 있는지 보다가 설핏 잠들었다 깨니 6시다. 여행자거리쪽으로 가는 버스가 8시쯤 있다하니 아직 시간이 많다. 근데 언니가 사라졌다. 그래서 침낭에서 빠져나와 꼼지락 대고 있으니 언니가 왔다. 지금 루피가 하나도 없어서 돈을 뽑으려고 ATM기를 썼더니 안된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유니온페이라서 안나오는거였다.) 그래서 3층에 ATM기를 쓰자고해서 올라가니 역시 비행기티켓이 없어서 안들여보내준다. 공항 밖에 ATM이 있는데 길 건너에 있는데다가 지금 공항을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어서 나는 좀 더 정확히 물어보고 나가자고 했다.

우선 여행자거리가 있는 에스플레네이드역까지 가는 VS1 버스에 대해 어디서 탑승하는지 물었다. "여기 공항버스 어디서타요?" 직원분이 공항버스가 없다한다. 멘붕 ㅋㅋㅋ 그래서 블로그에서 다운로드 해둔 오렌지색 버스사진을 보여줬더니 "이거 공항버스가 아니라 그냥 에어컨버스야. 밖에 나가서 쭈욱 올라가면 있어. 아니면 공항 안쪽으로 1번 출구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봐."
사진이 없었으면 큰일날뻔 했다. 근데 공항이 커서 한참을 걸었다. 5분정도?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버스스탠드. 인도 남자들이 줄줄이 앉아있어서 물어봤다. "여기서 에스플레네이드 가는 버스있어요?" 앉아서 기다리란다.
7시 40분쯤 VS1버스가 왔는데 초록색이다. 오렌지색이 아니라 당황했지만 버스아저씨께 물어보니 맞단다. 근데 8시 15분에 출발한다고 기다리라했다.
중국인 언니의 이름은 샤오민. 나보고 너 되게 용감하고 똑똑하다면서 언제 이런걸 알아봤냐고 한다. "한국인들은 엄청 정보를 잘 남겨두기때문에 잘 찾으면 다 나와."라며 추켜세웠더니 신기해한다. 버스에 앉아서 각자의 여행이야기와 결혼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 꿈이 세계여행을 하며 맛있는 걸 먹는거라 했더니 그 나이대에 자기는 일만 했다며 부러워했다. 역시 지나간 청춘은 돌아오지 않는 법. 지금 에볼라바이러스 때문에 아프리카 여행은 자제하고 있어서 못간다 했더니 이 언니... 에볼라를 모른다. 큰일날 분이네... 어쨌거나 버스안에서는 입을 꾹 다물고 넋이 나간채로 꼴카타를 봤다. 내 생각과 다르데 말레이시아의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금방 익숙해진건가... 경적소리와 노란색 택시들로 가득한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향한다.
꼴카타공항에서 VS1 버스 종점인 에스플레네이드역 근처까지 1인 50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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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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