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국인여행자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북인도에 몰려있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탓일꺼다. 남인도의 기준점이라 볼 수 있는 뭄바이부터는 배낭여행객들을 짓누르는 살인적인 물가가 시작된다. 나는 이번여행에 하루 2만원의 예산을 잡았다. 이건 많지도 적지도 않은 평균적인 수준이다. 예전에 비해 루피 환율이 내려서 옛날 여행객들에 비해서는 더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여기서 괜찮은 수준이란 적당히 잘 수 있는 숙소, 배곯지 않고 하루 두세끼의 식사, 그리고 관광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깔끔한 숙소와 먹거리를 기대한다면 이 이상의 비용이 든다. 배낭여행을 선택한 만큼 아끼고 아껴 여행하기로 했다. 심지어 확정된 리턴티켓 날짜보다 예산이 부족하게 들고 왔기때문에 어디서든 비용을 아껴야했다. 다행히 음주와 흡연을 하지않기때문에 그런 비용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게되면 그만큼 줄줄 나가더라.)

북인도에서는 먹고싶은거 보고싶은거 다 누리 면서 여행했다고 자부하는데, 남인도로 내려오고나서는 내 수중에 남아있는 루피가 몇안되는 사실이 나를 조여오고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숙박비. 혼자 싱글룸을 쓰려니 방값이 만만치않다. 가이드북에서 제시하는 금액도 최소 1000루피쯤 잡아두더라. 북인도에서는 가장 비싸봤자 500루피(꼴까타에서)였는데, 갑자기 배이상으로 불어버린 숙박비가 너무나 아까운거다. 그리고 북인도는 날씨가 추워서 에어컨룸이 의미가 없었는데, 남인도는 우리나라의 여름 수준의 더위가 기다리고 있더라. 30도의 날씨는 14kg정도 나가는 배낭을 이고 나르기엔 무더운 날씨다. 한국보다는 습기가 덜해서 그나마 다행이지 조금만 걷고나면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자, 이런날씨에 밤에 자려고하니 침낭은 다 걷어차야하고 짧은 반팔과 반바지를 입어야한다.

더위는 피하고싶고, 숙박비는 아끼고싶고... 찾아보니 도미토리룸이 있는 숙소가 몇몇곳이 보인다. 내 걱정은 인도사람들도 호스텔에 오는 경우가 있어서 여자로서 방을 쓰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된다는거다. 물론 홍콩에서의 경험을 통해 서양인들도 가끔 이상한 애들과 방을 쓰면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사실정도는 안다.

나는 지금 남은 여행을 어떻게 비용을 줄 일 수 있을까 생각중이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어차피 비행기 아웃을 위해 코치까지 내려가야하고 이동을 해야하니까 최대한 야간열차에서 잠을 청한다. 그리고 최대한 도미토리룸을 찾아본다. 또.. 남인도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함피에서 오래머문다.

과연 내가 내린결정이 괜찮은건지 모르겠다. 솔직히 남인도는 겨울철이 아니오면 무더운 날씨때문에 오기 힘들다. 다시는 없을 기회일지 모르는데 여행경비아낀다고 이곳을 더 즐기지못하는게 정말 아쉽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다시 인도에 오고싶은 생각이 들것 같다. 정말 이곳은 매력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뭄바이에서 뿌네로 가는 기차안. 보통은 버스타고 간다는데 나는 기차가 훨씬 편한것 같다. 옆자리는 젊은 무슬림 부부와 갓난 아기와 함께하게 되었다. 깔끔하게 청소되어있는 팬이 연신 돌아가고 있고, 더운 날씨탓에 창문이 열려있는 슬리퍼칸. 북인도와 남인도는 이렇게 달라서 많은 차이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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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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