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바라나시여행

카주라호로 떠나는 야간열차 : 바라나시 정션역

Train No 21108 BSB KURJ LINK E



17시45분에 카주라호로 떠나는 기차를 타러 바라나시 정션역으로 향했다. 드디어 바라나시를 떠난다니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다. 이미 오전에 숙소 체크아웃을 해두고, 배낭가방만 로비에 맡겨둔채 종일 돌아다녔기때문에 다시 배낭가방을 찾아 등에 짊어졌다. 오랜만에 무거운 가방을 매본다. 쉬발라가트쪽에 있던 H양은 만나서 고돌리아에서 사이클릭샤를 타고 바라나시 정션역으로 가기로 했다.





2014년 12월 27일 16시 35분 고돌리아


뱅갈리토라의 구불구불한 골목을 지나 고돌리아로 나오니 우리를 애우려는 릭샤왈라들이 정신없이 호객을 한다. 지난번에 40루피에 바라나시정션역까지 갔었기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가격을 흥정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역시 배낭가방이 무거워지니 다른 선택이 없었다. 50루피에 가기로 협상을 하고, 사이클릭샤에 올라탔다. 일명 플레이보이 릭샤왈라였다.


사이클릭샤 고돌리아 - 바라나시정션역 50루피 (2014.12.27기준/1000원/흥정가)





사이클릭샤에 올라타서 신난 H양과 나 ㅋ

우리의 이런 모습때문에 지나가던 인도 현지인들이 "네팔리이~~~?" 하고 소리를 지르며 물어왔다.






2014년 12월 27일 17시 08분 바라나시 정션역 도착


지난주에 Y언니와 J오빠가 같은 기차를 타고 카주라호로 떠나는 날에는 지연이 되었던걸 알았던터라 이번에 마음의 준비를 좀 했다. 기차 출발이 지연될 수 있으니 전광판 확인하고, 티켓예약사무소에서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미리 정보가 있으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역에 가다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번도 배낭가방을 매고 있는 사진을 찍어본적이 없었는데, 나의 15kg짜리 배낭가방이다. 침남이 경량이 아니라 두꺼워서 두꺼워 보이는것이긴 하지만... 진짜 내던지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인도여행에서 배낭의 무게는 전생의 업보라더니... 스스로 만든 업보의 굴레에 갖혀서 땀을 자주 흘리곤 했다. 분명 다 필요한것도 아닌데, 어찌나 바리바리 챙겨갔었는지. 





전광판을 확인해보니 우리가 타야할 카주라호행 열차가 보이지 않았다. 우선 사람들의 동태를 살펴 기다려보자싶었다.





외국인 기차티켓 예약사무소에 들어오니, 여전히 여행객들로 바글바글 했다. 다들 뉴델리, 아그라, 꼴까타 등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마침 자리가 비어서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기차가 연착된것인가 싶었는데, 우리가 이번에 타고 갈 Train No 21108 BSB KURJ LINK E 는 정시 출발한다는것이다. 이게 왠일이래? 가끔 이런날도 있나보다.







2014년 12월 27일 17시 37분 8번 플랫폼


서둘러 전광판에서 플랫폼을 확인하고, 8번 플랫폼으로 향했다. 매번 플랫폼은 바뀔 수 있기때문에 현장에서 플랫폼을 미리 확인해야한다. 북적북적 정신없는 플랫폼. 여기서 우리가 타야할 객차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차칸이 길어서 한참을 칸을 찾아서 걸어야했다.





근데 우리가 타야하는 기차이름이 아닌데? 



우리 기차는 어디있어!!



여기서 1차 멘붕. 당황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기차역 직원에게 물어보자. 탑승객 종이를 들고 있는 직원이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안그러면 현지인을 붙잡고 한번 더 물어본다. 나중에 알게된건 우리가 탄 21108 기차와 괄리오르(GWALIOR)가 종착지인 11108 bundelkhand express 기차가 붙어서 가다가 마호바(MAHOBA)라는 곳에서 분리해서 나눠져서 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당황하지 말자. 우리가 타야할 객차만 잘 올라타면 된다.





플랫폼 앞쪽으로 한참 걸어가서 우리가 타야하는 21108 기차의 슬리퍼칸을 발견했다. 기차 출발 시간 8분남았는데, 한참 못찾아서 걱정했던터라 어느새 식은땀이 났다. 그런데 다른 여행객들은 어떻게 그리 기차를 잘 찾아가는거지? 아무튼 H양과 따로 기차티켓 발권을 했는데, 같은 객차에 배정이 되어서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앉아야할 기차 칸에는 중국인 부부, 일본인 여행객, 그리고 나. 현지인 2명이 같이 앉게 되었다. 

이 기차는 스마트폰 충전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충전기를 냅다 꽂았다. 좋구먼.






2014년 12월 27일 18시 54분 


H양과 나는 기차안에서 먹을 저녁 도시락을 사왔는데, H양은 보나카페의 김치볶음밥. 나는 레바게스트하우스의 참치김치볶음밥을 사왔다.사진에서 보이는 비쥬얼중 하단에 있는 것이 내가 주문한 도시락이다. 당연히 레바게스트하우스의 도시락이 압승이다. 참치까지 들어갔는데 맛없을 수 없잖아요? 우리끼리만 먹기 뭐해서 주변에 있던 이스라엘 여행객과 일본인 여행객과 나눠 먹었다. 인도여행중 기차안에서 맛봤던 음식중에 제일 맛있었다.ㅠㅠ 사랑해요 김치볶음밥.



레바게스트하우스 참치김치볶음밥 도시락 210루피 (2014.12.27기준/4200원)





H양은 기차안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덜컹거리는 기차안이 심심해져서 H양의 자리에 놀러갔다.






안녕?


다행히 H양의 건너편에 앉은 인도인 가족이었다. 부부와 아이들 2명인 가족. 가족들과 함께 자리에 앉으면 다행이다. 이 아이는 굉장히 멋쟁이였는데, 이름을 물어보니 엄청 길어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뜨리웨이디라는 발음이었는데, 우리가 발음을 잘 못하니까 아주머니가 집에서만 부르는 패밀리네임이 있다고 했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쉬밤이란다. 쉬밤이 더 말하기가 편하잖아? 쉬밤아?ㅋㅋㅋ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까 위로 올라가 포즈도 취했다.





쉬밤이랑 기념사진 찍은 H양.





쉬밤이 부모님과 같이 사진찍는 H양. 아버님은 되게 시크하고, 가정적인 아빠였고 어머니는 진짜 온화하게 생기셨다. 바라나시에 친척네 집에 왔다가 반다(BANDA)라는 곳이 집이라 돌아가는 중이라 한다. 책에서 읽어보니 힌두교 부부에게 '람시따 같아요!'라고 이야기를 하면 좋아한다기에 이야기해줬더니, 어머니가 굉장히 좋아하셨다. 라마와 시따는 금슬좋은 부부를 뜻한다고 한다. 





쉬밤이가 우리에게 자랑했던 전자시계. H양이 시계를 하나 가지고 있어서 쉬밤이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더 좋은 시계를 가지고 있었다. 빛이 나오는 시계였는데, 우리가 신기하다가 박수치고 하니까 어깨를 으쓱ㅋㅋㅋㅋ 진짜 재미있었다.






자다가 깬 쉬밤이 동생. 가족 사진을 찍어줬더니 카메라에 보이는 사진을 보고 재미있어했다.





2014년 12월 28일 5시 17분 


원래 카주라호에 도착할 시간이 5시 15분이라 잠에서 깼다. 알람시계를 5시 10분에 맞춰놓았는데, 비몽사몽으로 잠에서 깼다. 내가 앉은 기차칸이 맨 아랫칸이어서 일어나는건 어렵지 않았다. 고개를 빼고 내다보니 쉬밤이가 옷을 갖춰입고 내릴 준비를 하는거다. 아직 쉬밤이가 내리지 않았으니 도착하려면 멀었나보다.





가족들이 전부 기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아직 분다역에 도착도 못했다고 한다. 기차안에서 만난 가족이 처음이었기때문에 뭔가 이들이 많이 기억에 났다. 기차에 내려서도 한참을 손흔들며 인사해줬던 쉬밤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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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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