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도착한 밤 11시... 창가에서 바라본 쌈쎈로드의 모습. 뚝뚝이과 비비드색 택시가 쌩 하니 지나가는 밤.



방콕으로 떠나기 4일전, 급하게 첫날 묵을 숙소를 찾아 나섰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알로하하우스 (Aloha house). 대부분 3박4일 일정에 찾아가는 태국 방콕에 있는 숙소였다. 우선 방콕 수완나품공항에 도착한뒤 이동해야할 숙박처에 대한 감이 안와서 한참 고민을 했다. 무작정 찾아가 한인숙소를 잡을까 싶다가도 아직은 방학기간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 서핑과 학교 선배님의 추천으로 예약을 한 알로하하우스. 지난번에 포스팅을 한번 했는데, 페이스북으로 예약을 했고 3인실을 혼자서 사용하게 배려를 해주셨다.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한 뒤 ARL을 타고 파야타이역에서 택시를 타고 쌈쎈로드에 위치한 알로하하우스에 찾아갔다.



알로하하우스 2일 숙박 1000바트(2013.8.17 기준 환율 35,570원)





반쯤 내려간 셔터문에 당황하지 않고, 가방을 메고 문을 열어 들어가려는데... 이때까지 알로하하우스 문이 미닫이 인줄 몰랐다. 내가 손잡이를 잡고 들썩 거리고 있자 1층 테이블에 앉아있던 Krai 사장님이 나오셔서 맞아주셨다. 우선 가방을 내려놓고 앉으라고 하시는데 당황스럽고 어색해서 벌쭘하게 앉아있었다. 여권을 보여드리고, 2일 숙박요금은 1000바트를 계산했다. 그리고 내게 내어준 B5 열쇠. 함께 식당 안쪽에 있는 문을 열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내가 방콕에 와서 2일간 머물게된 알로하하우스 3인실의 모습이다. 혼자서 묶기엔 참으로 호사스러운 방이 아닐 수 없다. 널찍한 방에 어색해 하며 바닥에 가방을 내려놓고, 큰 수건을 가지러간 아저씨를 기다리며 가방을 잽싸게 풀어헤쳤다. 그리고 부탁하신 한글문자표를 건네드렸다. 한글문자표 구입 이야기는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자표를 받으시곤 얼마냐고 물어보시는데, 차마 돈을 받을 수가 없어서 그냥 선물이라고 하며 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시며 급 껴안으셨다. 허깅작렬 ㅋㅋ 그리고 풀어헤쳐진 내 가방안에서 신라면을 발견하시곤, 이거 먹을꺼냐며 1층에 내려와서 뜨거운물을 받아가라 하셨다. 나는 이거 나중에 먹을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길 하고 뻘줌하게 서있었더니 이제 카오산로드 나갈꺼냐고 물으신다. 아니, 난 쉴껀데?



보통 이곳에 많이 숙박하는 분들이 한국인들인데, 늦은 밤 비행기로 방콕에 도착하면 짐을 풀고 바로 카오산으로 나가는 수순인것 같았다. 이제 밤 11시. 기내식이 부실한 탓에 저녁을 제대로 먹은것 같지 않아 배고프긴 했는데 딱히 밥 생각도 없어서 그냥 방에서 쉬기로 했다.





1인 침대에 가방을 풀어 헤쳐서 대충 정리를 하고, 에어컨을 켜고 더블침대로 가서 앉았다. 집에서도 에어컨 켜놓고 못 지내는데 방콕와서 에어컨바람을 맞으며 혼자서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워한 뒤 잠잘 채비를 하며 누웠다. 방 상태는 2~3년전 리모델링을 해서 깔끔하다더니 그 말이 맞았다. 처음에 나무 바닥이라 어색하긴 했는데, 괜찮았다.


다만, 내가 묶었던 3인실이 창가쪽이 었는데... 침대에 누워있으면 큰 차들이 지나갈때마다 약간 흔들림이 있다. 덜컹덜컹~ 움직임이 있어서 예민 쩌는 나는 잠에서 살짝 살짝 깨야했다. 커텐을 쳐놓고 잠이 들어서 아침이 온줄도 모르고 있었다. 알람소리에 겨우 일어나 씻고 방에서 내려왔다.






이곳이 3인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서면 2층 사이에 테이블과 의자가 있긴한데, 앉아 본적이 없다. 왜냐면 에어컨이 빵빵한 방을 벗어나 나오면 덥기 때문이다. 방콕의 8월의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조금은 서늘하긴 한데, 더운건 어쩔 수가 없다.





1층에 내려온 시간이 10시. 부지런한 사람들이 일찍이 아침식사를 마쳤나보다. Krai 아저씨가 잘잤냐며 반갑게 맞아주시곤 의자에 앉으라고 이끌었다. 어색하게 의자에 앉아있으니 에소프레소 커피 한잔을 내려주셨다. 아침에 커피 한잔 이구나. 에소프레소라 조금은 긴장하고 입을 대었는데 그다지 쓰지 않아 좋았다. 아침부터 아주머니는 과일장수에게 싱싱한 오늘의 과일을 구입하신다.





이분이 말로만 듣던 똠양꿍 대회에서 수상했다는 그 분이시다. 알로하하우스가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숙박하는 1인실, 2인실, 3인실 3개의 방이 있다. 1층 식당이 한국인들 입맛에 잘 맞는 한국음식부터 태국요리, 그리고 스페인에서 일을 하셨던 경험이 있어 스페인요리도 있다.  





이제는 익숙한 알로하하우스 1층의 풍경. 이곳으로 돌아올때마다 아저씨랑 수다떨고 이야기하며 밥을 먹고 다른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많다. 처음 방콕에 발을 내딘 8월 22일부터,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을때에도, 치앙마이에 갔다가 다시 방콕에 돌아왔을때에도 알로하하우스를 항상 갔었다. 태국에서 나를 반겨주는 Krai 아저씨는 잊지 못할 분이다. 나를 첫째딸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많이 챙겨주셨다. 오히려 진짜 따님은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며 인터넷 세상에 빠져들곤 했다. 알로하하우스 아저씨 따님은 한국가수 씨엔블루를 좋아하는데, 굉장히 수줍음이 많다. 한국어를 따로 학원에서 배우는 것 같은데 한국인이 이렇게 많이 찾아오는데도 말을 붙이거나 관심이 없다. 회화실력을 앉아서 키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쑥쓰러워 하는 모습이 딱 제 나이에 맞는 소녀같기도 하다. Krai 아저씨는 내 여행에 굉장히 관심을 보였는데,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하고... 우리 아빠보다 더 많은 연락을 주셨다. 내가 걱정된다면서 항상 안부를 물으셨다. 비록 내 짧은 영어 실력에도 쿵짝~ 알아들으시곤 대답을 해주신다.



이곳에 2일 묶고 숙소를 옮기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분인데 왜 숙소를 옮겼냐?

나는 장기 여행자였다. 혼자서 1인실을 숙박하며 머물기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앞으로 계속 1인실만 묶을 순 없기때문에 도미토리로 옮기는게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나는 예민하다. 쌈쎈로드는 굉장히 큰 도로다. 큰 차들이 지나다니며, 그 소리에 예민한 나는 쉽게 깬다. 그래서 좀 더 골목에 있는 곳으로 옮기는게 좋겠다 싶었다. 



숙소를 옮기는 대신에, 이곳에 자주 식사를 하러 갔다. 도미토리에서 친해진 분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오기도 했고, 혼자서 찾아올땐 꼭 Krai 아저씨가 한국인 여행객을 소개해주시곤 했다. 웃긴건 혼자서 밥먹다가, 혼자서 이곳으로 식사하러 오신분이 오면 합석 하곤 했다. 혼자 밥먹는거 심심하니까.ㅋㅋㅋ 알로하하우스에서 다양한 여행객을 만났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내게 잊을 수 없는 방콕 여행 추억의 장소다.





아직도 쌈쎈로드를 지나 카오산으로 향할때면 보이는 알로하하우스에서 Krai 아저씨가 만두를 찌고 계시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 보일 것 같다. 가끔 아저씨한테 방콕에서 다른 곳으로 여행간다며 거짓말을 하고 계속 쌈쎈로드에 머문적도 있다. 아저씨가 집요할 정도로 관심이 많아서 항상 어딜 가는지 궁금해하셨기 때문에 매번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없을땐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아저씨의 과잉친절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꺼려질 수도 있는데, 나는 나름 즐긴것 같다. 아저씨의 관심과 애정을 ㅋㅋ





앞으로 나의 방콕 여행기에선 알로하하우스 아저씨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다. 그만큼 내가 가장 많이 찾아간 곳이기도 하고, 애정을 갖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누군가 방콕여행을 떠난다면 나도 이곳에 숙박을 추천할 수 있다. 나처럼 잠자리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말이다. 알로하하우스에 관한 안좋은 후기를 볼때면 내가 다 안타깝다. 역시 사람들이 느끼는 점은 다 다르니까... 겪어보기 전엔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으엉... 아저씨 보고싶다.




태국 방콕 쌈쎈로드 알로하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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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알로하하우스 후기 : 네이버 카이님 블로그 http://cnmaster.blog.me/130126487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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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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