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일이 있어 고속터미널에 들렸는데, 한 사람이 들고 있는 쇼핑백에 눈길이 갔다. 바로 쿠사마야요이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땡땡이 호박이 그려진 쇼핑백이었던것. 왠지 익숙한 작품이 그려진 쇼핑백만 보고도, 서울에서 전시중이구나를 알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 Super Stage로 쿠사마야요이 [A DREAM I DREAMED] 전시를 5월 4일부터 6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쿠사마야요이 전시일정



작년에 대구미술관에서 개관이래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동일의 전시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한참 대구에 사는 친구들의 페이스북을 도배했던 쿠사마야요이의 땡땡이 작품들을 이제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건 이 전시는 2013년 대구미술관이 기획해 2015년까지 중국 상하이, 마카오, 대만 타이페이, 인도 뉴델리를 순회한다는 점이다.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중 최대규모의 개인전으로 '땡땡이'를 사랑하는 여심을 흔들 조각, 설치, 회화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쿠사마야요이의 작품을 만난것은 대구도 아닌 서울도 아닌... 바로 일본 큐슈지방의 구마모토라는 도시에서 였다. 구마모토라는 일본 도시의 이름을 알고 있는 한국인들이 몇이나 될까? 일본라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구마모토라멘을 들어봤음직 하지만, 나도 큐슈여행을 떠나기전까지 구마모토라는 도시명은 생소한 곳이었다. 이 도시에 여행을 갔으나 때아닌 봄비를 만난탓에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만난 쿠사마야요이 전시 정보! 4월 5일부터 6월 15일까지 구마모토현대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거였다. 비도오는게 잘되었다 싶어서 전시를 보러가기로 했다. 이것은 자유여행이 주는 선물.ㅎㅎ





마침 구마모토에 방문한 날이 4월 4일이어서 다음날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내일 구경해야지~' 하며 미리 티켓을 구입하러 갔다. 당일날 사람들이 붐빌것으로 생각되어서 미리 사놓자는 생각이었다. 우선 쿠사마야요이 전시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구글검색을 했더니 전시전에 구입을 하면 할인을 해준다는거였다. 그리고 이 전시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A DREAM I DREAMED]과는 작품구성이 좀 다른 [永遠の永遠の永遠 : Eternity of Eternal Eternity] 라는 주제를 띄고 있었다.





구마모토현대미술관에 올라가니 전시 시작전 작은 프레스콜행사같은게 진행되고 있어서 뭔가 정장을 빼입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티켓판매소가 어딘지 몰라서 두리번 거리니 직원이 다가와서 일본어로 물어왔는데, 내가 티켓을 사고싶다니까 친절히 안내를 해줬다. 그리고 학생이냐고 물어와서 얼결에 끄덕이니 국제학생증을 보여달라는거다. "여권은 있는데... 학생증은 놓고왔네요." 정말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건넸더니 상관없다면서 학생할인가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 원래 1000엔짜리 입장티켓을 선구매 티켓 학생가 할인으로 400엔에 구입했다. 완전 땡잡았다면서 - ♪ 


이 전시를 꼭 보라는 이야기구먼! 구마모토현대미술관의 다른 전시는 무료로 관람이 가능해서, 티켓을 구입하고 다른 전시 구경하고 내일 쿠사마야요이전을 보기로 했다. 이 전시는 일본 초등학생들은 무료 관람 가능!


쿠사마야요이 草間彌生 永遠の永遠の永遠 in 熊本市現代美術館 입장료 선구매학생할인 400엔




구마모토현대미술관 입구에 놓여져있는 쿠사마야요이의 시그니처 땡땡이 호박. 

쿠사마야요이의 호박(Pumpkin) 작품이 우리나라 대중에게 제일 잘 알려진것 같은데, 1994년 나오시마 공공 조각 설치작품으로 탄생해 다양한 장소에 설치되어 이제 시그니처가 된 작품이다. 이 호박때문에 나오시마에 다녀오겠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으니... 호박이 일본어로 카보챠(カボチャ)라고 부르는데, 그 발음도 귀엽지 않은가? 


쿠사마 야요이는 끊임없이 물방울 무늬를 그려서 그물처럼 보일때까지 반복해서 그려댄다. 이런 규칙적인 반복을 하는 강박증에 시달렸는데, 끝임없는 증식을 예술적으로 표현해냈다는 평을 듣는다. 이 작품앞에서 사진촬영이 허용되나, 플래쉬를 사용할 수 없다고해서 인스탁스로 찍는 것은 포기.





다음날 일기예보는 철썩같이 맞아 들었고, 구마모토에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난 느긋하게 어제 구매한 티켓을 들고 구마모토현대미술관을 찾았다. 사람들이 줄지어 붐빌거라는 예상을 깨고, 정말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처음에 '草間彌生'이 전시주제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쿠사마야요이(Kusama yayoi)의 한자이름인걸 알고 혼자 빵터짐. 자신의 이름도 땡땡이와 그물로 표현을 했다.





이 전시정보를 찾아보니 [永遠の永遠の永遠 : Eternity of Eternal Eternity]는 일본에서 순회중인 쿠사마야요이의 전시인데, 2011년부터 계속 되어온 전시다. 구마모토 다음엔 아키타 그리고 나고야에서 이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영원한 영원한 영원...

2009년부터 새로운 회화시리즈 [우리 영원한 영혼(わが永遠の魂)]의 작업을 시작하였고, [사랑은 영원히(愛はとこしえ)]라는 화려한 연작 그림들 그리고 2004년부터 3년간 그려낸 흑백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안타까운건 내가 일본어를 읽지 못하니, 작품 설명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래서 한국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보러 가고 싶었다....





쿠사마요이의 싸인이 그려진 빨간 땡땡이 설치작품




전시회 입구는 거의 포토존 성격을 띄고 있어서, 사진촬영이 가능하지만 플래쉬를 터칠 수 없다. 그리고 이 설치작품에 손을 대지말아야 한다. 그림으로 설명해놓은게 외국인도 금방 이해할 수 있어서 키득키득. 그러나 다른 대부분의 일본인 관람객들이 전시 전체 사진촬영이 불가한줄 알고, 설명만 읽고 휙 지나가길래 나만 사진촬영을 해대니... 스윽 보더니만, 자기들도 돌아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Exhibition view of "Love Forever" series (drawings on the wall) and "Clouds" (large sculptures on the floor)

in Yayoi Kusama "Eternity of Eternal Eternity"  ©YAYOI KUSAMA STUDIO Inc., Courtesy of OTA FINE ARTS.




Exhibition view of "My Eternal Soul" series in Yayoi Kusama "Eternity of Eternal Eternity"

©YAYOI KUSAMA STUDIO Inc., Courtesy of OTA FINE ARTS.



Exhibition view of "My Eternal Soul" series in Yayoi Kusama "Eternity of Eternal Eternity"

©YAYOI KUSAMA STUDIO Inc., Courtesy of OTA FINE ARTS.




전시실내 사진촬영을 할 수 없어서, 눈으로만 보고 와야했는데 일본 웹에 들어가니 똑같은 전시라서 2012년 4월에 올라왔던 전시정보가 있어서 다시 리와인드 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전시가 되어있고, 관객은 입장할때 받은 안내서에 쓰여진 것으로 작품명을 확인할 수 있다. 연작시리즈라서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전시실 마지막에 쿠사마야요이의 15분정도 되는 영상물에서 어떤 작품이 위로 향하는지 자신의 조수에게 설명해주는걸 보고 저렇게 구분하는거구나 싶었다. 그림들을 볼때마다 혼란을 경험;; 어지러워~ 그런데 쿠사마야요이 작품들이 3가지 주제로 전시를 달리하던데 어떻게 전세계 순회 전시가 가능한가 싶었더니, 연작작품인데다가 2009년부터 시작한 작품이 310개가 넘는다던데, 그래서 서울에서도 전시를 하고 겹치는 기간에 구마모토에서도 작품을 만날 수 있는거였다. 그것도 대단하다.


이런 작품활동들이 정신분열증 환자가 아닌 광기를 창조로 전환했다고 보니, 예술계는 참 어렵다. 그녀가 현재 정신병원에서 살고 있다는것도 참 재미있는데, 작품 활동을 여전히 하는 와중에 스스로 정신병원에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그리고 제일 매력적인 "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 튤립의 방.






현재 서울에서 열리에서는 알록달록한 땡땡이인데, 일본 전시에서는 빨간색 땡땡이로 이뤄져있다.



[left] "IN A FOREIGN COUNTRY OF BLUE-EYED PEOPLE" by Yayoi Kusama, 2011 

[right] "I WHO WAS LOOKING HARD AT GOD" by Yayoi Kusama, 2011

 ©YAYOI KUSAMA STUDIO Inc., Courtesy of OTA FINE ARTS.


튤립의 방을 나와서 마지막 전시실 가는 쪽에 있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쿠사마야요이의 그림


「命(생명)」


이건 올해 3월에 제작된 입체작품으로 구마모토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이탈리아 모자이크 타일을 이용해 반짝 반짝 거린다.


「宇宙の心(우주의마음)」


이 작품은 구마모토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쿠사마야요이의 작품. 

거대한 미러볼같은 번쩍번쩍 거리는 이 작품앞도 사진 촬용 장소로 인기가 있다. 





전시를 다 관람하고나서 구마모토현대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 드레갈(カフェ・レガル)에서 쿠사마야요이 특별스위츠를 판매한다고 해서 들렸다. 땡땡이 케이크가 있는데 가성비 생각보다 훨씬 더 조그만한것 같아서 레드 티 소다(Red tea soda)를 주문했는데, 맛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포스팅으로....





사실 카페에 들어온건 이 안에도 쿠사마야요이의 설치작품이 있어서 구경하려고 들렸던것. 

작품명이 「ヤヨイちゃん(야요이짱)」 ㅋㅋㅋ 같이 기념촬영하고. 음료수 마시면서 쉬고 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백화점에서 쿠사마야요이전이 8층에서 열린다는 이야기가 있길래 '아니? 현대미술관이랑 다르게 백화점내에서도 전시를 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어 확인해보기로 했다.





구마모토 츠루야백화점 (テトリアくまもと鶴屋) 본관 8층에서 4월 1일부터 8일까지 쿠사마야요이전 전시가 있다는 알찬 정보를 얻어 본관으로 향했다. 근데 동관에 가서 물어보고 있었다는 ㅋㅋ 인포메이션언니가 본관으로 가라고 설명해줘서 잘 찾아갔더니... 세상에 이건 그냥 전시가 아니라 쿠사마야요이 작품을 실제로 판매하는 전시였다. 그래서 작품마다 가격이 쓰여져있는데... 덜덜...


땡땡이 호박 아주 조그만한 도자기로 되어있는데 300만원이 넘는다. 진짜 눈이 돌아가는 금액에 정말 놀랐다. 0000이 다닥다닥붙어있는게 진정 이 작품의 가격이 맞는건지요? 주먹만한 도자기로된 땡땡이 호박도 700만원정도 한다. 7만원이 아니다. 700만원이였다 분명. 휘유- 쿠사마야요이가 그린 그림들도 그 가격이 상당했다. 백화점에서 본건 진짜 내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한국)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쿠사마야요이 A DREAM I DEREAMED 전시정보


일본) 구마모토현대미술관 쿠사마야요이 永遠の永遠の永遠 : Eternity of Eternal Eternity 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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