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고락푸르여행

고락푸르 멘붕의 새벽, 고락푸르 정션역

Gorakhpur Junction


진짜 인도여행하면서 이렇게 멘붕온 것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인도에서 처음 기차를 탄 곳이 꼴까타에서 뉴잘패구리 구간이였는데, 꼴까타역시 시발역이라서 기차가 연착된적이 없었으니 순탄하게 기차를 탄 것이였다. 고락푸르에서 그 엄청난 기차연착을 경험하다니.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밖에 안나오는구만. 


이날은 네팔 룸비니에서 소나울리 국경을 넘어 고락푸르에 도착을 했고, 고락푸르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밤기차를 탈 예정이었다. 국경넘은 이야기는 전에 포스팅을 참고해주시고.






2014년 12월 12일 20시42분 고락푸르 정션역앞


어쨌거나 무사히 네팔 국경을 넘어 다시 인도에 왔다. 고락푸르(Gorakhpur)는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아니라 국경넘는 스팟으로 유명한 도시다. 네팔에서 돌아온 여행객은 기차를 타기위해 고락푸르로 찾아오게 된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어디로 갈 것인가다. 럭나우를 거쳐 델리로 갈 것인지, 바라나시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하면된다. 거의 90%이상이 바라나시행을 선택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인도 하면 생각나는 갠지스강의 그 곳, 바라나시로 가기로 했다.


고락푸르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밤 기차가 2개가 있었다. 밤 10시30분와 밤 11시10분 기차였다. 일부러 밤기차를 선택한건 바라나시까지 7시간정도 걸리는데, 밤기차 슬리핑칸을 탑승하면 잠을 자고나서 도착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배낭여행객이 선택하기 좋은 시간대임이 분명했다. 밤 10시30분 기차를 타게되면 바라나시에 오전 5시에 도착하게 되니 애매하므로, 밤 11시 10분기차를 타는것이 탁월해 보였다.





정션역 앞에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챙겨먹고, 역으로 향했다. 같이 동행한 S언니가 없었더라면 저녁도 못챙겨먹고, 역에 쭈그려 앉아서 기차만 기다렸을 것 같다. 저녁먹는데 1시간정도 시간을 보내고, 밤 9시 15분쯤 기차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선 고락푸르 정션역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여기 분위기 왜이런가 싶을정도로 뭔가... 노숙자들이 많아 보이는 풍경인거다. 심지어 기차역 안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소때문에 "인도다... 여기 인도다...!"라며 휘둥그레졌기때문이다. 내가 가본 기차역에 꼴까타역과 다즐링역이 유일했기때문에 고락푸르역의 풍경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이 모습을 보고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기가 난민처인가요? 

아니다. 고락푸르역내 대합실이다. 사람들이 각자 챙겨온 담요를 꺼내 바닥에 깔고 잠이 든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싶다. 아마 추측컨데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진심 노숙자분들도 있을 것 같았다.





아직 기차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S언니는 화장실에 가신다고 배낭을 내게 맡겨두고 나가셨다. 언니가 다녀오고, 나도 화장실에 다녀왔다. 이때까지만해도 순조롭게 기차를 탈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고락푸르역 화장실 5루피 (2014.12.12기준/100원)





가만히 앉아있는데, 유독 사람들이 없는 부분이 있어서 올려다보니 위에 새줄이 있어서 새똥이 투하되는 구간임을 깨달았다. 

바로 벗어나기로 했다.






어차피 1시간 30분쯤은 더 기다려야해서 역 어딘가에 쪼그려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락푸르역에 웨이팅룸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도 못했으며, 기차가 철썩같이 올거라고 믿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방위에 올라 앉거나, 심지어 담요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잠을 잔다. 이게 인도 역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될줄이야...





여기서 첫번째 멘붕.

22시 30분. 바라나시행 밤기차가 출발해야하는데, 아무리봐도 바라나시행 기차가 지나간 흔적도 없는거다. 이 연착의 삘이 느껴지는 것이... 그래서 우리 기차가 올때까지 10시30분 기차가 언제 지나가는지 확인을 하기로 했다.





그때 알았다. 기차역에서 기차 운행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기차가 연착되었는지 몇번 플랫폼으로 들어오는지 확인해야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서 확인하는 전광판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안내판을 보니 22시30분 바라나시로가는 15004 Chaurichaura Exp가 3번 플랫폼으로 들어오는것을 확인했다. 근데 문제는 연착되어 도착하는 시간이 제대로 안나오는거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11시10분에 내가 타야할 55149기차가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질 않는거다. Gkpmuv passenger 기차였는데, 1로 시작하는 기차보다 규모가 작은 기차라서 그런지 전광판에 나오지도 않는 것이였다. 그래서 기차가 어느 플랫폼으로 들어오는지도 모르겠고, 한참을 헤맸다. (나중에 이 전광판이 아니라 역 근처에 쪼그맣게 종이에 쓰여있다는 사실을 다른 여행자를 통해 들었다.)





타야하는 기차에 대한 정보는 전혀 모르채 불안해져가는 마음을 꾹꾹 누르고, 바라나시행 22시30분 기차가 들어온다는 3번 플랫폼에 가보기로 했다. 천근만근한 배낭가방을 들쳐매고서, 플랫폼을 찾아가려니 정말 힘들다. 3번 플랫폼에 가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청년들이 단체로 서있는 쪽에 오게 되었다. 2A와 3A칸이 멈추는 쪽에 서있어서 제법 괜찮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중 청년들이 나와 S언니에게 말을 걸어왔다. 자기들은 바라나시에 대학시험이 있어서 시험을 보러 가는길이라는거였다. 10시30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30분정도 지연되서 곧 기차가 들어온다한다. 그래서 우리가 예약한 기차를 보여줬더니 자기들은 잘 모르겠다는거다. 





23시 05분. 기차가 지연되서 15004 Chauri chaura Express 기차가 왔다. 이 기차를 예약할껄 엄청 후회했다. 겨울철 인도의 기차들은 지연이 자주되기때문에 제 시간에 도착하리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는 것을 이때 처음 배웠다. 사람들이 복작스럽게 기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역무원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떠날 기차에 확정된 자리표를 붙이고 있었다. 다급하게 역무원에게 클리어트립으로 예약한 것을 보여줬더니 여기서 기다리라며 우릴 어느 벤치에 앉혀두고, 자기 일을하러 기차를 돌아다니며 예약표를 붙였다. S언니가 불안한 눈빛으로 우리 열차가 언제 어디로 들어오느냐고 물어보자, 기다리란다. 


나는 이 사람이 제대로된 정보를 주지 않을것 같아서 사진을 찍어둬야겠다며 스마트폰으로 촬영해두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 일을 다 마친 역무원 직원분이 우리에게 말했다. "커밍온~ 커밍온~~"

그렇게 휘적휘적 걸어나가는 그를 따라 플랫폼을 벗어나 따라 걸어갔다.





그리고 우리를 고락푸르에서 제일 끝에있는 9번 플랫폼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우릴 자리에 앉히더니 여기서 기다리면 기차가 온다고 한다. 그래요. 대체 언제오는건데요? 아무튼 이 사람을 100% 신뢰할 수 없으니 언제든 자리에 일어날 수 있게 배낭가방은 매고 기다리기로 했다. 여차하면 기차가 다른 플랫폼에서 떠나서 못탈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기차를 탔게요? 못탔게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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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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