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 회상 이야기
아무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생기면 기록을 하게 되있다. 책이라도 들고 나올껄 ㅋㅋㅋ 맨날 이렇게 되더라.

씨엠립에서 4일간 함께한 뚝뚝드라이버 PIN(29)를 소개한다. 처음 뚝뚝은 굉장히 무서웠다.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뚝뚝기사님들은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곤 해서 지쳤기때문이다. 씨엠립에선 자전거, 뚝뚝, 자동차를 빌려서 여행을 해야하는데 처음 같이 여행하기로한 대학친구 K군이 자전거를 타자고했다. 오 제발 ㅋㅋ 나 평소에 운동도 안했는데 그 더운곳을 자전거를 타라고? 그런데 K군은 바쁜 회사원이기에 못왔다. 결국 방콕에서 홀로 넘어오면서 좋은 인연을 만났고, 같이 따솜게스트하우스에 묶게 되었다.

따솜게스트하우스 입구에서 만난 뚝뚝드라이버 PIN오빠는 여느 뚝뚝과 마찬가지로 우리옆에 붙어 여러가지 제안을 했다. 오늘 선셋을 보러가는거 1인당 2달러 총 8달러에 해주겠다는거다. 저렴한 가격이라고 설득했고 우리는 오케이했다. 이때 2명은 다른 숙소 나와 YY오빠는 따솜에 있었는데, 보고나서 각각 데려다주겠다는거다. 그 사이에 YY오빠와 이야길 나누게 된 PIN오빠는 생각지도 않은 감동을 주게된다.ㅋㅋ YY오빠는 나머지 3명의 일정이 끝나면 혼자 씨엠립에 남을 계획이었다. 그래서 혼자남는 상황을 이야기했는데 PIN오빠가 "왜 혼자야? 내가 있잖아."라는 감동멘트를 날렸다는 후문 ㅋㅋㅋ

선셋을 보고나서 하루 일정이 끝나고, 다음날 아침 따솜게스트하우스 로비에 모였다. J언니와 Y오빠도 따솜게스트하우스로 옮기기로 했다. 내방이 싱글룸이없어 트윈룸으로 업그레이드되어서 추가비내고 둘이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여 앞으로 앙코르와트는 어떻게 다닐까 고민하는 사이에 pin이 지도를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스몰투어 빅투어 그리고 저멀리 사원보고 끝나는 빡빡한 일정이다. 여기다 둘째날은 앙코르와트 일출보고 똔레삽호수를 보는 것까지 포함했다. 3일간 1인당 35달러를 내기로 했다. 보통 2인 하루 12달러로 뚝뚝을 대여한다고 했을때 비싼가격일 수 있다. 더군다나 비수기이기도 하고, 4명을 한꺼번에 태우는 뚝뚝을 못봤기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혼자 여행할 뻔한 나에겐 말이다.



하지만 pin은 그 이상을 해주었다. 아이스박스를 들고오더니 안에서 물 1병에 1달러 주고 사야하는데 여기서 사가면 500ml 24병을 1달러에 살 수 있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담아 차갑게 유지해 뚝뚝에 보관할 수 있으니 구경끝나고 Pin에게 워터~하면 시원한 물을 건네준다.ㅎㅎ 다른 뚝뚝에겐 없는 서비스인셈. 그리고 친절하게 우리가 보고있는 책의 사진을 보며 알고 있는 역사이야기들을 소개해주었다. 가끔 19금 이야기도 해주면서 ㅋㅋㅋㅋ

팁까지 거의 40달러를 썼지만, 전혀 아깝지않았다. Pin은 우리 부모님 세대와 비슷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밑에 2명의 동생의 학비를 위해 열심히 뚝뚝기사로 일하는데, 3년전 따솜게스트하우스의 웨이터로 시작해 지금은 사장님께 뚝뚝을 빌려 오토바이값을 치르고, 자신의 뚝뚝을 갖기위해 팁으로 받은 금액을 은행에 저축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야길 나누면서 느낀건데 절대 자신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않는다.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나와 관광전공으로 일할 거라 이야기한다. 그의 미래의 계획에 깜짝놀랐다. 그에 비해 나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하기때문이다. 더군다나 영어를 정말 잘하는데, TV드라마를 보고 배웠다고 한다. 놀랍게도 일상회화 끝내주게 잘한다. 내가 그냥 단어를 던져도 다 이해한다.ㅠㅠ 나는 그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부럽다. 처음 웨이터로 일할때 영어메뉴판을 못읽어서 크메르어로 적어서 외웠다고 했다. 첫번째는 이거고.. 두번째는 이거고. 그리고 일본어도 꽤 많이 알던데 따솜게스트하우스에 일본인이 많이 와서 그런다고 한다. 내가 한국어를 배워보라고 했더니 어렵단다.ㅋㅋ 그래서 J언니가 출발할때 '고고씽~'을 알려줘서 매번 출발할때마다 다시 말하곤 했다. 뭐라고 말해야지 PIN? '씽씽고?'ㅋㅋㅋㅋ 조크를 아는 남자.


YY오빠의 제안으로 PIN 뚝뚝에 방명록을 만들고, 내가 1등으로 메세지를 남겼다. 그리고 아마 그의 뚝뚝엔 '사랑에 아픔이 있는 남자. 궁금하면 물어보세요.' 라고 쓰여있을지 모른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씨엠립 따솜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 PIN을 찾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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