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방문하는 카오산로드 인근 맛집, 나이쏘이 ก๋วยเตี๋ยวเนื้อวัวนายโส่ย (Nay Soey Beef Noodle). 왠지 한번쯤은 먹어봐야할 것 같은 궁금한 맛. 그러나 내가 나이쏘이를 찾아가게 된건 정말 우연찮은 일이 있었다. 바보같이 왓아룬 구경 후 수상보트를 잘 못타는 바람에 싸톤 선착장까지 갔다가 주황색 깃발 보트를 타고 카오산로드 근처로 향하는 파아팃 선착장까지 왔을때 였다. 태국의 우기임을 알려주는 것처럼 갑자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방안에 우비를 넣어두었으니 망정이지, 이렇게 사람 등짝을 후려칠만한 기세의 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늘 하루 하늘이 꾸물꾸물하더니만 기어코 비를 뿌려대니 말이다. 수상보트에서 내린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허둥지둥 길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우비를 입고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목적지를 잃고 말았다. 숙소로 바로 돌아가야하나... 아, 배도 고픈데 뭐좀 먹을까. 이대로 비맞고 돌아다니기엔 귀찮은데... 라는 잡생각을 할때쯤 길 건너에 보이는 식당이 있는거다. 잽싸게 눈치껏 도로를 건너서 우비를 탈탈 털고 천막 난간에 서있다 보니 보이는 한국어 간판, '나이쏘이'. 여기가 바로 한국인들이 그렇게 찾는 다는 곳이구나.
장대비를 피하기위해 찾은 곳이, 한국인들 사이에 맛집이라 알려진 그 나이쏘이였다. 우비를 탈탈털어 바닥에 내려놓고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이곳에 식사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를 피하기 위해 여기서 좀더 앉아있다 떠날기세였다. 방금 들어온 손님 하나는 나 하나. 직원이 다가와서 메뉴판을 건네준다. 메뉴판을 볼것도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나는 사람들이 다 먹는다는 Stewed beef noodle soup을 먹을 것이다. 소갈비국수. 작은 것으로 하나 주세욤.
나이쏘이의 메뉴판. 영어로도 쓰여있으니 주문할때 어려울 것 없다.
이것이 사람들이 그렇게 먹는다는 소갈비 국수 맞나? 가격대비 생각보다 실하게 올려주는 고기에 한번 반하고, 비내리는 이 분위기와 어울리는 국수라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태국에서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했기때문에, 태국에서 맛보는 나의 첫 음식이었다.
Stewed beef noodle soup S 50 THB (2013.8.14 기준 환율 35 / 1750원)
국물을 후루룩~ 한번 마셔주니, 우리나라에서 맛보는 무국(?)이랑 비슷한 맛이다. 국수 면발도 쌀국수같은 느낌이라 괜찮았고, 고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제법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음식이다. 이래서 많이들 찾아오는 것 같다.
테이블 옆엔 국수에 넣어먹는 다른게 있는데, 저 기름진건 뭔지 모르겠고, 고춧가루 정도 뿌려넣어주면 더욱 입맛에 맞는 국수를 완성할 수 있다.
비도 피할겸 국수 한그릇 먹고, 앉아서 멀뚱히 기다렸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꽤 많이 찾아왔다. 나는 비만 내리지 않았다면 이곳에 찾아오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태국에 왔는데 태국음식을 맛봐야지, 꼭 한국인에 입맛에 맞는 그런 메뉴를 먹어야겠어?"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그래도 먹어보니 나쁘진않다.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보니, 그 주룩주룩 내리던 비를 피해 들어왔던 나이쏘이의 국물 맛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나이쏘이 찾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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