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인 나를 위해 엄마가 문화생활을 도와주고 계신다. 요새 주말 조조영화감상에 빠진 울엄마. 벌써 3주째 영화관람이다. 그래서 생각지도 않은 영화관람을 하고 있다. <토르2> 3D를 볼까 <동창생>을 볼까하다가 3D안경을 끼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동창생>을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하고 가서, 내가 좋아하는 뒤에서 가운데자리를 꿰찰수 있었다. 아침에 직접 예매하면 꼭 커플 좌석으로 빠지게 되더라.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보는걸 제일 싫어한다;; BD가 커피마시라고 기프티콘을 보내줘서 사러가는 길에 엄마는 영화관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커피 캐리어를 들고서 인터넷 예매한 티켓을 찾으려고 창구앞에 섰는데, 앞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2명이 전화기를 붙잡고 끙끙대고 있는거다. 엄마한테 신원확인(?) 통화를 하고 나서야 매표소 직원이 발권을 해준다. 이게 뭐하는 상황인가 싶었다. 내 인터넷 예매 티켓을 찾고서 엄마를 찾아서 대기 의자를 둘러보는데 오늘따라 중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아니면 수능끝난 고3으로 보이는 고딩들...?)
안경쓴 꼬꼬맹이 두명이 엄마를 붙잡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엄마, 들어가자."이러니까 엄마가 꼬맹이 영화티켓 2장을 나한테 쥐어주면서 "얘네들 15세영화관에 보호자랑 같이 들어가야한대. 니가 가지고 들어가." 이러는거다. 의자에 앉아있던 엄마에게 무슨 영화 볼꺼냐고 물어본 이 꼬맹이들은 <동창생>이 보고싶은데, 15세 관람가라서 입구 매표소에서 신분증 확인을 한번더 확인한다고 한다. 그래서 보호자가 있으면 입장할 수 있으니 같이 들어가자는 말이었다. 그렇게 빅뱅 탑이 좋니?ㅋㅋㅋㅋ 그래도 이런 경험이 몇번 있는지 노련하게 부탁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요즘은 카페에서나 영화관에서나 중,고등학생들의 출입이 굉장히 자유로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등학생때만해도 '어떻게 그 가격에 카페에서 오렌지쥬스를 먹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엔 그냥 먹고싶으면 먹는 음료가 되버렸으니.
이 영화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생각나는 기분이 드는 공작원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남파 공작원이었다가 누명을 쓴 채 죽고, 북한 수용소에 감금된 남매에게 여동생의 목숨을 담보로 남으로 내려와 기술자가 되야했던 소년의 이야기다. 누가 고등학생을 기술자라 생각을 하겠는가. 여동생을 다시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건 임무 수령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쁜 여동생이니까 오빠가 지켜줄 마음이 생기겠지?ㅋㅋ
수용소 장면에서 리혜인이 오빠등에 기대며 "오라버니..." 이러길래, '여기서도 시각장애인 역할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에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신인가수 JIN 너만없다 뮤직비디오에 김유정, 엑소 시우민이 나온다길래 봤는데 그때 이미지가 꽤 강렬하게 남아있었나보다. 리혜인은 오빠를 위해 빨간색 목도리 뜨개질도 하는 멀쩡한 소녀였다.
이 장면에서 까무튀튀한 탑이 나오는데도 옆자리에 앉았던 중학생 소녀들은 연신 "완전 멋있지 않냐?"라는 감동의 멘트를 내뱉었다.ㅋㅋ
남으로 내려와 전학생으로 학교 생활을 한다. 그래도 이 영화의 제일 재미있는 깨알포인트가 이 학교에서 생긴다.
담임선생님을 한번에 제압하는 강대호의 모습에 빵 터짐. 영화가 어두운 분위기만을 연출하는 것은 아니였다.
어린 나이에 여동생의 목숨을 자기가 책임져야하고,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 소년.
마지막에 다이아몬드를 들고서 자신에게 남파 임무를 주었던 문상철을 만나러 가는 리명훈. 여기서 폭파장면이 있는데, 무슨 뮤직비디오 촬영도 아니고 물이 듬성 듬성 피어있는거에 혼자 빵터졌다. 영화가 끝나고 엄마의 한마디 "여지껏 영화관에서 본 영화중에 제일 영화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음... 엄마랑 여태 봤던 영화는 <설국열차>,<공범>,<그래비티>...
응? 이 장면이 있었나? 하는 영화 스틸컷.
'토커티브 실버리 > 나의문화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친구2 : Friend 2 (2013) (0) | 2013.11.25 |
---|---|
[영화] 헝거게임 - 캣칭파이어 : The Hunger Games Catching Fire (2013) (0) | 2013.11.21 |
[영화] 그래비티 : Gravity (2013) (0) | 2013.11.03 |
[영화] 공범 (2013) (0) | 2013.10.29 |
[영화] 위대한 개츠비 : The Great Gatsby (2013) (0) | 2013.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