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에서 4일간 여행을 했고, 이제 프놈펜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계획상 프놈펜을 거쳐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다시 태국 북부로 가려고 계획했기때문에 이동을 해야했다. 씨엠립에서 프놈펜으로 어떻게 이동을 해야할까 고민을 했는데, 내가 머문 숙소에서 프놈펜으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로가서 티켓을 구입해야하나 한참 고민했는데 숙소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었다. 숙소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프놈펜으로 가려는 버스티켓을 구입한다고하니 5.5달러를 달라고했다. 씨엠립에 있는 대부분 숙소에서 버스 예약 대행을 해주는 듯 하다. 직원이 내게 건네준 티켓은 Capitol tour 회사의 버스였다. 전날 미리 예약을 했기때문에 티켓에 좌석 번호를 적어주었다. 버스가 제법 자주 있었는데 오전 9시 30분으로 골랐고 숙소앞으로 9시에 픽업 버스가 온다고 했다.



Capitol tour 씨엠립에서 프놈펜 버스 이동 5.5 USD (2013.9.7 기준 / 6125원)


2013년 9월 7일 9시 00분




느긋하게 숙소에서 주는 조식을 먹고있는데 픽업 버스가 8시 50분에 온거다. 황급히 짐을 싸들고 나와서 버스에 올라탔더니 숙소 직원이 따라나와서 체크아웃을 하라는거다. 같이 방을쓰던 J언니가 하루 더 프놈펜에 머물예정이라서 체크아웃은 언니가 한다고 이야길했더니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보라색 미니버스가 나를 데리러왔는데, 다른 여행객들도 탈줄 알았는데 버스터미널까지 나혼자 태우고 이동을해서 당황 좀 했다. 





9시 05분


버스가 씨엠립 시내쪽 (펍스트리트 방향)으로 내려가더니 터미널에 도착했다. 내리란다. 

첫번째로 도착한 곳이 Capitol tour의 터미널이였다. 외국인 여행객이라곤 나 혼자여서 또 한번 당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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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앞쪽에 내가 타야할 버스인 9시 30분이 적힌 버스가 있었다. 크메르어를 읽지 못해서 출발지를 모르겠지만 프놈펜으로 가는게 맞겠지? 가방을 아래쪽에 실어야할까 고민을 했는데 캄보디아 버스에서 분실사고가 많이 생긴다고해서 가방을 가지고 타기로 했다. (커다란 배낭가방이었는데 내 좌석옆에 내려놓기로 했다.) 버스티켓을 보여주니 이 버스가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니 맞는거겠지뭐.





자... 버스는 익숙한 한국의 중고버스다. 그래서 더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내 좌석번호가 18번이었는데 창가쪽이었다. 그래서 가방을 놓아두기에도 좋았고. 버스 창가엔 "회사에서 니 물건을 책임지지 않으니 소지품관리를 잘하라." 라는 중요 공지사항이 적혀있다. 그렇다. 짐칸에 내가 짐을 내려놓아도 이 버스회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거다. 그래서 배낭가방을 내 자리밑에 내려놓는것을 택했다.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지만 쪼그려 앉아 가기로했다.





9시 56분

9시 30분에 Capitol tour 터미널을 출발하더니 또 어느 버스터미널에 들렸다. 알고보니 씨엠립 버스터미널이었다. 여기도 한국에서 건너온 중고버스들이 한가득이다. 10시에 프놈펜으로 향하는 버스인지 여기서 한가득 손님들을 태웠다. '아무리 비수기라도 외국인 한명은 타겠지?' 라는 생각은 와장창 무너졌다. 45인승 버스안에 캄보디아 현지인들과 외국인이라곤 나 혼자뿐이었다.






나... 무사히 프놈펜에 갈 수 있겠지?



버스에서 긴장감을 유지했고, 내 옆자리엔 어떤 회사 유니폼을 입은 아저씨가 앉았다. 가방을 자리 아래에 두고 불편하게 앉아있는 나에게 시선을 주더니 별로 나에대해 관심이 없으셨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들으며 씨엠립을 벗어나는 풍경을 바라보기를 한참...





11시 32분

첫 휴게소에 도착했다. 그러고보니 씨엠립에서 프놈펜까지 몇시간이 걸리는지 확인을 안해봤다. 휴게소에 내리고보니 버스에 나 말고 외국인이 한명더 있는걸 발견했다. 그런데 그사람 일행이 캄보디아 현지인이 있는걸 봐서는 나같이 여행온 사람은 아니었나보다. 뻘쭘하게 휴게소에 들어가서 화장실부터 다녀오고나니 다들 점심시간이 되서 그런지 다들 식사를 하는 분위기였다. 



'뭘... 먹어야할까?' 고민하다가 긴장을 해서 그런지 배는 고프지 않아서 넘기기로 했다.





휴게소 앞쪽엔 간이 매점같은게 있는데 여기서 간식거리를 사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걸 구경하고 있는 나는...




사실 할게 없어서 버스에 올라타 앉아있고 싶었는데, 문을 굳게 닫았다. 버스 엔진을 식히기 위해 뒷쪽 문을 열어 두었다.

휴게소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려는데 기사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셨다.






11시 56분

어제 J언니랑 1달러씩 내서 망고스틴 2kg을 샀는데, 챙겨오길 잘했다. 내 자리에 쪼그려 앉아서 망고스틴을 챱챱하며 점심을 대신했다. 왜 망고스틴이 과일의 여왕이라 부르는지 알겠다. 캄보디아 유심칩을 구입해서 데이터 충전을 해둔터라 스마트폰을 쓸수 있었는데 이곳 휴게소에서는 3G도 2G도 아닌 G가 희미하게 잡혔다. 그래서 GPS 지도도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무용지물이었다.


씨엠립 하이웨이 6 길거리노점 망고스틴 2kg 2 USD (2013.9.6 기준 / 2237원)





14시 11분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데, 길가에 집들이 있어서 고속도로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또 버스가 달리더니 두번째 휴게소에 들렸다. 그래도 화장실에 안들리면 후회할것 같아서 화장실로 향하는데 해먹위에 낮잠을 자는 아이와 모이를 찾아 달리는 닭을 보았다. 이렇게 평화로운 분위기가 이어질줄 알았는데, 갑자기 울리는 여자아이 울음소리에 놀랐다. 해먹위에 아이를 올려놓고 아빠처럼 보이는 사람이 엉덩이를 때리는게 아닌가. 정말 깜짝놀라서 두눈을 휘둥그레하고 쳐다보는데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안쓴다. 이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내 기준과 관습대로 평가해서는 안되는데... '어떻게 아이를 저렇게 때릴수 있지...' 하며 고개를 돌려야했다. 정말 아무도 아이가 맞는 모습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버스문이 닫혀있어서 올라타지도 못하고, 휴게소 입구앞에 서있는데 그 시간이 정말 길었다.ㅠㅠ




16시 02분

버스는 달리고 달려 한참을 달린다. 스마트폰에 담아두었던 동영상을 보고 있는데, 내 뒷자리에 앉아있던 꼬마아이가 보고싶었나보다. 그래서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꼬마아이와 자리를 바꿨다. 내옆에 있던 아저씨는 아이패드를 가지고 계셨는데 캄보디아에서도 부유한 층에 속한듯 싶었다. 아저씨는 자리를 옮기더니 축구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동영상을 보면서 내 옆에 앉아 뚫어지게 바라보는 아이를 의식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가 창가를 보는데 특이한 뚝뚝이를 발견했다. 보통 뚝뚝이는 마차형태로 2명씩 타는걸 봤는데... 

이건 거의 버스 수준이었다. 오 신기한데? 





하늘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이거 왠지 불안하다. 삼성 간판의 등장. 그리고 강가를 거니는 사람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에 도착한 기분이다. 그래도 버스는 한참을 달린다.




17시 03분

프놈펜에 도착했다. 나는 소리야 터미널에 도착할줄 알고 지도를 확인해 두었는데 내가 내린 장소는 Capitol tour 프놈펜 터미널이었다. 진짜 당황당황해서 여기가 어딘지 멘붕이왔다. 스마트폰 없었으면 어디인지도 몰랐을걸 생각하니 오싹했다. 밖엔 비가 내리고 있는데 가방이 방수기능이 없어서 배낭가방을 매고, 비옷을 챙겨입고 내리니 뚝뚝이 아저씨들이 내게 달라붙었다. 씨엠립에서 프놈펜까지오는데 8시간정도 걸렸네.


어디가냐고 계속 재촉하면서 말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디로 길을 나가야하는지 몰라 쉽게 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으니 옆에와서 계속 어디를 가냐는거다. 나는 됐다고 손짓을 하며 우선 큰길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리버사이드지역에 호스텔을 예약해두어서 강가로 가야하니 오른쪽으로 쭉 가면 길이 나오겠지싶었다. 이럴때 스마트폰의 위력. 바로 GPS를 켜서 위치확인한후 걸음을 옮겼다. 뚝뚝이 아저씨들이 5달러를 불러제끼는데 안탄다고 손을 내저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프놈펜 내에서 관광객은 2달러면 어떤 관광지든 갈 수 있다. 5달러는 사기수준의 가격이었던셈. 그나저나 나는 이곳이 어딘지 모르는 초조함과 함께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으로 빗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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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Capitol tour 위치





17시 25분

처음 내가 생각했던 소리야터미널 인근으로 걸어나왔다. 비가 내리는데 느꼈던 불안함이 이제서야 구글 로드뷰로 한번 보았던 장소를 발견하고 기뻤다. 트루커피와 럭키버거. 이게 반가울줄이야. 어쨌든 프놈펜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이대로 리버사이드에 있는 숙소까지 걸어가게 될줄은 몰랐다.ㅋㅋㅋㅋㅋ 진짜 유심칩에 데이터충전 안했으면 프놈펜에서 대 혼란을 맞이했을듯. 근데 이게 그렇게 위험한 행동인것도 나중에 알았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걸어다니면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낚아채서 훔쳐간다고 한다. 특별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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