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파 맛집
Sapa Lotus Restaurant
베트남 사파에 야간열차를 타고, 미니버스를 타고 도착한 아침. 아침에 호텔 체크인이 안되는 관계로 짐만 맡기고 아침식사를 따로 하기로했다. 아침에 씻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찜찜한 기분으로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아무것도 모른채로 가방을 맡기고 밖으로 나왔다. 여행사에서 같이 투어를 신청한 말레이시아 60대 할머니 두분과 함께하게 되었는데 같이 아침식사를 하자고 하셔서 사파 길거리로 나왔다. 지도의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안개가 자욱히 깔리고 촉촉한 이슬비가 내리는 이곳의 첫인상은 조금 색달랐다. 정말 높은 산속에 올라온 느낌.
호텔에서 조금 멀지 않은 곳으로 나오자 곳곳에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이 많이 있었다. 하노이에서 무리해서 커피원두를 사는 바람에 베트남 동이 얼마 없던 관계로 식사를 할때 써야하는 금액이 굉장히 신경이 쓰였는데, 아침뷔페가 7만동이라고 하는거다. 그래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들어갔다.
Sapa Lotus Restaurant 란 세트로앙인데 제법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안에들어가서 1인당 7만동씩 선불 계산을 하고, 편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셀프로 가져다 먹으면 된다. 식당안에 아웃도어 브랜드로 한껏 멋을낸 한국인 무리들이 있어서 이곳 식당이 그리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되려 그 한국인들이 말레이시아 할머니들이랑 같이 있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딱 봐도 한국인 같은애 인데, 어줍잖은 영어실력으로 할머니들이랑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 말이지...
접시 하나를 들고 먹을 만한 메뉴들을 살폈다. 잘 모르겠으면 하나씩 가져다가 맛보는거다.
베트남 답게 쌀국수 코너가 있어서, 앞에 있는 직원에게 쌀국수를 이야기하면 면을 삶아준다.
계란후라이가 먹고싶으면,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면 앞에 챙겨주니 꼭 물어보자.
분위기는 가정식 식당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사파의 쌀쌀한 날씨와 분위기도 있지만... 그래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내가 골라담아온 이것저것. 쌀국수도 담아오니 옆에 계시던 말레이시아 할머니들이 쌀국수를 좋아하냐고 물어온다. 보통은 아침에 국수를 먹지않지만 있으니까 먹는다고 하니 "한국인들은 면 종류 좋아하지 않아?" 이러시며 자기네 동네에 한국인들이 많이 산다고 하셨다. 말레이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거라곤 에어아시아 뿐이라고 하니 깔깔 웃으신다. 한류때문에 그런지 한국 드라마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셨다. 내 어색한 영어 실력을 다 이해하실수 있는 영어실력을 자랑하셨는데, 말레이시아는 영어랑 만다린어를 같이 사용한다고 하셨다. 우왕, 그렇구나.
대게는 또래 여행객과 친해져야하는데, 할머니들이랑 여행다녀야하니 불편하지 않겠냐며 미안해하셨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할머니가 생긴거라 생각하며 편하게 대하라며 이것저것 챙겨주셨다. 이것도 먹어보렴, 저것도 먹어보렴 ㅋㅋ
바게트빵위에 잼이랑 버터를 바르고, 소세지같은걸 올려먹으니 제법 맛있었다.
쌀국수는 고수(팍치)를 올리지 않는다면, 먹을만 하다. 아무래도 이슬비가 내려서 그런지 국물이 확실히 맛있더라.
그렇게 할머니들과 사파에서 함께한 첫끼 식사. 이와중에 알게된 사실은 나랑 할머니들이 같은 여행상품을 신청했지만, 내가 결제한 가격이 훨씬 저렴했다는거다. 알고보니 나는 호텔 룸, 기차 좌석, 그리고 조식이 포함되지 않은 제일 저렴한 상품으로 예약이 되어있었고, 할머니들은 그야말고 좋은 룸, 기차도 1층, 조식 포함이 된 풀 옵션 상품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일 조식이 포함되지 않은 걸 알고 위기다 싶었다. 베트남 돈이 없어서 뭘 사먹을 돈이 없던거다. 결국 비상금 달러를 꺼내 환전을 해야하는데, 사파의 환율은 그 어느곳보다 최악이었다. 하노이에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올껄.
Sapa Lotus Restaurant 아침뷔페 70,000 VND (2013.9.26 기준 / 35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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