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돌아가기


빠이에서의 4박을 하고, 치앙마이로 돌아가던 날. 한가지 실수를 할뻔했다. 빠이에 오자마자 치앙마이로 돌아가는 버스를 미리 예약해두었었는데, 특이하게 2013년이 아니라 태국불기로 쓰여있었다. 이때 년도에 신경쓰고 있어서 날짜를 못봤는데, 내가 돌아갈 10월 6일이 아니라 10월 5일로 예약이 되어있던거다. 헐... 마침 티켓을 5일날 아침에 확인을 했고, 당일 버스가 출발하기전에 허겁지겁 빠이 터미널 매표소에 달려가서 "Time Change~~" 라고 했더니... 굉장히 쿨하게 "when?" 이라 물어보셔서 당황했다. 한바탕 물고늘어지고, 수수료를 지불해야할꺼라 생각했는데 너무나 쉽게 예약을 바꿔주시는거다. 이게 시골 인심인가? 


내가 제대로 확인을 못한 이유도 있었지만, 분명히 일요일이라고 말하면서 예약을 했었는데 왜 토요일로 예약이 되어있었냐 말이지. 좌석선택도 미리했었는데, 일요일로 바꾸는것에는 맨앞자리가 없어서 운전석 뒷자리, 입구 바로 옆을 골랐다. 아무래도 빠이의 그 고통스러운 고개를 넘어가는데 더이상의 뒷자리는 앉을 수 없다.




2013년 10월 06일 9시 19분


빠이가 아주 조그만 동네라는걸 실감하는건, 숙소에서 15kg 배낭가방을 매고서 슬렁 슬렁 걸어나왔는데도 금방 터미널에 도착했다는거다. 10시 버스를 예약했는데, 너무 일찍나왔다. 마땅히 할것도 없어서 아침이나 먹을까 했지만 그냥 공복으로 버스를 타는게 나을 것 같다. 버스터미널 의자에 앉아서 그냥 멍때리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이 버스가 치앙마이로 가는건가 살펴보기도 하고...


대부분 아야서비스를 이용해 치앙마이를 오고가는지, 아야서비스 앞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터미널은 꽤나 한산한 분위기다.




2013년 10월 6일 11시 26분


어쨌든 10시에 미니버스는 출발. 이번에도 내 가방은 미니버스 입구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내가 바로 그 옆자리 앉았으니 가방은 아주 안전했다. 사람들이 멀미를 하는지 차안은 굉장히 고요했다. 미리 다운로드 받아둔 동영상들을 보면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차에 몸을 맡긴지 1시간 30분쯤 지나갈때 휴게소에 들렀다. 빠이에 오던날 들렸던 그 커다란 휴게소다. 산속에 있는 휴게소와 어울리지 않은 커다란 휴게소.


빠이휴게소 화장실 3 THB (2013.10.06 기준 / 105원)





2013년 10월 06일 12시 28분


창밖에 뭔가 번화가 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치앙마이에 거의 다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2013년 10월 6일 13시 05분


그리고 처음 빠이에 갈때 내렸던 치앙마이 터미널에 도착했다. 미니버스에 내리자 마자 사람들이 멀미에서 벗어난 해방감으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움직인다. 나도 이제 치앙마이에 어느 숙소로 갈지... 뭘 할지 정해야했기때문에 가방을 받고서 한참을 터미널을 떠나지 못하고, 터미널 의자에 앉아서 치앙마이 지도를 살펴봤다.


 



치앙마이에만 있기엔 심심할테니까 원래 라오스에 들리면서 갔어야할 치앙라이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빠이로 가는 터미널은 치앙마이 구 터미널이고, 방콕에서 솜밧투어 버스를 타고 내렸던 치앙마이 신 터미널로 가면 커다란 그린버스 매표소가 있다. 거기서 치앙라이행 버스를 예약하면 된다고해서 쪼르르 길을 건너서 터미널에 갔다. 이 매표소에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우선 번호표를 뽑아야한다.





저어기 오른쪽에 보이는 스크린에서 뭘 눌렀더니 종이가 드륵 나온다. 태국어로 쓰여있던것 같은데, 그냥 첫번째꺼 누르면 되는것 같다. 여러 버튼이 있는데, 아마 버스 문의 창구랑 버스 티켓 예매 창구가 나눠져있는것 같았다. 그런데 그냥 아무거나 눌러서 기다리니 해주던데...




10월 10일에는 치앙라이에 한번 다녀오기로 했다. 태국 불기인 10/10/2556 로 쓰여있다.


치앙마이 그린버스 매표소 치앙라이행 버스 147 THB (2013.10.06 기준 / 5145원)


나중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이씨 오빠랑 같이 치앙라이에 가느냐고 치앙라이행 버스 시간표를 님만해민에 있는 그린버스 사무실에서 바꿨더니 수수료를 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커다란 배낭가방을 매고 치앙마이 터미널을 나오자, 앞에 서있던 썽테우 아저씨가 성급하게 손을 흔들며 타라고 재촉한다. 내가 어디를 갈지 어떻게 알고 이렇게 재촉하지... 뭔가 방콕의 뚝뚝이 기운이 느껴져서 왠지 이 차를 타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알고보니 썽테우에 사람을 가득 채워서 돌아다니는게 나아서 채우려고 그랬던것 같다.) 그래서 앞에 세워진 썽테우 말고, 길을 좀 나가서 지나다니는 썽테우를 잡아 타기로 했다.




여기가 맞는지 가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서 세븐일레븐이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서 나갔다. 여기서 오른쪽 골목으로 나가니 양옆으로 오토바이 렌트를 해주는 샵들이 늘어서 있고, 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나온다. 한 10분쯤 걸어 나가보니 커다란 길가가 나왔다. 이제 지나다니는 썽테우를 잡아타기로 한다.





팔락팔락 손을 흔드니까 썽테우 한대가 섰다. 운전자아저씨 옆으로가서 "님만해민- 님만해민- 하우머치?" 이러니까 60바트를 부르신다. 원래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탔다. 근데 이게 왠걸 ㅋㅋㅋ 완전 택시수준이었다. 가는 동안 아무도 이 썽테우를 타지 않아서 내 목적지인 님만해민으로 스트레이트로 달린다. 치앙마이 썽테우 기본료가 20바트인데, 치앙마이 아케이드 터미널까지는 거리가 제법 멀어서 40바트 정도는 줘야한다고 했다. 근데 나는 혼자서 썽테우를 타고 60바트에 타고 가는거니... 뭐... 나쁘지않은 가격이지.


치앙마이 썽테우 아케이드 - 님만해민 60 THB (2013.10.06 기준 / 2100원)




썽테우 뒤에서 치앙마이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뭔가 방콕과도 다른 분위기... 태국의 제 2도시라는데, 더 깔끔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에게 심적으로 정신상태를 혼란스럽게 했던 빠이에서 탈출했다는 기쁨, 그리고 난 도시를 더 좋아하니까 도시 분위기의 치앙마이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특히 치앙마이는 해자를 둘러싸고 있어서, 이렇게 물이 흐르고 있는게 좋았다. 갑툭튀 LG전자.






이렇게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탈출 성공!!




크게 보기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