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스탄 우다이뿌르에 온지 3일째. 최대 성수기(?)답게 라자스탄 전역에서 한국인을 만나는게 정말 쉽다. 나 또한 바라나시부터 함께한 동행이 있어서 매일 한국어를 쓰며 외롭지않게 때로는 위험에서 안전하게 여행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의 기억들을 기록하면 좋았으련만 매일 같이 생기는 사건 사고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 기억들이 사라지기전에 온전히 기록으로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오늘 하루 잠들기전에 짤막한 글을 써보려한다.

기록에 대해 자극을 받은건 쿠리 낙타사파리에서 만난 J양과 S양 덕분이다. 한명은 노트에 펜으로 열심히 기록하고, 다른 한명은 모바일을 활용해 메모를 남긴다. 둘의 방식은 다르지만 틈틈히 시간이 있을때 기록을 하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나도 작년에는 기록을 매일 남겼지만, 실시간 기록의 문제점은 실시간 피드백으로 전해진다는 것이다. 내가 인터넷에 올렸던 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작은 파동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덜컥 겁이 나기시작하면서 글들이 과거형으로 진행되는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을 만나며 나의 기록의 소홀함을 느끼고 다시 나의 시간을 만들어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의 인도여행이 철저히 관광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관광지에 혈안이된 헌터처럼 이곳저곳 누비기를 원하는 나와는 달리 동행하는 H양은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어 도시에 녹아들 줄 안다. 나는 경계하고, 사람을 평가하는 반면에 열린마음으로 그윽한 시선을 줄줄 아는 친구다. 정말 배울점도 많지만... 가끔은 나와 패턴이 맞지않아 힘이 들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자주 H양과 이별을 고하지만 아직까지 함께하고 있다.ㅋㅋ 자길 버리지 말라고, 내가 자신을 놓고 떠나는 꿈을 꿨다는 귀여운 친구다. 아마 며칠뒤에 마지막 행선지인 디우(diu)를 함께 갈 것같다.

나의 다른 행선지인 남쪽으로 이동하려고 찾아보니 기차예약이 전보다 쉽지않다. 별로 이용하지않는다는 우다이뿌르 시티역에 기차예약사무소에 다녀왔는데 여권사본을 제출해야 외국인쿼터티켓을 발권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헛걸음을 하고 돌아와야했다. 그냥 여행사에서 대행할 걸 그랬나보다. 여행사에서 대행한 티켓들도 전부 자리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불안하다. 인도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다시 혼자가 될 준비를 하려하니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아름다운 피촐라호수를 두고, 이런 저런 생각들로 시간을 보낸다는게 아쉬울뿐이다. 아름다운 기억 뒷편엔 현실로 돌아가야할 내가 있으니...

오늘 호텔 미네르바에서 파티가 있나보다. 처음엔 인도에서 들리는 으레 소란스러움 인줄 알았는데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한국인같다고 느끼는 순간 포미닛의 <핫이슈>노래가 나온다. 밤10시부터 시작된 이 파티가 언제끝날지 모르겠지만... 인도는 정말 소음에 관대한것 같다. Everyting is No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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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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