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깊었던 사건이다. 오늘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객들과 함께 디우피쉬마켓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남자 4명 여자 4명으로 구성된 이 멤버들은 쪼르르 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오고 있었다. 나와 다른 일행이 무게를 재야해서 숙소에 가장 먼저 도착했는데, 다른 일행들이 너무 안와서 다시 길가로 나가보니 근처 사원앞에서 실갱이가 벌어졌다. 가까이가서보니 왠 인도아저씨 한명을 꽉 잡고 있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일행중 한 여자분의 엉덩이를 꽉 만지는 성추행을 했다고 한다. 대낮에 일행들이 있음에도 벌어진 일이었다. 남자여행객분들이 있어서 그 남자를 붙잡고 추궁을 하는 사이에 이벤트가 벌어지니 동네사람들도 모여든다. 이 상황을 목격한 주변에 있던 릭샤아저씨가 그 성추행을 벌인 아저씨의 뺨을 내려쳤다. 범인을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하니 주민들이 경찰서의 위치를 알려주며 구경하려고 득달같이 달려든다. 다행히 가까이 경찰서가 있었고, 그 남자를 이끌고 경찰서로 들어갔다. 길거리는 구경하는 마을사람들로 난리가 났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 곳의 높은 경찰인지 배불뚝이 경찰아저씨가 지프차를 타고 등장했다. 그리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성추행 범인에게 다가가 뺨을 3~4대 거세게 후려쳤다. 나는 그 소리에 너무 놀랐다.
그리고 지프차 뒷칸에 범인을 싣고는 우리보고 같이 가겠냐는 거였다. 성추행을 당하신 분은 이 정도면 되었다 했지만 남자여행객분이 경찰서에 다녀오시겠다고 하고 상황은 일단락 되었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찰서에 다녀오신 그 분들의 이야기로는 범인을 채찍으로 내려치며 때리더란다. 인도는 즉결심판인가보다;; 보통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면 여자여행객은 혼자 화를 내는 것 이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이번 사건은 내게도 제법 충격적이었다.
작은 마을 디우에서 마을사람들이 다 알법한 핑크셔츠를 입은 범인아저씨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마을에서 살까싶다. 결혼은 하신분일까...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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