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마이솔에서 뱅갈루루로 이동하기로한 아침부터 시작되었다. 원래 뱅갈루루에서 1박하고 마이솔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호스펫에서 마이솔로 바로 가는 기차가 있길래 일정을 변경해서 마이솔로 갔다. 마이솔궁전의 야경을 보려면 일요일에 가야했지만, 일정상 그렇게 할 수 없어서 평일에 갔는데 마이솔도 생각한것보다 큰 도시였고 화려한 궁전도 멋졌다.

마이솔유스호스텔은 1박에 125루피라는 착한 가격으로 숙박할 수 있었고, 예산이 똑떨어진 나같은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그런데 학교단체여행객이 오는 바람에 40인실 도미토리가 꽉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겨우 침대하나를 배정받고 푹 자려했는데... 아침 5시부터 알람소리에 깨는 부지런한 여자들. 7시에 모이기로 했는지 다들 일사분란하게 준비하더라. 덩달아 일찍일어나는 바람에 10시15분 기차를 타려던 계획을 변경해 버스를 타고 뱅갈루루로 가는 방법이 낫겠다싶었다.

기차는 제너럴로 타볼 생각이었는데, 어젯밤에 예전에 MBC에서 했던 <두남자의 좌충우돌 만국유람기 -인도편>을 봤는데 제너럴 기차에 서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에피소드가 나오더라. 정말 북적이는 제너럴은 배낭가방을 가지고타볼 용기가 나지않아서 버스가 차라리 낫겠다싶었다. 시내버스타고 센트럴 버스스탠드 근처에서 내려 무사히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뱅갈루루가는 버스도 잘 탔다.

그런데 이 버스 온갖 동네를 다 들려서 뱅갈루루로 가는 Non AC버스였다
가격은 착한데... 맨뒷자리에서 여러번 점핑을 해야했고, 가방안에 있던 물통에서 물이 새는 바람에 다 젖은 가방을 털어내야했다. 가방안에 있던 노트와 돈까지 다 젖은 바람에 살짝 짜증까지 났다. 3시간쯤 걸릴 꺼라 예상은했지만 뱅갈루루 시내에 들어서자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히 뱅갈루루 시티역과 가까운 버스스탠드로 갈줄 알았는데 웬 쌩뚱맞은 정류장에서 세워주는거다.

진심 유심칩에 데이터충전을 해둔 것을 감사해하며 길건너 시내버스를 타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조회했을때 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올라탔는데, 이 버스가 역으로 안가길래 당황했다. 알고보니 구글맵과 루트가 달랐던 것 인데 버스에서 내려야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무사히 뱅갈루루 시티 버스스탠드인 캠페고다버스스탠드에 도착해서 뱅갈루루 시티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클락룸에 가방을 맡기고 숨좀 돌리니 13시다. 차라리 마이솔에서 기차를 탔으면 편하게 왔을텐데 하는 후회가 물밀듯이 들었다. 어쩌겠느냐 이미 지난일인것을...

이제 뱅갈루루의 시내인 엠지로드인 버스를 탈 차례. 138번 버스가 엠지로드 근처로 지나간다해서 타려고 했는데 멘붕 캠페고다 버스스탠드가 너무 커서 버스를 찾을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헤마다가 길밖으로 나왔고 서있는 오토릭샤가 보이길래 엠지로드의 시티은핸에 가달라고 했더니 알겠단다. 미터기로 간다고하길래 '왠일이지?'는 순식간. 갑자기 내게 엠지로드까지 14km 정도 떨어져있고 km당 25루피 요금을 달라한다. 한참 생각해보니 그렇게 멀리 떨어진 거리가 아니였다. 그리고 달리면서 슬쩍 미터기를 꺼버리는거다. 나에게 사기를 치려는구나. 그래서 잠시 정차한순간 냅따 내려버렸다. 당황한 릭샤왈라가 무슨일이냐 한다. "당신이 나한테 거짓말 하고 있잖아. 나 안타."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걷다보면 엠지로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게 왠걸 !! 일방통행길이라 엠지로드 방향으로 버스는 이 길로 다니지 않더라. 릭샤를 세워도 한참 돌아가야한다며 150루피를 달라한다. 어떤 릭샤는 승차거부까지 한다. 110루피까지 깎았지만 이미 어제 뱅갈루루를 다녀간 S군이 역에서 엠지로드까지 93루피를 줬다는 정보가 있었기때문에 한참을 걸어나온 나에겐 비싼 가격이었다. 지도를 보고 걷기로 결정했다. 역에서 엠지로드까지 약 4km.

마스크를 쓰고 30도의 햇빛을 쬐며 걸었다. 오늘 썬크림을 제대로 못발랐는데 신경쓰인다. 걸으며 오늘 식사는 근사하게 하겠노라 다짐하고 소고기스테이크를 판다는 식당을 목적지로 하고 걸었다. 정신없이 걸어가서 도착한 식당이 어찌나 반갑던지. 스테이크 와구와구 먹고 어쩐지 말걸며 잘해주던 웨이터가 팁을 요구해서 팁도 줬다. 무슨 콜라가 60루피야.

식사도 든든하게 했겠다. 마무리는 스타벅스! 뭄바이에서 충전했던 카드잔액을 다쓰려고 방문하기로 생각했던 곳이였다. 그런데 또 하나의 시련이... 카드 잔액 65루피를 못쓰고 충전응 해서 써야한단다. 무슨 소리냐 ... 카드잔액과 현금을 복합결제할 수 있는데 직원은 계속 웹사이트에 카드를 등록해야한다고 한다. 결국 내가 포기하고, 웹사이트에 등록하고 온다고 주문을 미루고 와이파이를 잡아 카드를 등록했다. 인도주소를 입력해야하는데 그냥 뉴델리라 입력하고 등록을 해버렸다. 다시 주문을 하러 가서 카드에 잔액을 쓰고 나머지는 현금결제 한다니까 100루피를 카드에 충전을 해버리고 카드에서 결제를 해버린다.

직원과 의사소통이 안되서 심통이 난 나는 미간에 힘을주고 짜증이 난 상태였는데 갑자기 직원이 사근사근한 미소를 짓더니 무료음료쿠폰 당첨이 되었다한다. 한국에서 한번 당첨이 안되던 설문조사가 인도에서 되었네... 이 무슨 병주고 약주고야.

안타깝게도 스타벅스를 갈 수 있는 마지막 도시가 뱅갈루루이기때문에 조금있다 나갈때 커피를 주문하기로 했다. 맥도날드에 들려 기차에서 먹을 햄버거를 포장하고, 역으로 돌아가야하는데 버스를 8대 정도 물어보았지만 캠페고다버스스탠드로 가지 않는다하여 오토릭샤 공략. 5대가 승차거부. 진이빠진다. 대체 왜 안간다는 거야? 다른 도시같으면 어이없는 가격을 부르며 태우려고 하는데 뱅갈루루는 참 이상하다.

결국 돌아가는 길도 걸어가기로 했다. 완전 꿀잠자겠구나 싶다. 시간이 얼마없어 빠른 걸음으로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다나소우다 앞을 지나고, 역주변에서 여자들이 모여 시위하는 현장도 보았다. 이렇게 사리입은 여자를 많이 보는건 처음이었는데 여자경찰들이 정말 많이 나와있더라.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는 모르겠는데 한쪽 도로를 다 차단해서 차가 엄청 막혔다. 캠페고다로 가는 버스를 발견했지만 차막혀서 끙끙대는 것보다 걸어서 돌아가는게 더 빠를 것 같았다. 그리고 기차시간 20분을 남기고 무사히 역에 도착해 클락룸에서 짐을 찾아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는 것 까지 성공했다. 만신창이가 따로 없고, 포장해온 콜라는 다 흘리고... 가방엔 뭐가 잔뜩 묻어있다. 정신없는 뱅갈루루였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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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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