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즐링 일본절과 피스파고다

Japanese Temple & Peace Pagoda



다즐링여행중 제일 특별했던 기억을 꼽자면 현지인 아이들과 함께한 하루였다. 다즐링에서 식사를 위해 맨날가던 쵸키네에서 Y오빠랑 N군이 현지인 여학생들과 제법 친해진 상태였다. 계속 Y 오빠랑 같이 어딘가를 가고싶어하던 아이들이였는데, Y오빠랑 N군이 떠나고 점심을 먹던 나에게 "내일 우리랑 같이 놀러가요!"라고 제안을 해온거다. 그때 다즐링에 혼자 머물게 될줄 알고, 이 아이들을 뭘 믿고 따라나서나 싶어서 고민을 하다가 I언니랑 같이 그 친구들의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그렇게 함께 하게된 이들과의 하루. 알고보니 이들이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었기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함께 가게된 현지인 아이들(?)이라고 해야하나... 초우라스타광장에서 가까운 R.K.S.P School에 다니는 친구들이었다. 인도인이지만 네팔인쪽에 가까운 아이들이였다. 교복도 네팔리스타일의 옷을 입고다니는 학생들이였다. 인도의 학교체계가 영국과 비슷해서 고등학교가 아니라 college의 개념이었던터라 이들의 나이를 정확하게 모르겠다. 나와 I언니에게 관심을 가지던 아이들은 자기들이 학교끝나면 찾아가는 아지트가 있다며 데리고 나섰다. 거의 50분쯤을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 곳의 이정표를 봤더니 Japanese Temple이라 한다. 일본절에 가는거였구나 우리 ^^;;





같이 걸어가는 동안 나는 양지와 딕샤, 프로클리티라는 친구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정작 우리를 초대했던 이 아이들의 리더격인 로히니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 로시나랑 팔짱을 끼고 걸어가고, I언니와 나는 다른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야했다. 이렇게 현지인 아이들과 어울리게 될줄 몰랐던 나는 조금의 경계심을 갖고서 I언니와 가끔 대화를 나눴다. "언니 우리 어디로 끌려가는지 몰라요...ㅠㅠ" 하지만 이는 순전히 우리들과 친해지고싶어하는 아이들을 오해한거였던터라 헤어지고 나서 정말 미안했다.



프로클리티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켓선수라며 사진을 보여주며 수줍어하기도 했고, 나에게 네팔언어라며 이것저것 알려줬는데 기억을 잘 못해서 하나만 외우라며 "무 티밀라이 마야 고투."라는 문장을 알려줬다. 처음 배운 문장이였는데, 여행다니면서 굉장히 많이 써먹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다. 남자분들한테 이야기하면 굉장히 좋아하면서, "이거 어디서 배운거야?"라고 물어온다.ㅋㅋㅋ 이 아이들에게 배운 말이에요.





그렇게 아이들과 떠들면서 도착한 곳은 다즐링의 일본절. 다즐링 초우라스타광장에서 걸어서 50분쯤 걸렸다. 너무 먼거리라 생각했는데, 이 아이들에겐 별로 멀지도 않은 거리였나보다. 벌써부터 지친 나와달리 우리에게 얼른 보여주고싶어서 신이나했다. 





다즐링 일본절에 있는 피스파고다(Peace pagoda). 이 일본절에서 지은 피스파고다중에 제일 유명한건 네팔 포카라에 있는 것인데, 정말 세계 곳곳에 잔뜩 지어놓은 탑이다.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에도 있는 하얀색 불탑이다.





신발을 벗고, 사원안으로 들어가봤다.





스님이 북을 치고 있고, 안에 앉아서 똑같이 리듬을 배우고 있는 여학생들이 있었다. 우리도 맨뒷줄에 앉아서 같이 북을 쳤다. "이거 대체 왜치는거야?" 모른채, 아이들이 치니까 같이 쳐본다. 아이들의 종교가 대부분 불교이기도 했고, 힌두교인 아이도 있었다. I언니는 기독교였고, 나는 종교가 없다고하니까 화들짝 놀라며 "아직 신을 찾지 못했을 뿐이에요."라면서 다독이기까지 한다.


내가 더 놀란건 아이들중에서 서로 절친해보이는 로히니와 딕샤의 관계였는데, 로히니는 불교이고 딕샤는 힌두교라한다. 뭔가 종교를 넘어선 둘의 우정에 눈길이 많이 갔다. 그냥 종교는 종교일뿐이라는 생각... 이때 처음 깨달았다. 내가 색안경을 끼도, 힌두교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한 몇분쯤 북을 같이 치다가, 아이들이 나가자해서 나오는데 스님이 손에 하얀색 사탕을 쥐어주셨다.





세계각국에 있는 피스파고다의 사진들. 이탈리아에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




다즐링에 일본절묘호지(Myohoji)라는 세우진 후지 구루지라는 스님의 사진이다.





이제 피스파고다를 가까이서 둘러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이미 많이 와봤던 장소라서, 안올라가도 된다며 계단에 주저 앉았다. 또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해서 나와 양지만 같이 올라왔다. 양지는 굉장히 친절하게 나에게 이것저것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다즐링 피스파고다에서 내려다본 풍경. 안개때문에 뭐 보이는게 별로 없다.





피스파고다 사면에 각기 다른 자세의 불상이 놓여져있다.



금빛 불상하단에는 다른 이야기의 조각들이 새겨져있다.





피스파고다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서 아이들과 떠들고 있는데, 인도 전통 사리인데 약간 네팔 스타일인 옷을 입은 여학생들이 나타나서 "저옷 예쁘다~~"라고 이야길하니 아이들이 학생들에게 사진찍어도 되냐고 대신 물어봐줬다. 그래서 여학생이 포즈를 잡아줬다.





아이들과 수다떠는 시간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어제 약속을 했던거라 내가 아이들을 기억하기 쉽게 서로 옷색을 다르게 입고 온거였다. 이 학교는 교복이 정해진게 아니라 이렇게 옷스타일만 정해져있고, 각자 원하는 색으로 입고 등교를 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아이들을 기억할때 옷색을 보고서 이름을 외웠다. 하늘색은 프록클리티, 분홍색은 로시나, 살구색은 로히니, 연두색은 양지, 짙은녹색은 딕샤. 


한국드라마를 꽤 여러편을 봐서 한국에 관심이 정말 많았다. 특히 I언니가 스키니청바지를 입고, 화장을 하고 있어서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특히 로히니는 샤이니 태민을 좋아한다고 할정도로 한국연예인들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인도여행을 하면서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건 다즐링이 유일했다. 아무래도 네팔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는 쪽이라 한국문화를 받아들이는게 더 쉬웠을것 같다.


<두근두근 인도> 방송을 보면, 아이돌가수들이 인도에 진출할 수 있을까에 대해 뭄바이에서 취재를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인도에서 한국가수로서 인기를 끌 수 있는 곳이라하면 다즐링을 꼽을 수 있다. 그만큼 다즐링은 인도속에서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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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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