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카카르비타 카트만두행 야간버스 타기




오전 7시 다즐링에서 출발해 카카르비타 터미널에 도착한시간이 오후 1시 30분이었다. 아이고 지친다. 그래도 무사히 카트만두행 버스를 탈 수 있겠거니 싶어서 매표소에 갔다. 여기서 주의할껀 반드시 디럭스(DELUXE)로 타야한다는거다. 카카르비타와 카트만두사이에 도로가 최악의 상황이라 지옥을 경험할 수 있다고 널리 알려져있기때문에, 버스상태가 그나마 괜찮은 것을 타야한다는 거다. 말이 디럭스지 차상태는 영 아니올시다이지만, 그래도 이 버스를 타야만 한다. 버스시간 몇시에있냐고 물으려니까 직원분이 "오후 5시 버스밖에 없어요."라는거다.


지금 버스파업중이라 오후 5시버스만 운행한다는거다. 오후 5시가 카카르비타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막차인데, 그거라도 운행을 해서 다행인 상황이었다. 나의 두번째 시련이었다. 그래도 오늘안에 버스 운행을 한다는건 정말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아직 네팔돈으로 환전을 안한 상태라 인도루피로 돈을 냈다. 네팔루피로 내는게 훨씬 나은것 같으니, 버스티켓 사기전에 환전부터 하시길.


카카르비타 카트만두행 디럭스 버스 인도 860루피 (2014.11.16기준/15480원)






파업중이라는건 사실이었다. 파업이라고 거창한건 아니고, 마이크를 든 사람이 뭐라뭐라 외치면 사람들이 구경하는 분위기였다. 아무튼 4시간동안 할일이 없어진 나는 J군이 카카르비타에서 1박을 하기때문에 숙소를 구해야해서 가방을 맡겨두고,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주변에 환전소가 보이길래 인도 루피를 네팔루피로 환전했다. 인도와 네팔사이의 환율은 고정환율이라 무조건 1.6배를 받는다. 물론 환전소마다 수수료를 뗄 수 있으니 수수료를 포함한 환율금액을 확인하고 바꾸길 권한다. 내가 간 환전소는 인도 1000루피짜리를 내밀었더니 바로 네팔돈으로 1600루피를 건네주셨다.


J군은 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곳중에서 와이파이가 되는 싱글룸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욕실이 딸린 숙소로 1박에 320루피를 내기로 했다고 한다. 카카르비타 국경에서 1박을 했다는 H오빠의 이야기를 듣긴했는데, 생각보다 숙소 시설도 괜찮았다. 덕분에 나도 와이파이를 얻어쓰기도 했고. 같이 점심을 먹은 식당은 최악이었지만, 그냥 상황이 너무 웃겼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4시간이나 있었기에 망정이지...아래 포스팅된 카카르비타 식당은 가지마시길.






오후 4시30분쯤 J군의 숙소에서 배낭가방을 챙겨나와 카트만두행 버스를 찾아나섰다. 이날 파업이 끝나고, 밀렸던 버스들이 전부 카트만두로 가는지 버스터미널엔 버스들이 엄청 많이 서있었다. 예약한 버스찾는게 일이구나. 또하나의 문제는 버스티켓에 쓰여있는 버스번호가 네팔어로 쓰여있어서 그림맞추기 하듯 찾아야한다는거다. 네팔숫자표기는 네팔어로 쓰여져있다.





한참을 들고서 버스를 찾아나섰고, J군이 버스를 찾아줬다. 여러모로 신세를 졌습니다. 고마워- !!





버스에 올라타니 티켓검사하는 차장아저씨가 자리를 확인해서 안내를 해줬다. 배낭가방은 버스에 올려야하는데, 그냥 내 자리밑에 내려놓기로 했다. 그리고 물 한병을 건네준다. 밖에서 물을 한병 사서 올라탔는데, 버스에서 물을 주는줄 몰랐던터라 물이 2병이나 생겼다. 그런데 2병중에 1병도 마시지 못했다는게 함정. 그 이유는 아래서 이야길 하겠다.


내 옆자리에 젊은 네팔 여자분이 앉아있었는데 "나랑 자리바꿀래?"라고 묻는거다. 가끔 복도에 입석으로 타는 사람이 있어서 복도쪽은 피하라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어서 "미안해요. 창자가리가 좋아서요."라고 거절했더니 섭섭해하면서도 어깨를 으쓱인다. 알고보니 옆자리에 부모님이 앉아계셨서 3명의 가족과 인사를 하게 되었다.





디럭스 버스의 분위기는 이러하다. 의자가 조금 뒤로 젖혀진다는게 좀 특별할 뿐이지.





내 옆자리에 앉는 네팔 여자분이 사탕도 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왔다. 자기는 카트만두 살고있다고 하고, 친척집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원래 인도여행에서 다른사람이 주는 음식 먹지말아야한다고 하는데, 밀봉된 사탕이니까 믿고 먹기로 했다. Romeo라는 사탕인데 우유맛이 났다.


그리고 버스는 다섯시가 넘어서 한대씩 출발하기 시작했고, 긴 행렬이 이어졌다. 버스파업의 후유증은 이렇게 수학여행 가는 버스마냥 단체로 줄지어 가게 되는구나 싶었다. 도로상황이 최악이라는건 출발하면서부터 느꼈다. 울퉁불퉁한 도를 달리기 시작한 버스. 스마트폰에 만보기를 켜놓았는데, 차가 덜컹거릴때마다 걸음수 1을 체크하는거다. 카트만두 도착할때까지 얼마나 덜컹거리나 싶어서 비행기모드로 해놓고 만보기는 그대로 켜두었다. 이날밤 10만걸음을 돌파했다. 10만번이상 덜컹거린다는 이야기다. 카카트비타와 카트만두의 12시간짜리 버스를 타고나면 어떤 버스든 다 탈 수 있다더니, 그건 참 트루. 지옥을 경험한다는 그 말도 트루.





20시 6분 첫 휴게소


5시간을 달려 첫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가 보일때마다 화장실에 들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스가 하도 덜컹거려서 의자밑에 내려둔 배낭가방이 먼지에 엉망이 되었고, 비닐봉지에 넣어두었던 과자가 사라졌다. 덜컹거리면서 비닐봉지가 앞으로 움직여 사라진거다. 그래서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렸을때 내 비닐봉지를 찾아헤맸는데, 앞쪽에 누가 챙겨둔걸 발견했다. 엉엉 내 소듕한 비닐봉지인데... 이 안에 소설책과 물 2병, 과자가 들어있었는데 물은 누가 빼가서 먹었는지 사라졌고 과자와 책은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내 자리로 찾아올 수 있었다. 책은 먼지에 굴러서 지저분해졌다.





화장실 상태는... 음... 남자분들은 노상방뇨하는 분위기고, 그나마 여자화장실은 가림막이있는 정도였다. 먹거리파는게 궁금해서 들어가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것들을 팔고 있었다. 짜이한잔 마실까하다가 화장실 가고싶을까봐 참기로 했다. 결국 아무것도 못사먹고 버스로 돌아왔는데, 내 옆자리에 있는 여자분이 고구마튀김을 사다줬다. 고마워여- 덕분에 저녁을 튀김으로 대신했다.


그리고 새벽 3시에 두번째 휴게소에 들린다. 


버스가 흔들리는건 둘째치고, 창문이 계속 열려서 찬바람이 쌩쌩불어서 잠을 한숨도 못잤다. 왜 인도&네팔여행에 청테이프를 가져가라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내가 원치않아도 창문이 열린다는거다. 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정도였는데, 내쪽 창문이 아니라 내 앞사람 창문이 열리는데도 문은 왜 내가 닫고 있는것인가? 그 사람은 추위에 익숙해졌는지 잠만 잘자는거다. 내옆에 앉은 여자분도 너무 추워하길래 내가 열심히 열린문을 닫았다. 이게 디럭스 버스 맞는가!?




6시21분 세번째 휴게소


진심 잠한숨 못자고 덜컹거리는 버스에 앉아있으려니 죽을 것 같다. 비몽사몽내려서 휴게소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움직이는데 카카르비타에서 헤어졌던 앨리를 만났다. 여행사에서 예약했다던 앨리의 버스도 파업때문에 오후 5시에 같이 출발한 모양이었다. 서로 꼭 껴안고 "괜찮니?"라고 물었다. 앨리도 버스안에서 고생을 한 모양이었다.






카카르비타에서 연신 달리면서 어둠밖에 보지못했는데, 아침이 밝으니 아찔한 도로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인다.

이제 곧 카트만두에 다와가는 모양이다.





7시 46분 카트만두 칼랑키


버스가 멈췄다. 내옆에 앉은 여자분이 내릴준비를 하는거다. "여기가 카트만두야?" 고개를 끄덕인다. 잘가라며 인사를 나눴다. 나는 버스가 더 갈줄 알고 앉아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다 내리는거다. 내가 간과한게 있다면 카카르비타에서 출발한 이 버스의 종점이 어디인지 모른다는거였다. 어쨌든 사람들이 내리니까 따라내린건데, 여긴어디 나는 누구?


버스에 내리고 나서 GPS를 키고,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칼랑키(Kalanki)라는 카트만두 초입이였다. 이 버스가 링로드를 따라 스와얌부나트 사원근처까지 간다는걸 알았다면 버스에서 안내렸을텐데...






버스는 금방 떠나고, 나는 어딘지도 모를 카트만두에 버려진 기분이었다. 적어도 앨리를 만날 수 있을꺼란 기대에 버스들을 서성이며 지켜보았는데, 아무도 여행객같은 사람을 발견할 수 없었다. 택시아저씨들이 들러붙어서 어딜가냐고 물어오는데 덜컥 겁이났다. 우선 아저씨들을 피하고보자해서 배낭가방을 매고 걷기 시작했다.


걷다보니 계속 택시들이 와서 어딜가냐 묻는거다. "타멜!" "400루피야~" "안타~" 한 다섯번쯤 그러고 있는데, 택시아저씨 한명이 끈질기게 쫓아오는거다. "타멜갈꺼지? 얼마에 원해!" 자꾸 내가 원하는 가격을 말하라는거다. 네팔 물가도 모르겠고, 얼마를 주고 타야할지 몰라서 한참생각하다가 "200루피!"라고 불렀더니 아저씨가 기가 찬다는듯이 이야길 한다. 아침부터 이런 시련을 겪어야하는 내가 불쌍하지않소? 그래서 될대로 되라라는 생각에 "나 진짜 200루피밖에 없어서그래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타라고 한다. 극적 타결인가. 


카트만두 택시 칼랑키 - 타멜 200루피 (2014.11.17기준/흥정가)



아저씨는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번갈아가며 달려 타멜근처까지만 데려다줬다. 아직 내가 숙소를 안정해서 호텔이름을 말하지 않으니까 "니 호텔을 모르니까 타멜까지만 데려다줄께. 니가 찾아가."라는거다. 나는 당연히 타멜초입에 내려다 줄줄 알고서, "네."라고 대답했는데, 커다란 나무가 있는 Chhetrapati Chowk에서 내려줬다. 내가 가려는 네팔짱 숙소까지 한참을 걸어야할줄 몰랐던 것이지... 그냥 애초에 네팔짱간다고 이야기할껄 후회했다. 어쨌거나 무사히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네팔 여행기는 2015년 4월 25일 네팔을 강타한 진도 7.9지진 이전인 2014년 11월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행기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작성되어 예약글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글 전체를 수정할 수 없어서 제가 아름다운 네팔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지진으로 고통받는 네팔을 위해 포스팅마다 유니세프 네팔 어린이후원하기 배너를 넣습니다. 저 또한 네팔여행기가 업로드되는 기간내의 구글애드센스 수익을 네팔을 위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제 글을 통해 네팔을 알게 되신 분들이 계시다면 위기에 처한 네팔을 위해 작은 희망을 전달해주세요. #Pray for 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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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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