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여행 / 카트만두 여행

카트만두 더르바르광장 (Durbar Square)

 


숙소에서 만난 N양과 함께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더르바르광장까지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다. 묘하게 헷갈리는게 네팔에 더르바르광장이 또 있다. 파탄과 박타푸르. 그리고 또 있던것 같은데... 더르바르(Durbar) 는 왕궁이라는 뜻으로 옛 왕국의 중심지라고 한다. 네팔에 있던 왕조들이 다스리던 통치구역이라고하니 네팔 곳곳에 있을만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는 곳이라 하니 방문을 안할 수가 있나. 바로 첫번째 카트만두의 목적지로 더르바르광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확인해보니 타멜거리 끝에 위치한 숙소에서 더르바르 광장까지 도보로 20여분이 걸린다고 안내가 되어있다. 





가는길내내 먼지와 모래를 얼굴에 직격탄을 맞을 줄 알았으면 걸어서 갈 생각을 안했을 것 같았다. 카트만두는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곳곳이 비포장도로이기때문에 흙먼지가 나뒹군다. 현지인들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여행객인 우리도 마스크를 꺼내들 수 밖에 없다. 눈앞에 나뒹구는 먼지때문에 렌즈를 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걸었다.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 입장료



숙소에서 만난 N양은 네팔, 인도를 구경하고 델리에서 유럽으로 이동을 한다고 했다. 이런 루트로 여행하는 사람은 처음봐서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어젯밤에 카트만두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부터 택시사기를 당했고, 첫날 묵은 숙소가 최악이어서 아침에 정신없이 한인숙소로 옮긴 경우였다. 아무튼 이 친구는 현지인들은 그냥 왔다갔다하는 광장인데 750루피나 입장료를 내야하는게 별로라면서 개구멍을 찾았다며 매표소가 아닌 길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 개구멍역시 그냥 지나다니는 길인데, 현지인들도 그리로 다니더라. 외국인들은 750루피라는 비싼 요금을 내야하는 반면에 네팔 사람들은 그저 지나다니는 광장이니 어째좀 이상한 기분이다. N양과 내가 매표소의 눈치를 보면서 개구멍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나가자 그 길목에 앉아있던 네팔 청년들이 그 모습이 웃겨보였는지 씨익 웃어댄다. 뭔가 인도와는 다른 분위기인것 같다. 왠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고 하면 울타리를 치고, 관리를 해야하는 기분이랄까. 


지금에와서야 입장료를 안내겠다고 개구멍으로 들어간게 참 미안해진다. 1932년에도 카트만두 일대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그때도 더르바르광장의 피해가 심했다고 한다. 광장을 복구하기가 어려워 방치상태에 이르자 60년대 유네스코가 개입하였고 그나마 지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라 한다.


카트만두 더르바르광장 입장료 750루피 (2014.11.17기준)






어쨌거나 그렇게 몰래 들어온 더르바르광장은 생각보다 훨씬 활기차고 분위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사원의 돌계단에 앉아서 일상을 즐기고 있는 기분이랄까... 어떤이의 눈엔 그저 오고가는 광장일 수도, 어떤이에겐 의미있는 광장일 수도 있는 곳. 




더르바르광장 곳곳의 건물에 이름이 붙어져 있으나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가 없었다. 우리는 몰래 광장속에 들어선 이방인이었으니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물은 마주 데발(Maju Deval)이라는 건물이었다. 여긴 시바사원이다. 네팔은 힌두교와 불교가 결합된 형태로 건축양식이라던가 모시는 신의 느낌이 인도의 힌두교와는 사뭇 다르다.





마주데발은 더르바르 광장을 내려다보며 현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망대 같은 역할을 한다.





계단을 따라 올라서서 바라보니 사이클릭샤와 오고가는 택시들이 보인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택시를 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이렇게 삶에 녹아든 유적지가 있을까싶은거다. N양과 나는 서로 보고싶은 것을 둘러보기로 하고, 더르바르광장에서 헤어졌다. 그리고 마주데발 계단을 따라 올라온 내 앞에 서양인 여행객이 있는데, 남자분이 치마를 입고있다. 아일랜드분이신가? 킬트라고 부르는 체크무늬 치마를 입고 계신 아저씨 두분을... 앞으로 더르바르광장에서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마주데발에 앉아있으면, 바구니를 들고서 상인이 와서는 땅콩같은 간식을 판매한다. 그래서 바닥에 땅콩 부스러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그리고 비둘기들이 날아와 앉아서는 부리로 열심히 쪼아댄다.





마주데발 옆으로는 시바 파르바티 사원이 보인다. 여기도 호기심 넘치는 여행객들이 기웃거려보기 좋은 곳이다.





안에는 네팔의 전통 모자를 쓰신 아저씨가 앉아계셨다.





더르바르광장의 베스트 스팟은 가루다석상이 보이는 위치가 아닐까. 

수십마리 비둘기가 앉아있는 광장의 모습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바산타푸르광장에서 엽서보내기



가루다석상에서 쭈욱 이어지는 Ganga path를 따라서 걸어가다보면 이렇게 골동품들이 늘어져있는 바산타푸르광장(Basantpur Dabali)이 나온다. 옛날엔 왕실 전용 코끼리 훈련소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여행자들이 흥미롭게 구경할 만한 골동품들이 늘어서 있는데, 내 눈에 띈건 엽서를 판매하는 곳이였다. 엽서 한장에 20루피라고 하길래 몇장 구입을 했다. 이 광장에 흰색 건물에 우체국이 있기때문에 광장에 앉아서 엽서를 쓰고, 바로 우체국에 들려 엽서를 보낼 수 있다.


바산타푸르광장 엽서 1매 20루피

바산타푸르광장 우체국 한국으로 엽서 보내기 30루피 (2014.11.17기준)







그리고 카트만두 더르바르광장의 하이라이트는 쿠마리사원(Kumari House)이다. 네팔 여행을 다녀오고나서 JTBC <비정상회담>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네팔편>을 통해 소개가 된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이 살고 있는 사원. 그곳이 바로 카트만두 더르바르광장에 있는 쿠마리사원이다. 쿠마리는 두르가의 화신으로 숭배되는데 그 선발 과정이 까다롭다고 한다. 


아쉽게도 쿠마리사원입구에서는 티켓검사를 제대로 하기때문에 개구멍(?)으로 광장에 들어선 나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여행이 끝난 뒤에 TV에 소개되는 쿠마리사원을 보고 흥미롭게 봤던것 같다.






이렇게 더르바르광장 일대를 휘적휘적 걸어다니는 거 말고는 뭘 해야할지 몰랐는데, 사진을 찍고 있던 N양을 다시 만났다. "언니 여기 안에 들어가 보셨어요?" 라고 친절히 카트만두의 구왕궁이었던 하누만도카의 위치를 알려준다. 그래서 이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나서 하누만 도카로 들어가봤다.





하누만도카(Hanuman Dhoka)는 원숭이 신인 하누만 그리고, 도카는 입구를 뜻한다. 

원숭이신인 하누만은 힌두교인들에게 인기있는 신중에 하나다. 









하누만도카내에 정원이 여러개 있지만, 일반인에게 개방된 곳이 몇 곳 없다. 

이곳에서 아까 마주데발에서 마주쳤던 아일랜드 여행객 아저씨들을 다시 만났다. 





네팔 왕궁을 지키는 아저씨의 의상도 독특하다.





하누만도카를 나와서 위쪽으로 올라가니 계속 사원이 나온다. 전부 힌두 사원이다. 재미있게도 사원에 기대어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모습이 으레 공원에 있는 정자에 앉아있는 느낌이 드는거다. 더르바르광장은 그야말로 현지인들 삶에 녹아있는 광장이었다.





딸레주사원(Taleju Temple)은 카트만두에서 가장 큰 사원이다.

왕국의 가장 핵심인 딸레주 여신을 모신 사원인데, 두르가 여신의 화신이라 한다. 







더르바르광장을 빠져나오니 카트만두에서 제일 번화가인 인드라촉(Indra Chowk)이 나온다. 빵빵거리는 오토바이와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속을 헤짚어 걸어본다. '나는 지금 카트만두에 있구나!'를 느낀다.



Tourist video captures moment earthquake struck Nepal: Kathmandu's Durbar Square

 




 

네팔 여행기는 2015년 4월 25일 네팔을 강타한 진도 7.9지진 이전인 2014년 11월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행기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작성되어 예약글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글 전체를 수정할 수 없어서 제가 아름다운 네팔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지진으로 고통받는 네팔을 위해 포스팅마다 유니세프 네팔 어린이후원하기 배너를 넣습니다. 저 또한 네팔여행기가 업로드되는 기간내의 구글애드센스 수익을 네팔을 위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제 글을 통해 네팔을 알게 되신 분들이 계시다면 위기에 처한 네팔을 위해 작은 희망을 전달해주세요. #Pray for 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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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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