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바라나시여행

바라나시 우체국과 우표


인도의 각 도시마다 엽서를 써서 한국으로 보낸다는 생각으로 하루 일정이 있을때마다 빠짐없이 우체국을 들리곤 했다. 바라나시는 1주일 정도 머물었던 곳이기때문에 수시로 우체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엽서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없을거라곤 생각을 못해봤다. 벵갈리토라 근처에서 마음에 드는 엽서를 찾을 수 없어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여행 막바지가 되어서야 우체국을 찾아 나섰다.





2014년 12월 22일 10시 20분 


벵갈리토라에서 아씨가트 방향으로 가는 골목길에 있는 우체국. 네팔과 마찬가지로 인도도 월요일에 우체국문을 닫는건가? 국경일이었던가 잘 모르겠지만, 월요일인데도 문이 닫혀있어서 엽서를 보낼 수 없었다.





2014년 12월 23일 9시 10분 


여기는 벵갈리토라에 있는 우체국으로 판디가트쪽에서 고돌리아 방향으로 나가는 골목길에 있는 우체국이다. 아마 벵갈리토라에서 머무는 여행객들이라면 한번쯤 봤을만한 우체국. 화요일 아침이었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오전 9시에는 문을 안여는 걸까? 





2014년 12월 24일 


드디어 마음에 드는 엽서를 구입했다. 아씨가트에서 오픈핸즈가는 길에 있던 엽서가게에서 장당 20루피를 주고 구입했다. 보통 엽서는 10루피에 구입이 가능한데, 조금 다르다고 돈을 더 받는다. 그래도 100여년전의 바라나시 판화그림이 멋져서 실제로 그 가트를 찾으러 다녀오기도 했다. 뭔가 색다른 기분이었다.








2014년 12월 27일 13시 32분


엽서도 써두었고, 저녁에 바라나시를 떠나야하니 오늘은 엽서를 보내야겠다 싶어서 우체국을 찾아갔다. 우선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우체국을 찾아갔는데... 엽서를 보낸다고하니 안된다고 하는거다. 이유나 좀 압시다... 엽서를 들고 들어가자마자 직원분이 안된다고 손을 내저어서 황당한 얼굴로 나와야했다.






우체통이 눈앞에 있는데, 왜때문에 엽서를 못보내는거죠?





2014년 12월 27일 14시 33분


결국 벵갈리토라를 벗어나 다른 우체국을 찾아가기로 했다. 화장터 가는길에 우체국이 하나 있다고해서 찾아갔다. 이렇게 우체국처럼 안생긴 건물에 우체국 간판이 달려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알게된 이유. 바라나시에 우표가 전량이 판매되어서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초유의 사태라고 한다. 한번도 우표가 없던적이 없는데, 올해는 우표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한다. 세상에 마상에... 


그럼 진작 다른 우체국에서도 그런 이유를 말해줬음 좋았을텐데, 엄한 표정으로 안된다고만하니 이렇게 우체국을 여러번 찾아오게 되잖아... 쩝. 바라나시에서 쓴 엽서들은 아무래도 다른 도시에서 보내야할 것 같다. 


시무룩하게 우체국을 나왔더니, 갑자기 옆집 가게 아저씨가 "나 우표있어!"하면서 들어오라는거다.





그 옆집가게 아저씨는 인도 전통 향료를 판매하는 아저씨였는데, 자기 가게로 나를 이끌더니 가게안에 있던 창고를 뒤적거려서 엽서 하나를 가져다준다. "아니... 나는 스템프(stamp)가 필요해. 포스트카드(postcard) 말고."라 했더니, 우표는 바라나시에서 살 수 없단다. 이 아저씨야. 아까 우표가지고 있다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이 등을 돌리려는데, 아저씨가 엽서는 선물이란다. "진짜? 나 주는거야?" 그리곤 악수를 청한다.


그때 내 표정 단박에 (-_-)...



이 아저씨... 그러니까 외국인인 나에게 신체접촉을 원해서 우표가 있다는 뻥을 쳐가며 자신의 가게로 나를 부른것이였다. 특히 혼자있는 여성이니 얼마나 말걸기 쉬운 상대일까.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악수는 인사와 반가움의 표현일 수 있으나 인도 남자들이 생각하는 악수는 그런것이 아니다. 인도남자는 외간 여자들을 만지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어있지만, 외국인은 개방적이니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 기대를 한다. 악수를 청한다는 건 '너를 만지고 싶어.'의 의미라는 거다. 


특히 관광지에서 영어를 유창히 하며,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라면 100%다. 하필이면 그 아저씨가 건네주는 엽서가 시바신이 그려져있었다. 당신의 신앞에서 나에게 이럴 수 있는건가 싶어 허망하게 쳐다보고, "고마워요. 그런데 저는 악수는 하지 않아요." 하고 인사만 건네고 나와버렸다. 물론 인도여행중에 흥쾌히 악수를 해준적이 많지만, 하고나서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이후로는 내 자신에게도 조심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체국에서 엽서보내는 것은 포기하고, 시바신이 그려진 엽서 한장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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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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