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아그라여행
아그라에서 자이푸르로 향하는 기차
Train No.12403 ALD JP EXPRESS
아그라는 이제 충분했으니 이제 다음 도시 자이푸르로 이동할 차례였다. 미리 클리어트립 어플리케이션으로 조회를 하니 오전 6시 55분에 아그라 칸트역을 출발해 자이푸르에 도착하는 기차가 있었다. 그래서 이 기차를 타려는 생각으로 미리 어플리케이션으로 티켓을 구입했다. 원래 나의 계획은 뉴델리에 갔다가 자이푸르로 갈 생각이였는데, H양은 바로 자이푸르에 갔다가 푸쉬카르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어차피 겨울철이라 뉴델리 위로는 못갈 것 같다는 생각에 코넛플레이스의 스타벅스를 가기위해 뉴델리에 가야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는 가는 것을 포기했다. 결국 H양과 함께 핑크시티 자이푸르행을 결정 지었다.
샤이는 자이푸르에 가지 않고, 바로 아즈메르로 가서 푸쉬카르로 가기로 해서 헤어지게 되었다. 우리는 아그라에서 1박을 더 하고 떠나기로 했고, 샤이는 오후 야간열차기차를 타야했는데 기차가 계속 연착이 되어서 결국 새벽 3시에 아그라 포트역으로 떠났다. 그동안 숙소 로비에 앉아서 쉬다가 갔다고 한다. 뭔가... 이득인것 같은데? 어쨌거나 우리의 기차가 오전 6시 55분이니 혹시나해서 5시30분에 일어나 기차시간을 확인했다. 이런 6시간이나 지연되었다. 그래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오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틈틈히 기차시간을 확인했는데, 계속 지연... 또 지연이다. 대체 기차는 언제오는걸까?
2015년 1월 2일 14시 22분 숙소 체크아웃
아니 오전 6시 55분 기차가 8시간이 연착되었다. 그리고 오긴 오려나? 더이상 지연시간이 업데이트가 안되길래 아그라 칸트역으로 가기로 했다. 계획에도 없던 아그라에서 점심식사까지 두둑히 마치고, 체크아웃후에 오토릭샤를 타고 역으로 향하고 있었을 때였다. H양이 다급하게 외쳤다. "언니, 숙소에 다시 갔다오면 안돼요?" "왜?" "저... 세월호 깃발을 놓고왔어요. 저한테 정말 중요한거란 말이에요." 이미 3분의 1정도 나와 달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난색을 표하고 있을때였다.
"언니, 제가 오토릭샤비 낼테니까 숙소 다시 갔다오면 안될까요?"
지금에 와서야 이야기하는건데... 나는 H양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나보다 어린 아이가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기위해 깃발을 만들어 여행을하며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 깃발을 숙소에 두고왔다고 그걸 다시 되찾으러 가자는 말을 쉽게 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이미 달려온 릭샤값이 아까웠고, 흐르는 시간이 아까웠던 것이다. 결국 릭샤비를 H양이 내기로하고, 기사에게 이야기해 다시 숙소로 돌아가게 되었다. 숙소 로비에 그대로 남아있는 깃발을 되찾은 H양은 찾아서 정말 다행이란 이야기를 했다. 나는 선뜻 같이 찾으러 가자는 이야기를 못했던게 여행내내 미안한 마음으로 남았다.
2015년 1월 2일 14시 48분 아그라 칸트역(Agra Cantonment Railway station)
다시 오게된 아그라 칸트역. 서둘러 역으로 향했다.
어머!!! 우리가 타야하는 Train No.12403 ALD JP EXPRESS 기차가 14시 55분에 4번 플랫폼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그 뒤에 쓰여진 15시 25분을 보지 못하고, 기차시간이 5분밖에 안남았다고 미친듯이 4번 플랫폼으로 뛰어갔다.
헐레벌떡 4번 플랫폼에 뛰어왔는데, 우리가 타야할 기차가 아니다. 대체 뭐야?
이미 오전에 지나갔어야할 지연된 기차가 이제 아그라 칸트역에 들어온 것이였다. 우리 기차는 언제오는데요?
또 다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분명 이 기차는 오전 6시 55분 아그라 칸트역 출발 기차인데, 벌써 8시간 지연이다. 뭐 이정도야 겨울철 인도에서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거다. 이런 기차 지연을 몇번 겪지 않아서 그런지 또 초조해진다. 다행인건 아그라 칸트역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던 보다폰 2G 유심이 터지는 관계로 어플리케이션으로 기차 지연 조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이였다. 플랫폼에서 조회를 해보니 그 사이에 기차는 또 지연이 되어있었다. 에라이. 어차피 4번 플랫폼으로 들어올 기차니 벤치에서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 사이에 다른 기차가 들어왔다. 또 우리가 타야할 기차는 아니다.
기차 플랫폼 사이에 수로가 놓여져있는데, 기차가 역에 정차했을때 물탱크에 물을 채우는 급수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타야할 기차도 아그라 칸트역에서 20분~30분을 정차해 음식이나 물을 채우고 다시 출발을 하게 된다. 기차가 되게 멀리서 오는것도 아닌데 지연이 된게 이해가 안간다.
2015년 1월 2일 16시 32분 기차가 왔다.
플랫폼에서만 2시간 정도 더 기다린 후에야 자이푸르행 기차가 왔다.
아그라 칸트역에서 자이푸르까지 6시간이 걸리니 도착하면 저녁 10시가 넘는 시간이다. 해가 진 뒤라 늦긴해도 숙소를 찾아가는데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안심했다. H양이 함께 있어서 다행이지 혼자서 간다면 조금은 외로웠을 꺼란 생각이 들었다.
기차가 기존 시간에서 10시간 지연되었다. 그래서 기차안이 텅텅 비었다. H양과 같이 기차티켓을 예매해서 같은 슬리퍼칸에 배정이 되었는데, 우리끼리 오붓하게 갈 분위기가 되었다. 한자리씩 차지하고 드러눕는다.
한가한 칸을 오고가며 차장아저씨가 티켓검사를 했다.
가끔 먹을것을 팔러오는 아저씨도 있었다.
지루한 시간의 연속이다. 인도에서 이동할때 6시간 정도야 별거 아닌 시간이긴 하지만, 그 6시간을 기차안에서 무엇을 해야할지가 참 난감하다. 더군다나 기차에 콘센트까지 없는 경우에는 무작정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기도 뭐한 시간이 된다. H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도 한계에 도달하곤 했다.
아! 우리가 앉은 자리에 한 아주머니가 앉아계셨는데, 우리에게 어느역이냐고 몇번이나 되물어 보셨다. 인도에서 여자 혼자 기차타고 다니는걸 보기 힘들기때문에 아주머니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담요 두장을 펴서 편안히 누워가시던 아주머니. 우리가 배낭가방을 쇠줄로 묶으면서 "우리가 너무 유난떠는건가?" 라는 이야길 했는데, 아주머니의 캐리어는 우리보다 더 강력한 쇠사슬인걸 보고 웃고 말았다. 역시 인도 현지인들도 자신의 짐은 스스로 지켜야함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아주머니도 자이푸르역에서 내리셨는데, 내리실때 보니 캐리어안이 텅텅 비어있었다. 캐리어는 담요를 챙기려고 가져오신듯 했다.
2015년 1월 2일 23시 3분 자이푸르역
기차가 달리는 동안에도 지연이 될 수 있구나. 기존 시간대로라면 낮 12시에 도착했을 기차가 밤 11시에 도착했다. 무려 11시간이 지연된 운행을 한 것이다. 이것이 인도의 겨울 기차다!!! 그래도 혼자서 자이푸르에 도착했다면 기차역에서 밤을 새웠겠지만, 용기를 내서 숙소를 찾으러 가기로 했다.
Welcome to pinkcity!! 이제 본격적인 라자스탄주의 색깔 여행이 시작된다. 핑크시티 자이푸르, 블루시티 조드푸르, 골드시티 자이살메르, 화이트시티 우다이푸르. 인도에서 가장 우리가 생각하는 인도를 볼 수 있는 곳이 라자스탄주다. 관광산업이 발달된 곳으로 기대가 무척 되는 곳이였다. 도시 전체가 핑크빛으로 물든 자이푸르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곳이라 했다. 우리의 마음에도 쏙 들 수 있을까?
자이푸르역을 나와서...
역앞에 있는 사이클릭샤 왈라에게 물어보았다.
"정부관광청에서 운영하는 투어리스트 호텔이요!" 아저씨는 GPO 앞이냐고 묻더니 가자하신다. 우리는 배낭가방을 맨채 사이클릭샤에 올라탔다. 근데 배낭가방이 무거워서 불편해서 점점 허리를 숙이며 고통스러워해야했다. "이거 제대로 가는거 맞아?" 결국 우리를 보던 아저씨는 배낭가방을 릭샤 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밤에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우리는 숙소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사이클릭샤 자이푸르역 - GPO 30루피 (2015.1.2기준/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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