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디우여행
디우성
Diu Fort / 디우포트
점심에 디저트까지 두둑히 먹고나서 곰곰히 생각을 했다. 나와 H.후야가 디우에 온 이유였다. 바라나시부터 계속 함께했던 우리는 어느덧 한달이라는 시간을 함께 여행하고 있었다. 이제는 디우 이후로 각자의 여행지를 떠날 예정이었다. 원래 꼴까타와 뭄바이를 가려고 했던 H.후야는 나때문에 인도의 서쪽을 끊임없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원래 여행스타일이 한 곳에 머물며 자원봉사활동 하며 현지인들과 녹아드는 것이였는데, 나를 만나고 여느 관광객처럼 된 H.후야를 이제 보내줄때가 된 것이다. 그녀는 그토록 가고싶어했던 뭄바이로 가기로 했다. 나는 불교성지순례를 했던 영향으로 산치와 엘로라, 아잔타를 보러 가기로 했다. 서로 가고자하는 목적지가 달라졌으니 이별이 다가온 셈이었다. 우리의 마지막을 보내기로한 장소 디우에서 거나한 해산물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내가 동의도 없이 한국인 여행객들 무리에 끼어들게 되니 그게 불편했던것 같다. 결국 공금 1000루피씩 거둬서 참여했던 그룹을 나와서 내일은 우리 둘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무슨 이별하는 연인이 된 기분 이다. 마지막을 준비하다니.
둘이 오후 시간을 보내기로하고, 소화도 시킬겸 걸어서 디우성을 구경가기로했다.
디우가 생각보다 작긴한데, 걸어다니기는 조금 귀찮은 정도다. 그래도 겨울철 인도치고는 날씨가 좋아서 반팔을 입고 돌아다닐 정도였다. 디우는 우리에게 좀 생소한 도시이긴한데, 코에이에서 나온 게임 <대항해시대>를 해본 유저들이라면 등장하는 지명이라고 한다. 아마 게임의 배경이 포르투갈로 되어있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디우는 1960년대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곳이라 정부 직할시로 특별하게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대부분이 디우 주민들이 가톨릭신자인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도이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곳.
지금 찾아가고 있는 디우성은 1960년대까지 포르투갈 총독부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디우성은 입장료가 없어서 공원 구경하듯 편안히 들어가면 된다.
Pani Kotha 라고 부르는 건물이다. 디우성의 일부가 아직 교도소로 쓰이고 있다고해서 '혹시 저건물이 교도소인건가!?'하면서 신기하게 바라봤지만 그냥 등대가 있는 작은 섬같았다.
성벽에 올라서서 뚫어지게 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
나도 오랜만에 두꺼운 겨울 옷이 아니라 반팔을 입고 나왔다. 치마는 작년에 태국 가족여행을 하면서 구입했던건데 혹시 몰라서 가져왔는데 2달간 가방속에 쳐박혀있다가 짐정리하다가 꺼냈다. 치마가 아니라 가리개처럼 쓰이는 천인데 기분도 낼겸 입었다. 안에는 반바지를 입었으니... 하지만 이전에 디우 성추행 사건이 있었기때문에 기분은 좀 그랬다.
디우성은 온전치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데, 바로 포르투갈과 인도 사이의 갈등이 있던 것이다. 포르투갈이 점령하고 있던 디우를 순순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넘겨줬을리가. 인도는 디우 영토 탈환을 위해 비제이작전이라 부르는 전투가 있었다고 한다. 포르투갈은 인도가 디우를 점령하여 디우성을 쓰는 것이 싫어서 폭파 시켰고, 지금 반파된 상태로 남아있는 거라고 한다. 역사의 아픔이 남아있는 곳이였구나...
디우성안에 있는 등대가 디우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 낙조를 보기에 그만이라고 하는데, 뭔가 더 오래있다간 위험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몰은 못보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쪼리신고 올라가기엔 언덕이 좀 미끄러운 편이다.
확실히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도 해가질때쯤은 위험하니 여자 혼자 다니지 않는것이 좋을것 같다. 안전은 스스로 지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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