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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윈저

Hotel Windsor





뭄바이의 가장 큰 고민은 숙소였다. 다른 어떤 도시보다 물가가 높기때문에 배낭여행객에겐 부담스러운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그동안 혼자서 비싸봤자 500루피 방을 써왔던 내게 뭄바이는 살인적인 물가였다. 그나마 뭄바이에서 저렴하다는 게스트하우스는 멀리 떨어져있기 일수고, 그나마 많이 가는 곳은 빈대사건이 줄줄이 이어지는데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였다. 뭄바이를 어떻게해야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아고다에서 발견한 괜찮은 숙소. 호텔 윈저(Hotel Windsor)였다.


위치도 꼴라바 지역인 뭄바이 CST역 근처인데다가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있고, 5인 도미토리 침대룸인데 2층짜리 침대도 아닌데다가 합판으로 된 벽도 아니라고 하네? 심지어 조식도 포함되어 있다. 뭔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현금으로 쓸 수 있는 루피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 카드결제를 해 인터넷예약할 수 있으니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곳으로 정했다.





오전 6시에 뭄바이에 도착했기때문에 숙소 문이 안열렸을것 같아 가방은 클락룸에 넣어두고, 몸만 돌아다닐때였다. 그래서 체크인하러 오후 4시쯤 찾아갔던 숙소. 생각보다 되게 운치있는 골목에 위치해있다. 비슷한 골목이 여러개 있어서 헷갈리는데 쿰타스트리트(Kumtha St) 라고 쓰여진 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왼편에 위치해있다.





무려 엘레베이터가 있는 건물! 근데 왠지 타지말라는 문구가 쓰여져있어서 계단으로 걸어다녔다. 엘레베이터도 되게 오래되어서 내리는 문을 직접 손으로 열고, 닫아야한다. 어쨌거나 걸어서 올라갔더니 리셉션 직원이 앉아서 맞아준다. 아고다로 미리 예약을 했고, 여권확인하고 방을 확인해주었다. 그리고 "가방은 왜 없어?"라고 물어보길래, "역 클락룸 안에있어. 조금있다가 가져올꺼야." 라고 대답하니 처음부터 왜 안가져왔냐고 한다. 구구절절 대답하기 귀찮아서 어깨만 으쓱했더니 웃었다.





아무튼 직원분은 따로 나를 따라와서 안내해주진 않고, 와이파이를 쓰는 방법, 아침에 식사를 어디서 해야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명함에 내가 쓸 방번호를 적어주고 올라가보란다. 



호텔 윈저 5인실 도미토리 1박 660루피 (2015.1.29기준/13200원/아고다 예약)




여기가 내가 묵게될 129호 방이다. 도미토리라서 따로 열쇠가 없었나? 아닌데... 열쇠가 있었던것 같은데? 

어쨌거나 129호로 올라가니 시트를 들고 있는 직원 아저씨 한분이 서계셨다.





내가 고른 침대는 테라스로 나가는 문이 있는 제일 안쪽 침대다. 옆에 의자도 놓여있어서 짐 놓기도 편하기때문에 골랐다.






방에 이렇게 침대가 놓여져있다. 왼편에 2개, 오른쪽에 3개 그리고 안쪽에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테라스가 있다. 방도 크고, 침대도 1인침대라 딱 마음에 들고. 아직까지 체크인한 사람이 나 혼자라 엄청 신나했다. 운이 좋으면 오늘 혼자 쓸 수도 있는 거잖아? 운이 나쁘면 인도 현지인과 쓸 수도 있는거고. 너무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하긴 했다. 내가 침대를 고르고, 가방을 내려놓으니 직원아저씨가 들어와서 시트를 깔고, 베갯잎을 씌워주셨다. "단야밧~(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니, 웃으며 나가신다. 뭔가 친절한 느낌이 들었다.



혼성도미토리라서 어떤 사람이 체크인할지 모른다는게 여자 혼자오는 여행객에게는 좀 무리수가 따른다. 이날 나와 같이 방을 쓴건 독일인 남자여행객 2명이었는데, 이들은 남인도만 여행을 했다고 했다. 대뜸 내가 방에 들어오니 "너는 파티걸이니?" 라고 물어오는 것이다. 뭔소리인가했더니 자기들 밤에 일찍 잘꺼니까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것이였다. 남인도만 여행했다는게 맞는지 배낭에서 모기장을 꺼내 설치해서 자더라. 완전 부러웠다. 모기장이 캐노피처럼 생겨서 어디든지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이 생겼다. 나는 나를 지키기위해 인도에서 구입한 모기약만 켜놓고 잠들었는데... 어쨌거나 이들과 하룻밤을 보내기에 나쁘지 않았다. 착실하게 일찍 잠들었고.





방에 있는 테라스를 나가서 골목 구경을 했다. 

뭔가 빨래하기 좋은 날씨! 체크인하고 나서, 역에있는 배낭가방을 가져왔다. 그리고 바로 묵혀둔 빨래를 했다. 욕실안에 커다란 양동이가 두개가 있어서 세제풀고 발로 열심히 밟았다. 나의 뭄바이에 대한 기억은 '빨래하기 좋은 곳' 이였다. 혹시나 테라스를 통해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별로 내옷은 취향이 아니었는지 무사히 거둘 수 있었다.






와이파이는 복도 맨 끝에있는 방에서 사용이 가능했다. 이렇게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있는 이곳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왜 이 방 하나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일까? 공유기를 설치하면 될 것을? 어쨌거나 저녁만 되면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와이파이를 사용한다. 특히 내가 가장 오랫동안 이 방에 앉아있었다. ㅋㅋㅋ 





앉아서 다크판타지 과자 까먹으면서, 일기도 쓰고. 






여긴 열려있는 방 구경하다 찍은 사진. 2인실방의 모습이다. 2명이면 1000루피에 머물 수 있는 방이다.






아침에는 리셉션이 있는 층 끝에 있는 식당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다. 커피랑 차는 따로 주문하는것 같아서 요청하지 않았고, 직원이 와서 계란을 어떻게 조리할까 물어온다. 양쪽으로 구워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나왔다. 약간의 버터와 쨈, 그리고 토스트 두조각을 준다. 주는게 어딘가. 맛있게 먹었다.



사람들이 뭄바이하면 합판으로 막아둔 비좁고, 시끄러운 숙소를 이야기하던데... 나의 기억속의 뭄바이는 덕분에 편안했다. 진짜 여유만 있으면 뭄바이에 며칠 더 있고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제로 이날 체크아웃하고, 4시간정도 이동해 푸네(pune)로 갔다. 다음날 KBS2 <두근두근 인도> 예능 촬영때문에 아이돌 가수들이 뭄바이에 와있다는 소식에 슬펐다. 인디아게이트에서 연예인 구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운명은 이렇게 가혹한가! 



(+) 뭄바이에서 머물었던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디우에서 만난 S.요정에게 추천해줬는데, 머물었던 날 빈대사건이 터졌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S.요정이 물린건 아니였는데, 아침에 다른 여행객이 빈대에 물린걸 보았다고 한다. 뭄바이와 빈대는 뗄 수 없는 사이인건가? 빈대사건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니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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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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