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 기대가 많았던 전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폴고티에 (Jean Paul Gaultier)전를 보고왔다. 하지만 근래 보았던 전시중에 제일 별로였다. 이렇게 패션 고자 인증하나요? 어쨌거나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치고는 관람객이 별로 없어서 한산해서 좋긴 했는데, 그만큼 전시내용이 생각보다 와닿진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컸다. 장 폴 고티에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로 이번 전시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아시아 최초이자 월드 투어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시였다. 패션계의 악동인 만큼 하이패션 스타일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늘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옷을 잘 못 입은 사람들이다. - 장 폴 고티에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폴고티에 (Jean Paul Gaultier)

전시기간 2016.03.26~2016.06.30

전시장소 :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수,금요일은 오전 10시 ~ 오후 9시

전시 관람료 :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8,000원 / 현대카드는 20% 할인







Salon 살롱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1952.4.24~) 디자이너의 연혁으로 시작 된다. 그는 회고전이 되기보다 현재를 보여주고 싶다고 한 인터뷰를 본 것 같다.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만나는 전시라는 점이 조금 특별했다. 남녀구분이 없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그 이기에 사회적으로 정의된 성 정체성에 대한 부분을 깨는 기발한 디자인들이 눈에 띈다. 장 폴 고티에가 즐겨쓰는 브레통 피셔맨 스웨터(Breton fisherman sweater)의 흰색 바탕에 파란색 가로 줄무늬는 이번 전시에서도 키포인트 인것 같다. 티켓 디자인도 흰바탕에 파란 줄무늬가 들어가 있으며, 곳곳의 전시물에서 파란 줄무늬를 찾을 수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놀라운건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임에도 불구하고 관람하는 관객들이 없다는 거였다. 이렇게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니? 선거날이라 열심히 투표하러 간건지... 늦게나마 꽃놀이들을 떠났는지 너무나 편안한 관람동선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리고 보이는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콘브라(cone bra)다. 한국적인 느낌도 나면서 장 폴 고티에의 느낌이 드는 파란색 줄무늬도 잊지 않았다.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나오면서 이 의상이야 말고 서울 전시의 핵심이었구나 싶었다.








뙇...






비욘세가 2009년 콘서트에서 입었다는 갑옷모양 코르셋이다.







어떻게 의상을 소화했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속안에 다른 드레스를 입고 입었었구나... 설마 코르셋만 입고 싱글레이디를 춘게 아닌가 해서 화들짝 놀라 찾아봤는데, 이렇게 입었으면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비욘세 몸매 끝내주는데...





타프타로 만든 조지 주름 바디 코르셋이라 한다. 드레스 제작에 60시간이 걸렸다고 쓰여있길래 주름하나하나 작업을 한건가 놀랐는데, 점점 전시를 볼수록 100시간 이하의 의상은 별것도 아닌것 처럼 느껴길정도로 손이 많이 간 의상들이 수두룩 했다. 특히 나중에 타조털을 한올한올 심은 드레스가 있는데 180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지금의 장 폴 고티에를 만든 곰인형 나나. 그가 디자인한(?) 최초의 운뿔 모양의 브래지어를 입은 주인공이다. 






마돈나 1990년 ‘Blonde Ambition’ 월드 투어 콘서트의 의상으로 원뿔 브라만큼은 마돈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의상이였다.











향수병 디자인에 적용된 원뿔 모양의 코르셋들. 보자마자 장 폴 고티에를 대표하는 디자인이라 생각했다.







Odyssey 오디세이



두번째 전시공간의 테마는 전설속의 사이렌과 선원들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들의 전시공간이다. 바다의 느낌을 내려고 파란색 조명이 들어가게 해놓아서 그런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비닐옷같은 의상도 비욘세 공연에 입었던 의상이라 한다.





제일 신기한건 멀티미디어 페이스 마네킹이다. 생각없이 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보고 윙크한거 맞지?! 딴청 피우는 표정봐...!! 진짜 모델들이 서서 옷을 선보이는 것처럼 마네킹 위에 얼굴 표정을 표현해 놓았다. 눈을 깜빡이며 요염한 표정을 짓는 사이렌 그 자체다. 머메이드 컬렉션으로 조개와 진주로 장식된 코르셋과 쉬폰과 실크 소재의 주름이 풍성한 금사로 된 크레페 스커트를 입고 있다. 라텍스 비닐을 하나하나 수놓아서 제작하는 176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마네킹 콧대봐...





가슴에 달린 보석과 조개 장식, 그리고 비닐을 중점적으로 관찰하듯 관람했다. 정성 가득한 의상이다.



고등학교때 미술선생님이 드라마 [패션 70]에 꽂히셔서는 미술 수행평가로 의상 만들기를 내주신적이 있는데, 천조각 둘둘 말아서 제출했다고 엄청 점수 박하게 주셨던게 생각났다. 그때 미술쌤은 이런 정성을 원했던게 아닌가 싶었다. 내가 패션고자인 이유는 어릴적부터 내려온 무관심에 의한 결과물이었다는게 새삼 생각이 났다.





이 머메이드 의상이 전시 의상중 기억남는 베스트 3중에 하나다.





오~ 이것도 정말 예뻤던 디자인이다. 분위기는 레이디가가를 생각나게 하는 성스러운 느낌!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눈을 내려감았다 뜨면서 성가대처럼 노래를 부른다. 오~~ 오~~ 대박신기하다!!! 특히 마네킹중에 흑인 마네킹이 있다는게 정말 쇼킹한거다. 역시 파리지엥이라 다르구나.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마네킹은 장 폴 고티에의 트레이드인 선원의 느낌이 드는 줄무늬 의상이다.






특히 이 마네킹이 쉴새 없이 불어로 시끄럽게 말하고 있는데, 딱봐도 장 폴 고티에 그 자체다. 뭔가 의상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처럼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Skin Deep 스킨 딥



장 폴 고티에는 피부를 감추기 보다 피부를 드러내며 디자인한 의상들이 있다. 그런 의상을 가장 잘 소화한 뮤즈가 마돈나다. 그녀가 콘서트에서 입었던 코르셋 의상들이 스케치가 있었는데, 콘브라와 중산모를 써서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적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 드는 과감한 의상들이었다.







벗은건지 가린건지 모를 만한 파격적인 의상들. 저건 줘도 못입겠다 할 정도로 충격적인 하이펜셔의 진수다. 

특히 혈관을 표현했다는 저 의상은... 대체 누가 입는거야?





....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캐롤>로 나를 싱숭생숭하게 했던 케이크 블란쳇(Catherine Elise Blanchett)이 소화를 해내네?







이것도 멀티미디어 마네킹을 잘 활용한 의상 소개다. 나와 거울속에 비친 나가 다른 행동을 하는 모십인데 잘 표현한것 같다.







Punk Cancan 펑크 캉캉


패션쇼를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패션쇼장에 온 느낌이 드는 전시공간이다. 역시 장 폴 고티에의 의상들로 가득하다. 오른쪽 마네킹엔 런던을 사랑한 파리지엥이었던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펑크족의 느낌을 가득 담아내었고, 왼쪽 마네킹들은 패션쇼를 찾아온 패션피플을 표현한 것처럼 잔뜩 멋스럼이 묻어나왔다. 특히 아빠랑 같이 전시를 온 아이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장 폴 고티에 심슨 ㅋㅋㅋ 마지심슨은 2007-2008 F/W 프레타포르테 So British Collection 의상을 입고 있다. 

전시공간의 느낌을 단 하나로 표현해낸다.





장 폴 고티에의 디자인은 런던의 펑크룩같은 파격적인 형태다. 하지만 아이보리와 새먼 핑크 색계열을 써서 고채도 색을 피해서 사용하여 파리지엥의 느낌도 살려 낸다.






이런 의상 보면서 지드래곤이 생각나는건 기분탓인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현했다는 의상. 마네킹마저 그녀를 단박에 떠올리게 한다.









마네킹 포즈들 자체가 패션피플들 ㅋㅋㅋ




이후 전시 공간은 Urban Jungle(어반정글) 다양한 문화, 민족, 인종을 융합한 의상과 Metropolis(메트로폴리스) 영화 감독, 팝스타들과 협연한 의상들을 보여준다. 특히 어릴적 영화 [제5원소]는 본적이 있기에 그의 의상들을 떠올 릴 수 있었다. 밀라요보비치가 소화했던 그 붕대같은 의상도 장 폴 고티에의 작품이었다니... 이와중에 스크린에 나오는 브루스 윌리스가 너무나 젊어서 놀랐다.






Les Mariees 결혼


마지막 전시공간은 1주일에 적어도 3번은 듣는 주제인 결혼. 이 공간에 들어서마자 순백의 드레스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대체 이게 무엇이던가... 가장 아름다워야할 신부를 표현하는 드레스가 맞는건가? 원래 유럽에서는 결혼식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쁜 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1840년 2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알베르트 왕자와의 결혼식에서 흰색의 드레스를 입는 것을 시작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옛날엔 직접 손빨래를 해야했기때문에 순백색 드레스를 입기 어려웠다고 하니 특별한날 입는 드레스로 흰색의 드레스를 고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건 그야 말로 파격 그 자체. 누군가의 쌩얼을 보는 듯한 충격이랄까.












굿즈샵에서 코카콜라 장 폴 고티에 에디션 병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나왔다. 포토존이 있어서 보니 장 폴 고티에의 싸인이 그려져 있네. 이와중에 줄무늬옷입고 있는 그림이 그 다워서 웃고 말았다. 싸인 한번 받기 정말 힘들것 같은 싸인이네.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