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첫날에 가는건 처음인것 같은데 2주전에 얼리버드 예매하면 3천원 할인해준다고 해서 예매를 해뒀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 : 스케치에서 스크린으로]를 보고왔다. 2016년 4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3개월반정도를 진행하는 전시다. 드림웍스(DreamWorks)는 장편영화인 [개미]를 시작으로 [치킨런] [슈렉] [마다가스카] [쿵푸팬더]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장르를 다루는 전시이기에 아이들을 데리고 올 부모님들이 많을것 같은데, 전시 내용구성은 어른들에게 맞춰져있는것 같다. 특히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유익할것 같지만, 드림웍스의 만화를 하나하나 기억을 못할 관객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것 같는 생각이 들었던 전시다.
전시 첫날 오전. 한산한 모습이다. 티켓박스의 이미지는 전시회 메인 모델인 슈렉에서 따온것 같다. 우선입장권으로 예매했는데, 전시대기줄이 생기는 경우 우선입장권으로 예매한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것과는 별개로 한산한 분위기여서 그냥 입장하는 일반입장권과 다를바가 없었다. 전시 당일에만 유효하고 재입장이 안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9 스탠리큐브릭 (Stanley Kubrick)전 이후로 재방문한 곳이다. 2호선 시청역 10번출구나 11번출구로 나오면 된다. 아니면 덕수궁 돌담길따라서 들어와도 되고.
서울시립미술관 앞에는 커다란 쿵푸팬더 포의 에어인형과 마다가스카 펭귄들이 있고, 입구에 들어오면 마다가스카의 기린인 멜먼의 엉덩이를 볼 수 있다. 입구서부터 포토존인 격에 사람들이 전시를 들어가기도 전에 기념사진을 촬영하느냐고 분주해진다. 보통 전시를 다보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준비해왔던 다른 전시와 다르게 처음 인구서부터 포토존이 나오길래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엄청 한산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다음주면 임시공휴일(6일)로 인해 긴 연휴가 시작되기때문에 사람들로 붐빌것으로 예상된다. 이게 그림마다 각각의 설명이 있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관람해야하기때문에 그림앞에 조금만 서성이기만해도 관람하기 불편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각각 애니메이션마다 애니메이터들이 인터뷰한 영상이 나오는데, 접시처럼 매달려있는 스피커 아래에 서서들어야지 또렷하게 소리가 들리기때문에 접시아래 맞춰서 서서 들어야하는게 좀 귀찮았다.
처음부터 눈을 사로잡은건 익숙한 [슈렉] 시리즈. 따듯한 심성을 가졌음에도 무섭게 생긴 외모때문에 오해를 받는 녹색괴물이다. 슈렉은 원작 동화책에서 이미지를 차용했는데,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뜻의 독일어 슈렉(Schreck)에서 따왔다고 한다.
빼놓을 수 없는 [장화신은 고양이]. 그 인기에 힘입어 단독주연으로 영화가 나올 정도이지 않은가.
마치 임성한 작가드라마에 깨알조연배우가 주연 남배우를 내치고 분량 낭낭하게 채웠던 느낌처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중에 하나인 [마다가스카]의 주인공들.
감독과 작가의 인터뷰가 재미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것들을 깨뜨리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장면을 연출할때 '다시 튀어오르진 않을까?' 비틀어 생각을 해본다는 거다. 그들의 뼈가 부러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은 제외하고 좀 더 극적인 캐릭터를 만들기위해 장면 하나에도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하수구관을 빠져나오는 멜먼(기린)과 글로리아(하마)의 영상이 나왔는데, 이런 것이 생각 비틀기가 아닐까 싶었다.
마다가스카 알렉스(사자).
자료영상으로 나왔던 그 장면도 재미있었는데... 진짜 아프리카로 간 [마다가스카 2]에서 마티(얼룩말)이 아프리카의 얼룩말 무리를 만나서 '나만이 가진 유니크함인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더니, '맞아! 우리들이 가진 유니크함이야!'라고 외치는 거 ㅋㅋㅋ 태어나서 흰바탕에 검은줄인지, 검은바탕에 흰줄인지 알 수 없었던 마티의 고민을 날려버리던 이야기. 얼룩말들이 가지는 유니크함.
올해 3편이 개봉해서 더욱 친숙한 [쿵푸팬더]. 무한도전에 나왔던 잭형 잭블랙 목소리가 자꾸 생각이 났다. 쿵푸팬더의 주인공 포를 연기한 잭블랙이 쿵푸팬더 영화홍보차 내한해서 무한도전 예능촬영을 했는데 그 편이 오랜만에 클래식 무도라서 정말 깔깔 웃으며 봤던 기억이 난다.
섹시한 타이거리스와 포
사부님
[치킨런] 과 [윌레스와 그로밋]
직접 사용자가 드림웍스 캐릭터들의 표정을 바꿔볼 수 있는 체험이 있는데, 쿵푸팬더 포의 눈매와 입모양, 마다가스카 펭귄의 부리모양과 눈의 크기를 바꿔볼 수 있다. 생동감있는 표정을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 기술에 놀라울 정도다. 옛날에 종이인형 가지고 놀던 시절을 생각하면 표정은 단순한 2D의 세계였는데, 이제는 3D 표현이 자유로운게 아닌가!
오~ 이것도 좋았다. 애니메이터들의 작업환경을 보여주는 작업실을 연출한 공간인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업 내용물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피칭'이라고 하는데 장면 하나하나 진행되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단계다.
특히 스토리보드 아티스트가 실제 애니메이션 피칭하는 모습이 일품이다. 그보다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있다는게 신기했지만. 이 사람이 동화책을 읽어주면 그 어떤 아이들도 흠뻑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저맨 심문' 장면을 피칭하는건데 진저맨 목소리낼때 빵터졌다.
이 연출도 좋았다. 요즘 참 전시들이 관객 이해를 돕게끔 도움을 많이 주는것 같다. 애니메이터들이 배경이 되는 그림을 그릴때 자료수집을 하고 그려나가는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자세히 보고있으면 물감들이 번지고 책상이 엉망이 되어간다. 또 자연을 그려내기위해 여러자료들을 수집하고, 참고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잡지에 있던 종이를 뜯어서 벽에 붙일때 종이가 날아가는 모습에 감탄했다. 오~~
처음 입구에서 등장했던 멜먼의 얼굴이 전시관 안쪽에 나온다. 여기도 두번째 포토존.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야하는데 기린 크기가 워낙 크다보니 멀리서 촬영을 해야한다. 그래서 전시공간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선뜩 지나가지 못하는게 좀 불편하긴 했다. 다른사람 기념사진 찍고있는데 얼굴비추는건 예의가 아닌지라...
[마다가스카] 아트 디렉터이자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인터뷰인데 꽤 흥미로웠다. [마다가스카] 1편은 뉴욕에서 밀림으로 이동하기때문에 상상을 펼쳐서 장소를 재 창조했지만, 2편은 실제 아프리카의 모습을 담아내기위해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아프리카를 방문해서 동물들을 만나고, 촬영을 해왔다는 거였다. 실제 아프리카는 지평선이 펼쳐지고, 석양이 아름다웠노라고 이야기를 할때만 우리가 상상하던 밀림과 정글의 모습이 아프리카의 전부가 아님을 다시 깨닫곤 한다.
그래서 만화속에 등장한 바오밥나무 하나도 세심하게 보면, 종류가 다 다르게 표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쿵푸팬더] 감독과 아트디렉터의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특히 색의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부의 갈색은 겸손함을 타이그리스의 빨간색은 그녀의 열정을 그리고 타이렁의 파란색을 뚜렷하게 이미지화 했다는 점이다. 특히 쿵푸팬더에 등장하는 배경은 실제 중국의 500년된 오래된 도시를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커다란 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역시 책상머리에 앉아있기만 하면 아이디어가 나오는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전시에 가기전에 하나 본게 있는데 바로 원형극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게 있다는 거였다. [드래곤 길들이기]의 투슬리스의 등에 올라타 버크섬을 내려다 보는 체험이라는 거다. 입장을 기다리며 설명을 읽고 있는데, '꼭 붙잡으세요. 드래곤을 타고 어디로 날아가게 될 지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라는 문구만 보고 엄청~~~ 엄청!!! 기대를 했다. '와 막 4D기계처럼 움직이고 그러는거 아니야?'라는 기대를...
하지만 이런거였다. 사운드 빵빵하게 버크섬을 투슬리스 타고 날아다니는 체험...;;; 조금은 실망.
이 느낌은 영화에서 한번 느꼈었잖아. 그 영상 다시 재탕하는거 아니야?
[드래곤 길들이기]는 진심 투슬리스가 다했다.
엉?? 그리고 전시 끝. 생각한것보다 훨씬 관람이 빨리 끝나서 당황 조금 했다. 나오다보니 입구에 투슬리스가 있었구나! 입구 옆에 기념품샵이 있기때문에 꼭 전시관람을 하지 않더라고 기념품은 구입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나는 또 엄청 기대를 하고 드림웍스 관련 캐릭터 상품이 엄청 많이 있겠거니 했는데... 좀 아쉬운 구성이었다.
잠시 한번 고민했던 투슬리스 키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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