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4일 Tagaytay에 가다.


첫째주 토요일 문화체엄일정으로 Tagaytay를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필리핀 마닐라에 여행가면 가봐야할 장소가 3곳이 있는데 팍상한폭포, 따가이타이, 인트라무스. 그중 세계에서 제일 작은 화산이 있다는 따가이타이를 가는 것이다. 마닐라에서 1시간정도 밖에 안걸리는 근교에 위치해있다. 필리핀 카비테(Cavite)주 따가이타이시에 위치한 화산인거다. 높이는 해발 600m 인 고지대라고 할 수 있다.

휴게소에 잠시들렀다가 다시 고속도로타고 도착한 따알호수. 처음엔 바다인가 싶었는데 암만 생각해도 호수였다. 필리핀이 7000여개로 이루어진 섬나라이지만 마닐라에서 1시간 거리를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바다일리가;;;

 




버스에서 내리니 도착한건 배선착장이었다. Taal volcano. 따알화산.




이게 우리가 타는 배일꺼라곤 생각을 못했다. 왠 선착장이지 했는데 배를 타고 들어가야한다고 한다.




날씨가 꼬물꼬물한게 영 불안하기만 하고... 하하.
보트선착장이었는데 이곳에서 보트를 타는데 6명씩 그룹을 지으라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가 냉큼 보트에 올라타는 바람에 이상한 조합이 되어버렸다. 보트가 가장 먼저 출발했는데 가장 늦게 도착했다. 이게 뭐지. 다른 보트는 마구 속도를 내는데 뱃사공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시고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듯 싶었다.  




배에 6명씩 올랐다. 







출발~~~







내가 탔던 배 아즈씨다. 쿨하심. 한없이...;; 느긋하시다. 






저게 따알화산이다!!



10여분 배를 탄것같은데 반대쪽 선착장에 도착했다. 많은 배들이 요기있네? 뱃삯은 이미 지불이 되어있었는지 따로 내지 않고 땅을 밟았다. 까만 해변에 내려 걸어올라가니 말과 사람이 한셋트로 줄지어 서있는 무리들이 있었다. 


 






여기는 관광사무소인듯. 저기 Taal Volcano 얼굴 넣고 사진찍는 기념판에서 사진찍고 싶었는데 워낙 정신이 없어서 멀뚱거리다가 못찍었다. 딱 배타고 말타고. 아주 적합한 기념판이었다.




여기선 각종 음료수를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어로 쓰여진게 눈에 띈다. 정말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진동하는 말냄새. 말을타고 세계에서 제일 작은 화산인 타가타이 화산에 오르는거다. 멀리서 봤을땐 이게 뭔가했는데 말마다 정해진 마부라고 한다. 입고 있는 티셔츠에 등번호가 써있고, 나름 체계적인 관리가 되어있는듯 보였다. 필리핀은 강력한 혈연집단으로 바랑가이(Batangay)라고 부르기도 한다. 혈연집단이 없다면 개인의 성공도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력한 혈연집단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들이 대부분 마을공동체로 이루어진 한 집단과 같았다.





우와, 짧은 바지를 입고와서 말을 타는게 민망한 상황이 되긴했는데 내가 말을 초이스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규격(키와 몸무게)를 보고 이 말타라고 지정을 해주더라. 운이 좋게 하얀색 조랑말이 나에게 배정되었다. 작은 말은 여자가 큰말은 남성이 타게 된다. 타기전에 마스크를 나눠주셨는데 없으면 큰일날 정도로 먼지가 많이 일었다. 순전히 말발굽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치마를 입은 사람에게는 200페소의 쫄바지를 팔기도 한다. 나도 짧은 청바지위에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바지를 사라고 하셔서, 치마를 들춰내 바지를 보여주는 민망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늘 일정에 말타는게 있는줄 몰랐다구.






나와 짝이었던 마부동생. 음.. 동생이다. 19살이다. 그리고 한국어를 정말 잘하는 동생이다. 깜짝놀란게 이승철의 "그사람"이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말타고 올라가면서 같이 노래를 불렀다.ㅋㅋㅋㅋㅋㅋ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까 사진도 찍어주는 서비스를 해주기도했다. 문득 생각했는데 19살에 이걸 직업으로 하고 있다는 거다. 나중에 물어보니 필리핀의 정규교육은 16살에 끝나기 때문에 이들은 일하는게 맞았다. 마부들의 나이가 천차만별인데 40~50대인분들도 있는것 같기도하고. 이 일을 생계로 마을 전체사람들이 하고 있는듯 하다.





이렇게 쪼르르 쪼르르 앞말을 따라서 올라간다. 말을 타지 않고 화산에 올라도 되는데 가파른 길이 많아서 말들이 참 고생을 많이 한다.





말을 타고 가면서 느낀건데 조랑말이 거친숨을 몰아쉬는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말이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긴했지만, 조랑말이 생각보다 내가 무거웠을거다.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말을 타고 오르는 화산이라니. 말들때문에 오히려 흙먼지가 날려대서 마스크를 썼지만 숨이 턱턱막혔다.
 

먼지도 많이 일고 마부랑 수다떨다보니 꼭대기에 도착했다. 근데 여기서 웃긴 상황이 발생했는데 50페소 팁을 주라고 이야기를 들어서 OK해서 꼭대기 도착하자마자 돈을 꺼냈는데, 마부가 아니라 한 아저씨가 옆으로 다가와서 음료수병을 흔들고 내 50페소를 가져가는거다. 응? 뭐지? 했는데...

그 아저씨가 이곳 관리인이 아니고, 단지 정상에서 음료수를 파는 아저씨였던거다. 음료수 가격은 50페소고. 나는 방금 마부를 위한 음료수를 구입해준거다. 응??? 암튼... 정상에 도착해서 우선 가만히 있어라. 물론 말을 타고 올라오는 길이 아주 험난해서 이들의 노동력에 팁을 더 주고싶을 수도 있겠지만은...; 뭔가 당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알고서 사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뭔가 삥 뜯긴 느낌이랄까?





말에서 올라오니 작은 분화구를 만날 수 있었다. 우와. 화산의 분화구는 처음본다.분화구 주변에 유황가루가 남아있고, 살짝 냄새도 난다. 유황냄새보다는 말냄새가 더 강력하게 나기도 하지만.




이게 많이들 찍어오는 따가이따이 따알화산의 분화구 배경이다.


여기에 환경오염사례가 있으니; 분화구에 골프공을 칠 수 있는 장사를 하고 계셨다. 하하; 분화구에 얼마나 많은 골프공이 들어있을까. 서양인들이 많이들 좋아할것 같은 골프공 치기..;;






사진찍기위해서 다시 내려가려고 보니 말을 타고 올라올때 그 파트너의 말을 찾아야한다. 마부들이 내려오는 손님들을 다시 말타라고 부르고 정신이 없다.




먼지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마스크는 필수인데, 나는 점프샷찍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마스크가 만신창이가 되서 버리고 말을 탔는데... 맙소사. 마부가 갑자기 한국어로 "비온다!" 그러는거다. 헐. 진짜 비가온다. 으악!!! 마부가 말을 같이 타도 괜찮냐고 물어봐서 괜찮다고 하니까. 말에타더니 미친듯이 달린다. 내 말이 흰색 쪼그만 조랑말이었는데 그 몸뚱아리도 작은게 엄청 힘들게 뛰었다. 말의 헉헉 소리가 잊혀지질 않는다. 비를 맞는데 말발굽때문에 먼지가 날리고 비내리고 만신창이가 되고.

한국에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 블로그 사진보니 다들 맑은 날씨에 해맑에 웃고 있는데... 우린 도저히 웃을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서 내려왔다. 머리는 비로 다 젓고 ㅋㅋㅋ 마침 방수화장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검은 눈물을 흘리고. 내려와서 50페소를 마부에게 팁으로 줬다. 100페소 줘도 될것 같은데, 정상에서 음료수 값으로 50페소를 줬으니 퉁칩시다.


비를 맞고나서는 다시 이곳에 안온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말타는건 정말 재미있었다. 돌아가는 길에도 타고왔던 배를 탔다. 배 아저씨가 우릴 데리러 왔음.ㅋㅋㅋ 근데 비가 내려서 그런지 따알호수가 아주 거세게 파도치듯 요동쳤다. 아까 화산으로 올때 뒷자리에 앉았더니 매연냄새가 나서 싫어서 맨앞에 앉았는데 이건 롯데월드 후룸라이드 뺨치는 요동이었다. 립밤바르다가 배안에 떨기고 좌절. 이래저래 익사이팅한 체험이었다.




배아저씨께 Mocha Marble Cake 빵을 배에 남기고 왔다. Goldilocks라고 이 브랜드 빵집도 꽤 유명하더라. 간식으로 나온거지만..ㅋㅋ 참 CPSC는 간식을 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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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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