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극장에서 자주 이름을 볼 수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8년작 [걸어도 걸어도 : 歩いても 歩いても, Still Walking (2008)]를 보고 왔다. 이 영화를 보기전에 최근에 개봉한 [태풍이 지나가고 : 海よりもまだ深く, After the Storm (2016)]를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이 이야기하는 가족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야기라 두 작품을 보고나면 분위기라던가 이야기하는 바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이다.




# 이동진 평론가의 빨간 안경을 보다니!




서울에서 지내면서 좋다고 느낀 두번째.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GV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접속 무비월드>를 보면서 영화는 수다다 코너를 통해 김태훈, 이동진의 티키타카식의 재치있는 말솜씨를 보고 있노라면 보고싶은 영화들이 한둘이 아니였는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었다. 그런데 서울에 오고나서 느낀점은 CGV스타라이브톡이라던지 GV(관객과의 만남)라던지 정말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티켓 예매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운좋게도 이번 <걸어도 걸어도> GV도 매진이었는데, 누군가가 취소한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이동진평론가 GV라서 그런가 티켓 가격이 일반예매보다는 비쌌다.


그리고 그의 빨간 안경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신기했다. 그리고 어쩜 끊임없이 술술술 이야기하는지 놀라움이 둘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실제로 들었다는게 기분이 이상했다. 오 이래서 이동진 평론가의 GV가 인기가 있구나 싶었던.


그만큼의 약함과 악함 by. 이동진 영화평론가





#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는 여름을 담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무더운 지금의 날씨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2009년에 한국에서 개봉했었던 작품인데, 실제로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올해 재개봉하였는데 근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이 연달아 선보이면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영화는 요리를 하는 따듯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랫만에 모인 가족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이 모인 이유는 10년전 다른사람을 구하고 바다에 익사한 장남 준페이의 기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페이가 구한 아이인 요시오는 광고 전단지를 만드는 청년이 되었고, 자신의 아들이 죽으면서 살린 아이가 변변찮은 사람이되자 가족들 앞에서 아버지는 역정을 낸다. 각자 가정을 꾸린 차남 료타와 지나미의 가족들이 소란스러운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도 준페이를 잃은 부모님의 본심을 듣는 순간 놀랍다.






차남 료타가 준페이가 살린 아이였던 요시오가 그만 찾아와도 되지 않겠냐고 하자 어머니의 말.


증오할 상대가 없는 만큼 괴로움은 더한 거야. 그러니 그 아이한테 1년에 한 번쯤 고통을 준다고 해서 벌 받지 않아. 그러니까 내년 내후년에도 오게 만들 거야.






출처 : blog - Sion, In The 3rd Dimension



이번 GV에서 재미있었던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싸인이 독특하다는 것이였는데, 시간이 되면 그림같은 걸 그려준다고 한다. 그래서 이동진 평론가가 일본어 배워서 감독님한테 싸인 받을 기회가 생기면 '그림 구다사이-'라고 말해보라고 하던게 생각나서 찾아보니 싸인이 그림같이 생겼더라. 


질문중에 하나 더 생각나는건 포스터에 그 해 여름,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왜 적혀있냐는 질문에 "엄마의 비밀이 빠찡코는 라는게 아니잖아요?" 라고 했던가. 빵터졌다. 키키 키린이 연기한 엄마 토시코의 성격은 감독의 어머니와 매우 닮아 있다고 하는데, 굉장히 유머러스한 면이 있다가도 한 없이 진지해지는 구석이 있다. 



영화 제목이  <걸어도 걸어도 : 歩いても 歩いても>인 이유가 영화속에서 어머니가 듣는 노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라는 노래속의 가사에 들어있다. 1970년대 유행한 엔카로 극중 의사인 아버지가 클래식한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자, 어머니의 일침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면서 애인의 집에서 엔카를 불러주는걸 목격한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레코드를 사왔고, 아버지 몰래 가끔식 듣는 노래라고 한다.






대사 하나하나, 연출된 장면 하나하나 잘짜여진 영화. 이건 또 보게되면 다른 모습들이 보일 것 같다. 아! 영화보는 중에 아버지 쿄헤이가 차남 료타가 재혼하면서 데리고온 아츠시가 먹지 않는 음식을 대신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일본인 답지 않게 다른 이의 음식을 먹는 장면이 제법 과장된것 같다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아버지역의 배우가 더러워서 하기 싫다고 했다고 한다. ㅋㅋ 그래도 감독이 설득하여 아버지 코헤이는 그런 성격이라면서 연기를 하라고 했다더니만 젓가락에 침을 뭍혀서 쪽쪽 빨아서 아이가 먹지 않는 반찬을 집어먹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다. 이래서 GV가 생각지도 않았던 장면들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구나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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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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