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까이역


어젯밤 사파로 가기 위해 하노이역에서 기차를 탔다. 여기서부터 내가 느낀게 있다면 나는 예상 투어가격보다 적은 돈을 냈기때문에 약간의 불이익이 있을 꺼란 이야기었다. 예상대로 라오까이행 SP1 기차의 4인실 2층 침대로 걸렸다. 1층과 2층은 10만동정도 차이가 난다. 하노이에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어서 우산을 끝까지 들고 있던터라 온몸이 축축한 기분이었다. 현지인은 많이 안탄다더니 내가 탄 4인실칸에 현지인 아저씨 3명이 탔다. 혼자 여자라서 어지간히 신경쓰여 잠이나 잘까싶었다. 더군다나 2층 침대에서 문가를 바라보는데 바퀴벌레 출현. 오늘 잠 다잤다 싶은거다. 차마 내 신발로 못죽이겠어서 반대편 틈새로 열심히 내쫓았다.

기차는 정확히 9시 10분 라오까이로 출발했다. 근데 이 아저씨들 문도 안닫고 수다삼매경에 빠진거다. 어찌나 말들이 많은지 과연 오늘 잠들 수 있을까 걱정했다. 이어폰을 귀에 끼고 버스커버스커의 신곡을 들었는데 슬몃 잠들었다깨니 이 아저씨들 문은 닫았는데 커텐을 왜 안쳐 ㅋㅋㅋ 위에 조명을 다 끄고 난 이제 잘꺼다라는 태세를 취하고 후드를 뒤집어 쓰고 침대에 누웠다. 조금 쌀쌀했는데 푹신한 이불까지 덮고 나니... 담날 아침. 차장이 라오까이역에 도착했다고 문을 두드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꿀잠잤네. 기차의 흔들림이 심하다더니 유럽여행으로 기차침대에서 잠드는건 익숙했던터라 이정도는 뭐.

6시쯤 라오까이역에 도착했는데 나랑 같이 투어 신청한 말레이시아 아줌마 2명을 챙겨 역밖으로 나왔다. 나가면 이름표를 들고 있다는데 다른건 몰라도 내 이름이 짧아서 75포인트 정도되는 글자 크기로 글간격 줄여서 JINA KIM이라 쓰여진 종이를 팔랑팔랑 흔들고 계셨다. 이걸 어찌 못봄 ㅋㅋㅋㅋㅋ 나 여기있다고 해서 기다리니 차있는 쪽으로 데려간다. 이미 차는 사람들로 꽉차고 맨 뒷자리에 앉았다.

사파로 35km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고 말레이시아 아줌마 사이에 끼어서 고개를 쭉 빼고 밖을 내다본다. 프랑스인들이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았을때 계단식 논에 반해 사파로 이주한 사람들도 있다더니 자연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 하지만 라오까이역에서도 비가 내리고 있던 터라 트레킹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다른 사람들 호텔에 내려주고 마지막으로 나랑 말레이시아 아줌마 2명이 도착한 호텔은 아까 차타고 오면서 길거리 커다란 광고판에서 본 그 호텔이었다. 굉장히 괜찮은 호텔이었다. 11시 이후에 손님들이 체크아웃을하니까 나는 12시 이후에 체크인이 가능하댄다. 그리고 앉아서 설명을 듣는데 나는 식사 미포함 투어라고. 아 여기서 내 투어비가 저렴했던 이유가 ㅋㅋㅋㅋㅋ 아놔. 이제 나 겨우 16만동있는데... 4끼를 사먹어야한다. 환전이 불가피한데 워낙 소액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9시30분까지 짐은 호텔에 맡겨두고 아침먹고오라해서 말레이시아 아줌마 2명과 함께 호텔밖으로 나왔다. 아줌마 이름은 G와 Mary인데 영어를 굉장히 잘하셨고, 두분만 있어도 영어로 대화를 하셨다. 내일 이분들은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다고 나가서 먹자하셔서 따라나갔다. 가이드가 위로 올라가면 3달러 30분에 먹는 조식 뷔페가 있다해서 올라가는데 30분은 너무 했다고 이제 7시 30분인데 9시까진 밥먹어야한다해서 G와 Mary아줌마랑 돈 좀 더주고 오래있을 수 있는 레스토랑에 갔다. 난 여기서 7만동을 쓰고 9만동남았다.ㅋㅋㅋ 카운트다운 세는 기분.

아침먹고 사파트레킹하는데 말만 듣던 흐멍족? 그 까만 여인네들이 한 그룹인양 따라붙어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기차에서 자고 씻지도 않은채 길을 걷기 시작한거다. 오랜만에 산을 걸어다니는 거라 기분이 상쾌하고 좋다. 마침 비도 그치고 안개가 자욱한 산속을 헤쳐나가는 기분이 나쁘지않다. 하지만 진흙탕길을 아쿠아슈즈신고 걸어서 미끄러질뻔하고 그 어두운 여인들이 붙잡아 주는 호의를 베풀고 그녀들의 마을에서 'buy from me'의 어택을 받았다. 가방이 20달러래 ㅋㅋㅋ 아 진짜 씨엠립의 악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끈질긴 이들의 구매요청에 맘 약한 mary아줌마들은 어린아이들이 측은하다며 눈물을 보이셨다. 이분들 보기와 다르게 60대 아줌마들이신데 G아줌마는 68세인데 자기 손자가 20살이라면서 나보고 사파손자라몈ㅋㅋ 자기를 할머니라고 부르라하셨다. Mary아줌마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시는데 최근 '굿닥터' 챙겨보신다하셨다. 나도 안본 드라마인데 ㅋㅋㅋ 그래서 한국 문화해 대해 많이 이해하고 계시고 자기 이웃집에 한국인분 신다면서 사진보여주시고 놀러오라하셨다. 태국 들였다가 한국가기전에 말레이시아 들렸다가 자고 가라고 ㅋㅋㅋㅋ 아 그러고싶은데 멀어요. 이랬더니 비행기 타면 금방이라고... 아... 네 ㅋㅋㅋ 엄청 살뜰이 챙겨주셨다. 가이드 Goi는 나보다 한살많은 오빠인데 할머니들 챙긴다고 그랜드썬이 잡아드릴께요 이러고 챙겼다. 이렇게 4명이서 걷는 사파트레킹에 계속 흐멍족분들은 바뀌고 상품구입을 요청해왔다. 정신없었음. 점심은 건너뛰고 걸어서 2시 10분쯤 끝나고 사파까지 픽업차량이 온다해서 기다리는데 지금 20분째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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