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에 오면 여유를 즐기며 글도 많이 쓰고 그럴 줄 알았는데, 오토바이 사건 이후로 복통 증세가 있어서 먹을 것도 신나게 다 못먹고 아파하고 있다.

제발이 저려서 원래 오늘 아침에 오토바이를 반납해야하는데 아침까지 오토바이때문에 신경쓰고 싶지않아서 저녁에 반납을 했다. 아직 기름이 한칸이나 더 남아서 아깝긴했지만 신경이 쓰여서 반납을 하기로 했다.

여기서 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반납하기전 빠이캐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오후시장에 들렀다.



캄보디아에 계시는 쉐인쌤이 강추한 밀크티를 맛보기 위해 오토바이를 세워서 코코아맛으로 구입하고 인증샷을 찍기위해 들었는데, 컵이 좀 부실해서 넘쳐흐른거다. 그것도 모르고 오토바이 손잡이 옆에 끼고 달렸는데 옷에 다 튀어서 흐르고 말았다.

윗옷은 흰색이고 바지는 초록색 알라딘바지였는데, 피 흐르고 말랐을때 처럼 색이 바뀐거다. '아.. 하필이면 흰옷에...'라는 생각을 하며 오토바이샵인 드언덴에 가서 '피니쉬! 엔드 브로큰...;;'이라며 오토바이를 보여주니 안쪽으로 끌고가서 상태를 확인한다.

그러면서 내게 2가지 문제가 있다했다. 우선 왼쪽 헤드라이터 커버가 고장났고, 본체가 덜렁거렸다.그래 인정. 나 무보험이니까 수리비얼마야? 이러며 카운터로 걸어가는데 직원이 내 옷에 흘린 코코아밀크티 자국을 보며 '아유오케이?'라고 묻는거다. 피흘린줄 알았나봐 ㅋㅋㅋ 난 괜찮아. 파킹하다가 그런거니까.

뭔가 상황이 웃겨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앉으니 어딘가 전화를 해서 묻고는 1130바트를 달랜다. 하루 100바트짜리 오토바이를 빌려서는 10배 이상의 수리비를 물다니. 꼭 오토바이 대여시 보험에 가입할 것과 초보라면 빌리지 말 것을 권유한다. 내가 안다친게 어딘가라는 생각으로 기꺼이 돈을 내어드리며 비싸다... 라고 했더니 빠이에서 수리할 수 없어서 트럭에 오토바이를 싣고 치앙마이까지 가져가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한번 내 건강상태를 묻는다.

만약 정색하며 수리비를 청구했다면 나도 뭔가 화가났을텐데 그래도 내가 다쳤는지 물어봐줬으니 이해하리다. 3만8천원에 오토바이 수리가 가능한게 어디냐. 그래도 얘넨 무보험에 오토바이를 쉽게 빌려주는거 보니 수리비로 챙기는 돈도 만만치않을 것 같다.

무사히 여권을 돌려받았으니 끝난건데, 그 이후로 복통에 시달리고 있다. 갑자기 쓸데없는 데 지출이 생겼으니 남은 여행 계획을 좀 변동할때가 되었다. 치앙마이 트레킹이 약 1000바트 수준이니 하지않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어쨌든 돈은 어디선가 새기 마련인가보다.

방에와서 열심히 코코아 흘린 흰옷을 빨아 널었더니 기운이 다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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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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