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무이네 샌듄투어① 

Fairy Stream

요정의 샘



베트남 무이네에서 가장 흔히 하는 관광용 투어는 새벽에 선라이즈 투어와 오후에 진행되는 선셋 투어로 나눠진다. 대게는 아침일찍 일어나는 것을 포기하고, 오후에 하는 선셋투어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각각 투어마다 다른 자연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나는 1인 배낭여행객으로 혼자서 지프를 빌려서 돌아다니는것보다 단체로 이용하는 여행사 투어 상품이 더 끌렸다. 더 합리적인 가격에 투어를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9월은 비수기로 사람들이 적은데다가 우기 시즌이라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는 불안함 때문에 완벽한 투어는 기대할 수 없었으나 무이네에서 보냈던 이 지프투어가 제법 재미가 있었다. 자, 무이네의 샌듄투어를 따라 떠나볼까!




2013년 9월 18일 12시 22분 


자신의 숙소가 아닌 별도의 투어 신청을 했다면 직접 픽업 장소로 찾아가야했다. 물론 따로 픽업을 요청하면 추가 요금이 붙기때문에 직접 찾아가는 편이 1인 배낭여행객에는 좀 더 괜찮은 선택이다. 원래 신투어리스트 무이네에서 투어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에어컨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일정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무이네 투어는 지프투어(Zeep tour)가 더 끌리지 않겠는가. 전날 무이네 해변가를 걸어가다가 찾은 무이네 백팩커스에서 미리 샌듄투어를 신청했기때문에 찾아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20~30분 걸어가야하기때문에 다리가 아플 것 같아서 무이네 시내버스를 탔다. 숙소앞 길가를 걸어가는데 버스가 오길래 손을 뻗어 휘적거리니 세워준다. 마치 시내버스를 택시처럼 이용하는 셈이다. 내릴 위치쯤 되서 "내려요~~" 라고 허우적대면 버스를 세워준다. 이 무슨 ㅋㅋ


무이네 시내버스 무이네힐즈 - 무이네 백팩커스 10km 이내 6000 VND (2013.9.18 기준 / 306원)





전날 걸어서 왔던 무이네 백팩커스(Muine Backpackers). 버스타고 3분만에 도착하는 바람에 일찍 와버렸다. 투어는 1시 30분부터 시작하기때문에 입구에 있는 의자에서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늦게 도착하는 것보다 일찍 와서 도착하는게 센스있는 투어 참가자가 아니겠는가. 무이네 백팩커스에서 샌듄투어 신청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포스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Muine Backpackers Resort (무이네 백팩커스)

88 Nguyễn Đình Chiểu, Hàm Tiến, Mui Ne, Bình Thuận





무이네 백팩커스는 도미토리 룸이 있어서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숙소중에 하나이다. 그래도 무이네라는 휴양지까지 왔는데 도미토리 숙소를 쓰긴 뭐한것 같아서 이곳에 숙박하려다가 무이네 힐즈로 이동했는데, 이곳도 나쁘지 않다. 우선 좋은건 바닷가와 근접해 있고,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여기도 사장님이 유럽인이었다. 베트남쪽에 숙박업을 하는 유럽인들이 많은 것 같다.


이곳 리셉션에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받아서 소파에 앉아서 이것 저것 검색을 하면서 시간을 떼웠다. 그리고 보이는 책장에 책을 놓고 가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책한권을 놓고가면 다른 책 한권을 가져갈 수 있다. 여행도중에 서로 책을 돌려보는 건데 게스트하우스마다 이렇게 해놓아서 굉장히 좋은 것 같았다. 나도 한인민박집에 묵을때 내 책을 하나놓고, 다른 책을 빌려가 읽고 했는데 귀국할떄 다시 내 책을 찾아왔었다.ㅋㅋㅋ





그렇게 투어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어 지프 아저씨가 안내해준 지프차에 올라탔는데, 아니!! 이곳 숙소앞에 앉아있는 저 소녀. 호치민 메콩강투어에서 만났던 그 자매중에 동생이었다. 무려 베트남에서만 세번째 만나게 되다니. 이들도 이곳 숙소앞에 앉아있는 나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했다. "너 여기서 숙박했니?" "아니, 내 숙소는 여기가 아닌데 샌듄투어하러 왔어." "우리는 오늘 호치민으로 돌아가." 


무이네에 하루 숙박을 하기위해 찾아온 이들이 대단했다. 캄보디아에서 이미 시간을 많이 보내고 와서 베트남은 많이 못돌아보고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 자매와 나눈 이야기는 별게 없었지만, 호치민에서 한번, 무이네로 오는길 휴게소에서 한번, 그리고 숙소에서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가웠다. 그렇게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헤어졌지만 베트남 이야기를 돌아보면 이 자매가 생각이 난다.





2013년 9월 18일 13시 33분


숙소앞에서 1시 30분. 총 6명의 사람들을 태워 출발했다. 차안에는 3명의 유럽인들과 모녀가 탔는데 어머니는 캐나다에 살고, 자기는 호주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까만머리의 까만피부인 동양인인 나를 맨 앞자리에 타라고 했다. 오래된 지프차는 한국에서 온것 같았다. 사이드미러에 적힌 글귀가 그렇게 말을 해주고 있었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지프차는 씽씽 무이네 해변가를 달려서 첫번째 장소인 요정의 샘으로 향한다.


요정의 샘은 무이네에서 5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개울이다. 무이네는 베트남 남쪽에서도 건조한 편인데, 모래언덕들과 함께 척박한 땅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곳에 마르지 않는 물이 흐르는 요정의 샘이 있다. 침식 작용에 의해 토양이 깎여 나가 골짜기가 형성되어있는 곳이라 했다. 




2013년 9월 18일 13시 41분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베트남어로 분명이 이름이 있는 곳인데, 영어로 가져다붙인 조악한 이름을 가진 곳이 많다. 요정의 샘도 바로 그렇다. 마치 게임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이름이 붙은 이 곳은 정말 요정들이 살고 있기때문에 붙은 이름일까 싶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하는 말이 "요정들이 씻지 않나봐..." 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퍼석거리는 흙길을 따라 맨발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곳이 요정의 샘이다.


지프아저씨는 2시 20분까지 돌아오라고 이야길 하시곤, 입구 앞에 매점에 앉아서 다른 지프아저씨들과 대화를 나눈다. 샌듄투어 가이드가 따로 붙는게 아니라 투어를 즐기는 투어객들이 각자 시간을 맞춰야한다. 요정의 샘으로 향하는 길에 베트남의 피쉬소스인 느억맘을 담근 항아리가 있으니 잠시 구경해도 좋다. 나는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서둘러 요정의 샘으로 걸어나갔다.





요정의 샘으로 내려가는 길에 어린아이들이 신발을 맡아 주겠다고 손을 내민다. 

신고 있던 쪼리를 맡길 정도로 비싼 것이 아니었던지라 그냥 내 가방안에 쑤셔넣으니 아이들은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부드러운 흔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쪼리를 신고 돌아다녀서 발이 탔네... 





현지인으로 보니는 분이 바람과 같은 속도로 휘적 휘적 걸어가길래 나도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마냥 맨발로 걸어다니기 좋은 길만 나오는건 아니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아쿠아슈즈를 신고 오는건데, 괜히 쪼리를 신고 나왔다. 아무래도 샌듄투어라 모래가 많을것 같아서 쪼리를 가지고 나온건데 그러지 말아야했다. 바로 이 험난한 돌길에 맨발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조심스럽게 걷는다고 걸었는데 왠걸... 돌에 미끄러 넘어지고 말았다.


우선 가방부터 살려야겠다며 필사적으로 털고 일어났는데, 이미 왼쪽 바지가 젖어버렸다. 

카메라가 안젖은게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는데...





세상에... 캄보디아에서 사온 내 알라딘바지. 물이 엄청나게 잘빠지는 바지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갑자기 다리 사이로 초록색 물이 뚝뚝 떨어지는거에 경악을 했다. 이놈의 바지 ㅋㅋㅋ 염색물이 이렇게 잘 빠질 줄이야. 걷다 말고 서서 바지에 물을 짜고 있었더니, 나랑 같이 지프를 타고온 사람들이 왜 안가냐고 챙긴다. "바지가 젖어서..." 라고 하니 굉장히 촐랑맞아 보였나보다. 씨익- 웃고 그들은 커다란 장신을 이용해 휘적휘적 걸어나갔다. 아... 괜히 찝찝하고 난리.






13시 50분


한참 걸어올라가는데 왼편으로 기다란 모래언덕이 등장했다. 이 언덕을 올라가는건지, 물길따라 가야하는지 모르겠어서 사람들이 다 올라가길래 힘들게 걸어올라갔다. 다들 맨발로 잘올라간다.





이 언덕으로 올라가면, 요정의 샘의 협곡이 눈에 들어온다. 저 사람들이 서있는 위치에서 기념사진을 찍겠다고 가져온 인스탁스로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을 했다. 그리고 사진찍어줘서 고맙다고 사진을 찍어서 드리니 굉장히 좋아하셨다. 나중에 화이트샌듄에서 카메라가 사망하는지도 모르고, 즉석카메라의 나눔의 기쁨을 즐기고 있었네....




언덕길을 올라왔으면, 다시 내려가는 법.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동네 개가 미친듯이 모래를 따라 내려간다.

어찌나 잘 뛰어내려가는지 한두번 올라온 솜씨가 아니다.



굳이 언덕을 올아와 볼 필요는 없으니, 요정의 샘으로 가려는 사람들은 계속 물길을 따라 직진!





다들 시간이 없다는 걸 아는지 요정의 샘 폭포까지 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나는 이왕 온김에 물줄기의 끝을 보겠다며 홀로 협곡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가는길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슬며시 걱정 되긴했지만, 그래도 시간내에 보려면 서둘러야했다.





이렇게 홀로 맨발의 흔적을 남기며...





14시 10분


와, 드디어 요정의 샘의 폭포(Fairy Stream Waterfall)가 보였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폭포. 

그래도 이곳의 끝자락을 보고 가는 구나.





이렇게 작은 웅덩이 같아 보이지만, 제법 깊다. 바지를 다리 끝까지 올려야했으니까...





요정의 샘에 왔다는 인증 사진을 남긴후에 시계를 보니... 으앗? 20분까지 오라고했는데 10분이 되었다. 깜짝놀라서 되돌아 가는 길을 속도를 내어 뛰어나갔다. 진짜 숨이 찰 정도로 뛰어 나가는데, 요정의 샘 입구앞에서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숨을 헉헉 쉬어대며 뛰어나오니 다들 이해해주는 분위기였다. "쏘리..." 라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미안함을 이야기하자, 숨을 돌리라면서 까만 동양인을 위로해준다. 9분 늦었다. 요정의 샘 폭포를 보고 오려면 바로 직진을 해야한다. 시간이 없다.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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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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