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까타 실다역

Sealdah Railway staion


생각지도 않게 5일간 머물었던 꼴까타를 떠나 다즐링으로 가기위해 실다역으로 향했다. 꼴까타에서 머무는 여행객들에게 물어보니 서더스트리트에서 택시타고 하우라역까지 100루피면 간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실다역까지는 택시를 타고 100루피도 들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제 알뜰살뜰 돈을 아껴야할것 같아서 버스를 타고 실다역으로 가기로 했다. H양이 배웅해준다며 마더하우스 가는 큰길까지 데려다주어서 어렵지 않게 Acharya Jagadish Chandra Bose Rd까지 나왔다. 이제 지나가는 버스중에 실다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면 되는데 퇴근 시간인지 전부 만원버스밖에 없어서 올라탈 수 없었다. 그래도 늦지않게 기차역에 도착하려면 올라타야했어서 겨우 버스에 올라탔다.





15kg 배낭가방을 매고, 실다역까지 무사히 잘만 도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현지인 아저씨들이 어떻게든 내게 자리를 내어주려고, 가만히 앉아있는 한 아저씨를 내쫓아서 자리를 만들어주신다. 배낭가방을 내려놓고 있을 수가 없어서 가방을 맨 채로 자리에 걸터앉아야했다. 진심 꼴까타를 여행하는 여자 여행객은 아무리 만원버스를 타도 자신의 자리는 만들 수 있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괜히 내가 버스를 타서 현지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기분이었달까.


꼴까타 시내버스 Jora Girja Bus Stop - Sealdah 8루피 (2014.11.11기준)





차장아저씨가 "실다~~ 실다~~"라고 외쳐서 허겁지겁 내릴준비를 하는데, 버스에 올라타있던 대부분이 이 역에서 내렸다. 지난번에 내렸던 실다역 반대방향이 아니라, 실다역 오른쪽 방향에서 내려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눈앞에 바로 역의 모습이 보이길래 무사히 오긴 왔구나 싶었다. 역 근처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보고나서야 내가 인도에 왔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사람들 왜이리 많아.





꼴까타의 실다역. 가끔 현지인들이 시알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실다나 시알다라하면 알아듣는것 같다.

기차시간이 8시 30분인데 2시간 30분이나 일찍 와버렸다. 아무래도... 혼자타는 첫 인도의 기차라서 긴장을 많이 했던터라 미리 역에가서 기다리겠다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내가 가본 기차역중에 제일 사람들이 많고, 복잡했던 기차역이었다. (델리역을 가보지 않았기때문에...) 





인도에서 기차만 탈줄 알면 여행의 50%는 완성했다고 봐도 될정도로 기차타기만 무사히 성공하면 된다. 다행히 내가 타는 기차는 실다역이 시발역이라서 늦게오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차티켓을 보면 플랫폼이 안내가 안되어있기때문에, 기차역 전광판을 통해 플랫폼 확인을 하면 된다.


3A기차라서 웨이팅룸에 들어가서 기다릴 수 있는데, 그런걸 몰랐던때라서...





역 바닥에 주저 앉았다. 바닥에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길래 한 가족이 모여있는곳 옆에 쭈구려 앉았다. 2시간넘게 기다려야하는데 딱히 할일 도 없고... 웨이팅룸에 들어가서 기다릴 수 있다는걸 전혀 몰랐던터라 바닥에 앉아서 사람들이 오고가는 발걸음을 구경했다. 기차플랫폼이 갑자기 바뀌었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르 달려가는 모습이라던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바삐 걸어가는 모습들... 실다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풍경이었다.


꼴까타 이후로는... 나중엔 어떻게든 웨이팅룸을 찾아내서 편안히 쉬는 내공을 쌓을 수 있었다.






나의 인도에서의 첫 기차는 3A



전광판을 힐끔힐끔 보고있는데 7시가 되자 플랫폼 안내가 떴다. 9번이던가 10번에 내가 타야할 13147 기차가 들어온다고 쓰여있길래 바닥에 그만 앉고 플랫폼에 가서 기다리자며 바지를 털며 일어났다. 내 옆에 앉아있던 가족이 슬쩍 인사를 해준다. 그냥 앉아만 있었을뿐인데 친해진 기분이다. 나는 혼자 기차를 타야한다는 두려움에 모자 쓰고, 마스크 두르고, 까만 바람막이를 뒤집어 쓴채였다.


3A기차라서 창문이 막혀있는 에어컨 차량인 B-1을 찾아냈다. 

혹시모르니 이 기차가 맞는지 기차 밖에 종이를 들고 있는 역무원에게 재차 확인하고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에 제일 먼저 올라타서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인도 기차 처음타니까 사진 찰칵찰칵!

우선 배낭가방부터 바닥에 묶어 놓고, 자물쇠로 꼭 잠그고...





내자리 찜콩. 내가 인도여행하면서 탄 기차중에 제일 비싼 기차였기때문에 상태가 제일 좋았다.

로이스 감자칩을 들고 갔을때라 봉투도 좋은거 들고다녔었네.





이렇게 콘센트도 있고, 거울도 붙어있고, 물병 놓는 것도 있고... 슬리퍼칸보다는 상태가 확실히 쾌적했다.





인도기차 처음탄다고 구입한 바나나 한송이와 기차역 플랫폼에서 구입한 Rail neer 물, 그리고 거스름돈 없다고 받아온 과자. 인도는 웃긴게 거스름돈이 없으면 과자나 사탕으로 대신 주곤 한다. 처음 당했던 잔돈 과자라서 황당했는데, 보통 20루피주고 물을 사먹었으니 물 한병 샀는데 과자도 주길래 괜찮은건가 싶었다. 그와중에 과자를 줬는데, 마음에 안들어서 바꿔달라했더니 바꿔주기까지 하던데.


바나나는 한송이까지 살 필요가 없었는데, 뭐하러 한송이를 다 사왔는지 ㅋㅋㅋㅋㅋ 나중에 다즐링에서 배탈났을때 잘 먹긴했다. 바나나도 한송이 가격인지 개당 가격을 치는지 몰라서 상인이 나한테 사기치는 줄 알고 엄청 경계했는데, 보통 바나나 1개 가격을 5루피로 쳐서 12개 한송이 60루피에 구입했다.





기차안에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Upper 였으면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을텐데 가장 아랫층인 Lower 자리였다. 마스크를 쓰고서 사람들을 경계하는 포즈로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전부 아저씨들만 자리에 앉는거다. 더 웃긴건 자기 자리도 아닌데, 친구가 여기에 앉아있는지 놀러와서는 수다떨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콘센트가 있어서 스마트폰을 아무렇지 않게 충전해놓고 다른 곳으로 사라지는 등... 아무도 짐에 자물쇠를 묶어 놓고, 챙기지 않았다. 뭔가 젠틀한 분위기?


3A칸은 이불과 베개도 주는데, 밤 10시가 넘어가는데 아무도 잘 생각이 없는 모양인거다. 나는 피곤해서 잠들고 싶은데... 내가 가장 아랫층이니 침대를 만들어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아저씨들은 전부 앉아계시길래 시트를 들고 일어나 깔려고 하니까 반대편에 씨트를 이미 깔아놓은 자리에 나보고 자라고 하는거다. "여기가 내 자리인데요?" "너 어디까지 가는데?" "뉴잘패구리역이요." "그럼 여기서 자도돼." 란다.


그래서 내 자리가 아닌 반대편 자리에 시트가 깔린 그곳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아저씨들은 10시가 넘어서 저녁시사를 하고, 자기들끼라 대화를 나누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불을 끄고 잠에 들었다. 나도 누우면 바로 자게 될줄 알았는데, 아저씨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스마트폰에 담아둔 동영상을 보고나서야 잠에 들었다.





오전 7시 30분 뉴잘패구리역에 도착예정이라서 7시 알람에 겨우 잠에서 깼다. 주변에 자는 사람들이 아무도 일어나지 않길래,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나 싶었다. 정시에 출발했으니 지연이 안되었을것 같아서 구글맵으로 GPS를 잡아 위치확인을 했다. 내가 일어나자 Side Lower에서 주무시던 아저씨도 일어나셔서 신문을 구입해서 읽으셨다. 짜이 한잔도 주문하시고.





그래서 나도 짜이 한잔을 시켰다. 3A는 다행히 요란하게 짜이를 파는게 아니라, 조용히 짜이 아저씨가 지나다니면 주문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나의 기차안에서 첫 짜이가 티백이었다니... 정말 실망 많이했다. 요새 인도의 짜이도 끓이는 짜이보다 간편하게 판매하는 티백짜이가 인기인가보다. 짜이는 양이 많아서 10루피. 기차안에서 마시는 짜이가 그렇게 맛있다더니, 내 입맛엔 영 아니였다.





잊지않으리 티백짜이...





참 사람들이 쿨하게 이렇게 스마트폰을 놓고선 다른데로 가버린다. 나처럼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은 없었던것 같다.

이건 3A니까 가능한 일인가?





기차가 예정되었던 7시 30분에 뉴잘패구리역에 도착했다. 근데 내가 앉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 아무도 이 역에서 안내려서 나만 덜렁 이곳에서 내렸다. 뉴잘패구리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고개를 빼서 확인해보니 영어로 간판이 쓰여있어서 어렵지 않게 기차에서 내렸다. 기차안에서 꿀잠도 잤고, 뭐 불편함도 없이 와서 개운한 기분으로 내렸다. 뉴잘패구리역 플랫폼에 내려서 육교를 따라 나오면 나를 실어갈 짚차아저씨들이 호객을 하기 시작한다.


"시킴갈꺼니? 다즐링 갈꺼니?"







그렇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짚차아저씨들을 따라 나와서 가방을 풀렀더니, 짚차위에 배낭을 훌쩍 올려놓았다. 뉴잘패구리역에서 다즐링에 가려면 짚차를 흥정하고, 근처에있는 실리구리까지 이동해서 다즐링행 짚차를 타면 된다. 나의 첫 인도기차는 워낙 편안하게 기차를 타게되서 임팩트 있는 사건이 없었다.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