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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라석굴

Ellora Cave 



아우랑가바드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목적지는 마하라슈트라주의 양대산맥이라 부르는 아잔타석굴에 이은 엘로라석굴이다. 여행객의 기점으로 삼는 아우랑가바드에서 가까워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는데, 어제 아잔타석굴에서 만났던 L.경주썜이 렌트카를 빌려 다녀오신다고 하셔서 같이 얹혀서 가게되었다. 결국 나중에 여행사에서 예정에 없던 일행 추가라며 돈을 더 내라고 요구했는데, 선생님이 내주셨다. 하하... 이글을 빌어 아우랑가바드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엘로라석굴은 불교, 힌두교, 자인교의 3개의 종교가 혼재에 있는데, 각기 조성된 시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훼손없이 함께 있는 것으로 세계에서도 이례적인 유적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불교는 6세기쯤 조성되어 쇠퇴하던 시절이라 아잔타석굴에 비하면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뭐니뭐니해도 엘로라석굴의 하이라이트는 16번 카일라시사원! 모든 것을 압도하는 이 석굴때문에 엘로라하면 카일라시만이 떠오르곤 한다. 





렌트카 기사아저씨가 29~32번 굴인 자인교 석굴 사원군을 먼저 데려다주셔서 보았는데, 5개의 사원이 떨어져있는 체감적 거리도 그렇고 우리에겐 생소한 종교다보니 영 관심이 가질 않았다. 그래서 서둘러 엘로라사원의 하이라이트인 16번 석굴부터 가게되었다. 진짜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파내서 만들었을것을 상상하면 압도당할 만한 크기와 위용, 섬세함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16번 석굴 카일라시사원(Temple of Kailashnath)은 단연 인도 최고의 석조 사원이다. 시바신에게 바쳐진 이 사원은 히말라야 산맥의 카일라쉬 산을 상징한다. 화산암을 파내서 만든 사원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이며, 하나의 암석을 남인도 사원 양식으로 지었다.





사원으로 들어가기전에 옆으로 난 언덕을 올라갔다. 카일라시사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정말 멋지다.





시공에만 한세기 이상이 걸릴 정도로 장대하고, 위용이 넘친다. 라슈뜨라꾸따왕조의 크리쉬나 1세에 의해 처음 시공이 시작되었고, 150여년이 걸려 완성이 되었다. 카일라시는 우주의 중심이며 시바신의 거처라는 뜻이며, 이 사원을 짓기 시작한 라슈뜨라꾸따 왕조의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유적인 셈이다. 그리스 파르테논신전의 2배에 가까운 규모라고 한다. 







하나의 돌덩어리를 파냈으니 체계적인 계획하에 건축되었을 것이다. 기둥하나, 벽에있는 조각하나 계획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라 상상하면 종교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카일라시사원 중심에는 시바신을 상징하는 링가가 모셔져있는데, 기도를 드리려고 찾아온 현지인들로 북적거린다. 내부가 어두워서 조명을 켜두었기때문에 그 빛에 의지해 새겨진 석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옛날엔 이 안쪽까지 어떻게 빛을 내러 부조를 만들었는지 신기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렇게 테라스를 만들어 건물처럼 이용했다는게 재미있다. 






진짜 엄청나다!!






단체로 관람온 학생들이 정말 많았는데, 카일라시사원 입구앞에 옹기종이 모여서 선생님 설명을 듣고 있거나 아직 나오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는 모습들이 무척 귀여웠다. 무조건 사원입구 앞에서는 기념사진을 찍어야한다. 그게 엘로라를 방문한 이유일테니.







힌두교와 관련된 석굴에는 어딜가나 사람들이 많다. 특히 학생들의 눈빛이 정말... 외국인을 처음봤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호기심 넘치는 눈빛을 모두 받아내야한다. 특히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지나가다가 불쑥 사진을 찍고 가버리기도 한다. 황당할때도 있는데, 뭔가 대포들이 따라다니는 아이돌 기분이 이런것일까 하고 생각이 든다. 인도에가면 한류스타 부럽지 않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우다이푸르에서 디우가는길에 만났던 J.파사는 친구와 함께 사리를 입고 엘로라를 갔었는데, 지역신문기자의 눈에 띄어서 인도문화를 체험하는 외국인으로 아우랑가바드 신문에 소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확실히 임팩트있는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이런 이벤트도 좋은 것 같다. 한복입고 경복궁에 방문하는 것이나, 사리입고 엘로라 석굴을 방문하는 것이나 같은 기분인... 하지만 쏟아지는 사진촬영 요구는 감수해야할 듯 싶다.






카일라시사원을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가면 불교 석굴 사원군이 나온다. 조성시기는 불교가 가장 먼저 만들어진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최근의 견해는 엘로라석굴의 조성은 아잔타석굴 조성이 끝나가던 6세기 중엽부터 시작되었고, 불교는 6세기 말부터 엘로라 석굴에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있다. 힌두교와 불교가 함께 석굴을 만들어간 것이다. 엘로라에 있는 불교 석굴들은 예배를 위해 쓰이는 사원들이다. 




 


엘로라 불교 석굴 사원군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11번 석굴. 

3층 구조로 기다란 복도식 아파트처럼 보인다. 이곳은 별로 사람들이 구경오는 것같지도 않아서 으스스한 폐건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정말 정교하게 건물을 만든 느낌이다. 이걸 바위를 깎아 만들었다고 하는게 정말 신기한거지. 그래서 계단을 따라 올라갔는데, 유럽인 커플이 요를송같은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둘러보고 있었다. 건물안에 울리는 노랫소리가 정말 인상깊었다. 역시 그 장소를 방문하여 느끼는건 모두가 다를테지만, 으스스했던 폐건물 같았던 곳이 흥겹게 느껴지는 마법과 같은 매력이 있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힌두교와 불교사원군과 800m 떨어져있는 자인교 석굴 사원군 입구.


엘로라 석굴은 아잔타 석굴에 비해 불교적 매력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그 옛날 석굴을 파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신기한 유적지다. 단연 남인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방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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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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